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콰이어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은 경제 게임의 대표작

2024-05-03
2404

 

만12세 이상 | 2~6명 | 90분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은 경제 게임의 대표작"

 

 

대부분의 경쟁 보드게임에서 승리 조건은 점수를 많이 얻는 것이다. 이 점수는 ‘승점’이라는 식으로 딱딱하게 표현되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테마가 있는 게임에서는 ‘명성’이라거나 ‘영향력’, ‘영역’ 등으로 에둘러 표현되기도 한다. 이렇게 점수를 표현하는 소재 중에서도 더 많은 사람이 익숙하게 경험하는 것은 역시 ‘돈’, 즉 재화다. 재화를 많이 거둔 자가 승리한다는 규칙은 현대 경제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현실적인 승리감을 맛보게 한다. ⟨부루마불⟩이나 ⟨모두의 마블⟩ 같은 게임들이 언제나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에는 이런 현실적 쾌감도 있을 것이다.

 

게임의 무대가 될 게임판 위에서 흥망성쇠의 드라마를 써내려 갈 기업들

 

⟨어콰이어⟩는 이런 ‘현실적 쾌감’이라는 면에서 다른 게임들이 쉽게 따라오기 힘든 게임이다. 플레이어들은 기업들이 확장하고, 흥망을 반복하는 사이에서 재산을 불리는 ‘큰손’ 역할이 된다. 1960년대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는 이 게임은, 주식 투자 게임의 대명사라 할 만하다.

 

⟨어콰이어⟩는 게임판과 타일을 통해 게임이 진행된다. 가로 12칸, 세로 8칸으로 이뤄진 게임판은 가로 줄은 숫자로, 세로 줄은 알파벳으로 이뤄진 좌표를 가지고 있으며, 각각의 칸에 해당 좌표가 표시돼 있다. 그리고, 각각의 타일에는 이런 좌표 중 하나가 표시돼 있다. 플레이어들은 각자 이런 타일을 6개씩 가지고 게임을 시작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타일을 가지고 앞으로의 일을 전망하고, 전략적 판단을 내려야 한다.

 

자기 차례에는 가지고 있는 타일 중 1개를 골라서 게임판 위에 해당하는 좌표의 칸에 끼워 넣는다. 타일을 놓은 결과로 2개 이상의 타일이 붙게 되었다면, 그 위에 기업이 설립되며 기업 본부를 의미하는 건물 마커를 올려놓는다. 기업을 설립할 때는 먼저 설립 가능한 기업을 하나 골라서 기반이 될 타일 중 1개의 위에 올려놓는다. 기업을 설립한 플레이어는 설립자 보너스로 해당 기업의 주식을 1장 받는다. 다만, 게임에는 7개의 기업만 존재하므로 7개의 기업이 다 설립되어있는 상태라면 새롭게 기업을 설립할 수 없다.

 

게임판 위에서 활동 중인 기업들의 모습

 

이미 설립된 기업에 인접한 칸에 타일을 놓으면, 해당 기업이 커진다. 기업 본부가 놓인 칸과 연결된 타일 모두가 해당 기업의 영역이라고 보면 된다. 기업이 커지면, 그 기업의 주가도 동시에 상승한다. 기업의 크기가 작을 때엔 타일 하나가 연결될 때마다 바로 주가가 오르지만, 점차 기업이 커짐에 따라 주가 상승 폭이 점차 완만해 진다.

 

그러다가, 두 개 이상의 기업을 연결하는 타일이 놓이면, 그 기업들은 즉시 합병된다. 이때 더 큰 기업이 게임판에 남고 작은 기업은 사라진다. 큰 기업이 작은 기업을 인수 합병하는 것이다. 합병이 일어나면 모든 플레이어가 합병당한 기업의 주식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를 공개한다. 해당 주식을 가장 많이 가진 사람인 최대주주와 2번째로 많이 가진 사람인 2대 주주가 주주 보너스를 받는다. 이렇게 주주 보너스를 처리한 뒤에는 각자 합병당한 기업의 주식을 어떻게 처리할지 각각 결정하는데, 유지, 매각, 교환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주식을 유지하면 이후 해당 기업이 다시 설립되었을 경우에도 유효한 주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주식을 매각하면, 해당 기업이 합병될 당시의 타일 수를 기준으로 주식을 팔 수 있다. 교환은 주식 2장당 다른 기업의 주식 1장으로 교환하는 행위다. 이 선택들은 가지고 있는 주식의 한도 안에서 자유롭게 섞어서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부는 교환하고 일부는 매각하거나, 일부는 유지하고 일부는 교환하는 식의 행동도 가능하다.

