부모와 함께 온 아이가, 삼삼오오 친구들과 사이 좋은 연인들이 여기저기에서 열심히 보드게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한쪽 테이블에서는 공깃밥 그릇의 지름이 얼마나 되는지를 저마다 종이를 빼서 표시하고 있고, 또 한쪽에서는 명성이 자자한 보드게임 ⟨스플렌더⟩를 진지하게 배우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라쿠카라차⟩ 게임판 안에서는 화려한 장식의 헥스봇이 수저 벽을 앞에 두고 방정맞게 떱니다. 스토어 안쪽에서는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게임 상자 뒷면을 꼼꼼히 읽고 있는 사람들이 하나둘이 아닙니다. 스토어 옆 대회장에서는 30명이 넘는 사람들이 제한 시간을 두고 서로 바삐 거래를 합니다.

2025년 4월의 첫 주말, 서울 학여울역 세텍 전시장 안 코리아보드게임즈 행사장 이곳저곳의 풍경입니다. 매년 두 차례에 걸쳐 열리는 페스타 행사장의 광경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여전히 사람들에게서는 활기와 웃음이 가득합니다. 부쩍 늘어난 가족 손님과 둘씩 셋씩 모여 찾아온 손님들을 쉽고 재미있는 게임들이 반겼습니다.

 신작부터 베스트셀러까지, 즐거운 체험존 

이런 행사의 꽃은 역시 체험이 아닐까요. 게임 박스로 꽁꽁 싸매어진 게임의 실물을 구경하고, 규칙을 미리 익혀 온 크루들의 설명에 따라 배워볼 수 있는 자리에 많은 사람들이 앉았습니다. 그렇게 오신 분들을 위해 이번에도 체험 테이블은 넓게 준비되었습니다. 이번 페스타 출시 신작인 ⟨조가비 해변⟩과 ⟨버거 마스터⟩의 체험은 물론, ⟨가지각새⟩나 ⟨마음의 실타래⟩ 같이 비교적 최근에 출시된 작품도 함께 있었습니다.

보드게임을 꾸준히 즐겨온 사람들 사이에서는 제아무리 유명한 게임이라 한들 그 게임을 모르는 사람들도 늘 있는 법이죠. 그런 분들이 보드게임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게끔, ⟨햄버거 타이쿤⟩이나 ⟨루핑 루이⟩, ⟨스플렌더⟩, ⟨우봉고⟩와 같은 유명 게임 체험 테이블도 갖춰졌습니다.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는 국내 작가의 작품으로 빼놓을 수 없는 명작, ⟨커피 러시⟩는 이번에도 인기 만점이었습니다. 잘 꾸며진 커피 러시 체험존을 찾은 사람들은 크루의 안내에 따라 자리에 앉아 게임을 제대로 배우고 즐겼죠. 페스타 신작인 ⟨조가비 해변⟩, 베스트셀러 ⟨커피 러시⟩, 그리고 흥미로운 레고 보드게임인 ⟨원숭이와 코코넛 궁전⟩ 체험 테이블 앞에서는 줄을 서거나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종종 보일 정도였습니다. 또 다른 신작인 ⟨버거 마스터⟩는 무려 10개 게임이 체험으로 진행되었고 체험 시간도 길지 않았던 덕분에 기다리는 고객이 많이 생기지는 않았지만, 자리가 비는 시간이 거의 없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신나는 놀이 세상을 찾아온 사람들 

커피 러시 체험존 바로 옆에는 쿼리도 팩맨 포토존이 있었습니다.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팩맨의 입 안에 들어간 듯한 재미있는 사진 찍기에 열중했습니다. 행사장에서 즐거운 추억을 기록하려는 사람들의 잔뜩 신나는 표정이 이 포토존을 거쳐 갔지요.

가족 단위 고객 또는 커플 고객의 방문은 매년 꾸준히 늘어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두 사람이 사이좋게 마주 보고 앉아 ⟨아줄 대결⟩을 즐기고, 부모님이 아이를 옆에 앉혀 두고 ⟨퍼니 버니⟩ 규칙을 차근차근 들려주는 모습은 언제 보아도 따뜻하기만 합니다. ⟨원숭이와 코코넛 궁전⟩에서 탑을 더 높게 쌓아 올리기 위해 잔뜩 집중한 표정도, ⟨비버는 건축 중⟩의 비버 순서 말을 빠르게 가져가며 터뜨리는 웃음도 체험존에서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대결 속의 소통, 대회장의 풍경 

대회장으로 시선을 옮겨 볼까요. 토요일에는 고전 명작 ⟨카탄⟩을 수십 명이 동시에 플레이했습니다. 진행자가 굴린 주사위 값에 누군가는 탄식을 터뜨리고 누군가는 신나게 자원을 받아 갑니다. 매 라운드 주어진 시간이 길지 않기에 얼른 거래하고 건물을 세우느라 바쁩니다. 그래도 이렇게 ⟨카탄⟩을 단체로 즐기는 귀한 경험은 참가자 전원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증정품으로 제공된 배지와 뿅망치가 그 즐거움에 기쁨을 살짝 더 얹어 주었죠.

일요일의 하모니즈 대회는 한층 진지한 분위기 속에 진행되었습니다. 참가자 전원에게 제공되는 프로모도 상당히 좋은 증정품이었지만, 치밀한 계산으로 만들어 가는 묘수풀이의 매력이 가득한 ⟨하모니즈⟩ 게임이 경쟁심을 자극하는 면도 컸습니다. 이곳 대회장에서도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는 말에 딱 맞게 가족 단위 참가자나 어린 친구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다들 게임 방법을 잘 숙지해 왔기에, 60여 명의 토너먼트가 마지막까지 치열한 승부를 보이며 멋지게 마무리되었습니다.

 개발자의 꿈을 만나다, 피칭 데이 

최근 들어 코리아보드게임즈에서 국내 작가 게임의 출시에 더욱 힘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이런 추세를 보여주듯 이번 코리아보드게임즈 피칭 데이는 두 번에 걸쳐 모집할 정도로 작가들의 참여 의지가 높았습니다. 예약 인원만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었기에 외부로 노출되지는 않았으나, 많은 작가가 열성적으로 작품을 선보이고 코리아보드게임즈 개발 부서의 피드백을 받아가는 자리였습니다.

 할인과 증정이 풍성했던 스토어 

행사의 또 하나의 매력은 현장에서 게임을 직접 보고 가져가는 것입니다. 스토어에서는 이번에도 구매 금액별 사은품을 풍성하게 준비했죠. 마음에 쏙 드는 게임을 가볍게 담아가는 분도 있었고, 타포린백에 게임을 꽉꽉 채워가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코리아보드게임즈 홈페이지 회원에게는 추가로 10% 할인이 적용되었기에 이 혜택을 놓치지 않은 고객들은 살뜰하게 담아가셨습니다.

이번 페스타 현장에 찾아와 함께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바로 한 달 뒤인 5월 10일에 있을 파주슈필에도 더욱 큰 관심을 부탁드리며, 이번 페스타에서의 판매 순위로 행사 후기를 마무리합니다. 과연 이번 페스타를 방문해 주신 분들은 어떤 게임에 러브콜을 보냈을까요? 판매 수량 기준 15위까지 순위를 함께 살펴봅니다. 페스타 신작도 순위권에 있었지만, 가벼운 카드게임들도, 언제나의 베스트셀러들도 상당한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그리고 ⟨라쿠카라차⟩ 속 작은 친구들인 헥스봇: 나노가 사랑받은 것 역시 눈에 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