 

8B나 11H와 같은 타일을 놓는다면, 아직 설립되지 않고 남아 있는 기업인 '임페리얼'을 설립할 수 있을 것이고, 1G나 4H와 같은 타일을 놓는다면 두 회사를 하나로 합병시킬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이 일정 크기 이상으로 커지면 다른 기업에 합병되지 않는 안정된 기업이 되며, 이렇게 안정된 기업들은 게임이 끝날 때까지 합병되지 않으며, 안정된 기업 2개를 연결하는 타일은 더는 놓을 수 없는 타일이 된다.

 

타일을 놓고 나면 주식을 매입할 수 있다. 이때 매입할 수 있는 주식은 게임판에 이미 설립되어 있는 기업의 주식에 한하며, 한 차례에 매입할 수 있는 주식은 최대 3장이다. 물론, 여러 기업의 주식을 섞어서 매입해도 된다. 주식의 주당 가격은 기본적으로 기업이 클 수록 비싸며, 이미 다 팔린 주식은 살 수 없다. 기본적으로 ⟨어콰이어⟩에서 플레이어는 가지고 있는 현금을 사용해서 주식을 매입하는 것만 가능하지, 게임 중에 마음대로 주식을 내다 팔 수는 없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현금이 점차 줄어들게 된다. 기업의 합병이 일어날 때에만 주식을 처리하고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기에, 게임의 상황을 고려하면서 주식을 구매해야 한다.

 

플레이어마다 제공되는 참조표에는 기업의 크기에 따른 주가 변동과 합병될 때의 주주 보너스 등의 정보가 담겨 있다.

 

게임판 위에 놓인 활성화된 모든 기업이 안정화 되었거나, 한 기업이 41개 이상의 타일을 가지고 있으면 게임 종료를 선언할 수 있다. 게임이 종료되면 우선 게임판 위에 있는 모든 기업의 주주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한다. 이 보너스 지급 절차는 기업 합병 보너스 지급 절차와 같다. 보너스 지급이 끝나면 각자가 가진 모든 주식을 요약표의 정보에 따라 매각한다. 이때 게임판 위에 설립되지 않은 기업의 주식은 어떤 보상도 받을 수 없다. 주식 매각까지 끝내고 나서,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한 플레이어가 승리한다.

 

⟨어콰이어⟩의 핵심은 기업의 가치를 잘 키우는 것이 아니라 주식을 잘 모으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쌀 때 사서 비싸게 팔고, 그렇게 얻은 돈을 다시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이 게임의 기본 흐름이며, 기업의 인수 합병이야말로 그런 흐름을 현실화 할 수 있는 타이밍이자 게임의 핵심이다. 한 기업에 지나치게 많은 투자를 하다가 현금을 바닥내는 것이야 말로 최악의 실수라 할 수 있다. 현금이 없어 적절한 투자를 하지 못하게 될 뿐만 아니라, 과하게 투자한 기업가 안정화되어 어디에도 인수 합병당하지 않는 상태가 되면 게임이 끝날 때까지 그 기업 주식을 처분할 수 없어, 현금을 마련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분산투자를 하되, 다른 사람들의 주식 보유량을 계속 체크하며 투자할 주식을 고르는 것이 ⟨어콰이어⟩의 기본적인 팁이라 하겠다.

 

어느 회사가 끝까지 살아 남을 것인가? 누가 가장 큰 부를 거머쥘 것인가는 게임이 끝날 때 쯤에야 밝혀질 것이다.

 

⟨어콰이어⟩의 게임 속 경제 모델은 이제 막 시장이 개척되어 확장일로에 놓인 기업들을 매우 추상적인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 게임에서 표현하는 테마는 테마는 호텔 체인이지만, 어떤 종류의 사업이건 원하는 테마를 가져다 붙여도 충분히 말이 될 정도로 설득력이 있다. 타일 하나 하나는 이 시장 내에서의 사업 아이템이나 정보이고, 이들이 모이며 기업이 만들어지고, 성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각기 다른 영역에서 사업을 추구하던 기업들의 영역 충돌이 나타날 때, 큰 기업이 작은 기업을 인수하며 덩치를 키우고 회사 가치를 상승시키는 모습이다. 이런 설득력과 매력적인 게임의 구조가 결합하며, 60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경제 게임의 대표작으로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다른 많은 게임에도 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수상 이력

1979년 독일 올해의 게임상 추천작

1993년 독일 에센 깃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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