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꾸러기 나방

동작 그만! 지금 손장난 쳤지?

2020-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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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7세 이상│3-5명│15-25분
 
동작 그만! 지금 손장난 쳤지?
 
<장난꾸러기 나방>은 규칙에 따라 카드를 1장씩 버리다가, 누구보다도 손에 든 모든 카드를 빨리 버린 사람이 승리하는 카드 게임이다. 예를 들면 <우노> 같은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손에 든 카드를 관리하는 게임은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쉬운 규칙이 특징인데, 이런 게임들은 대중적으로는 인기가 높지만 플레이어가 스스로 상황을 만들어나가기에는 제약이 있어 있어 마니아들에게는 외면받는 일이 많다. 하지만 <장난꾸러기 나방>은 이런 방식의 게임에 대한 편견을 깨뜨리는 매우 자유도 높은 게임이다.
 
기본 규칙은 매우 간단하다. 가장 최근에 버려진 카드보다 숫자가 1만큼 더 높거나 낮은 카드를 손에서 버리면 되고, 손에 든 카드를 누구보다 먼저 전부 버리면 승리한다. 얼핏 생각하면 이런 단순한 게임에 그나마 개성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특수한 규칙을 지닌 카드를 넣는 정도밖에 없어 보인다. 물론 <장난꾸러기 나방>에도 그런 재미있는 특수 카드들이 들어있다.
 
  • 모기: 이 카드를 버린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재빨리 손바닥으로 모기 카드를 쳐야 한다. 가장 늦게 친 사람은 벌칙으로 다른 사람들의 카드를 1장씩 받는다.
  • 바퀴벌레: 이 카드를 버린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 중 선착순 단 1명만이 바퀴벌레 카드와 같은 숫자 카드를 버릴 수 있다. 
  • 거미: 이 카드를 버린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내 카드 1장을 준다.
  • 개미: 개미를 버린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더미에서 카드를 1장씩 뽑는다.
 
모기나 바퀴벌레는 게임의 긴장감을 더해주고, 개미와 거미는 플레이어간의 상호작용을 도와주는 재미있는 장치다. 하지만 이 게임의 특별함은 이 특수 카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좀 더 근본적인 부분에 있다. 플레이어 간에 암묵적으로 합의한, 절대 해서는 안되는 금기, 바로 '반칙'이라는 요소를 규칙 속에 녹여냈기 때문이다.
 
<장난꾸러기 나방>은 남들 몰래 카드를 소매에 넣거나 테이블 아래로 떨어뜨리는 등, 여러 가지 방식의 눈속임으로 카드를 버리는 행위를 정식으로 허용한다. 다만 모두가 대놓고 속임수를 쓰면 제대로 게임이 되지 않기 때문에 1명의 플레이어는 게임을 정직하게 플레이하면서 다른 플레이어를 감시하는 ‘경비원’ 역할을 맡게 된다. 또 속임수를 쓸 때도 손이 테이블 아래로 내려가면 안 된다거나 속임수로 카드를 버릴 때는 한 번에 1장씩만 버려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속임수를 써서 카드를 버리다가 ‘경비원’ 역할의 플레이어에게 적발당하면 속임수로 버리려던 카드를 다시 손에 들고 새 경비원이 된다. 즉, '경비원'은 일종의 술래인 셈이다. 이렇게 자유도가 높은 규칙 덕에, <장난꾸러기 나방>에서는 온갖 창의적인 행동이 가능해진다. 게임을 설명하는 사람이 규칙이 가물가물하다며 규칙서를 꺼내들 때, 후드 티를 입은 사람이 머리를 긁적거릴 때, 모기나 바퀴벌레처럼 테이블에 눈을 집중시키는 특수 카드가 나올 때 등, 눈속임을 시도할 수 있는 타이밍은 무궁무진하다. 
 
<장난꾸러기 나방>은 간결하면서도 몰입도가 높은 캐주얼 카드 게임에 술래잡기같은 요소를 더한 게임이다. 보통의 카드 게임은 금새 단조롭게 느껴지지만, <장난꾸러기 나방>은 작은 아이디어 하나를 더한 것만으로도 더 집중하고, 더 생각하고, 더 서로를 바라봐야 하는 하는 게임이 되었다. <바퀴벌레 포커> 시리즈의 일러스트레이터 롤프 보그트가 참여한 카드 일러스트도 게임의 매력을 한껏 살려준다. 
 
한편 게임의 제목이기도 한 주인공 ‘장난꾸러기 나방’은 경비원만 규칙대로 버릴 수 있는 특수 카드로 등장한다. 경비원이 아닌 사람들은 장난꾸러기 나방을 절대 정직하게 버릴 수 없고, 반드시 속임수를 써서 몰래 버려야만 한다. 이 게임을 만든 에멜리 브란트 작가와 루카스 브란트 작가는 시리즈나 <라 보카> 등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게임을 만든 잉카 브란트 작가와 마르커스 브란트 작가의 자녀로 <장난꾸러기 나방>이 처음 발매될 당시 겨우 10살과 12살에 불과했다. 이 게임에서 장난기 가득한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건 어쩌면 이 어린 작가들이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친 덕분일지도 모른다.
 
 
글 박지원
 
 
수상 이력
2013 Juego del Ano Finalist
2013 As d'Or - Jeu de l'Annee Nominee
2012 Spiel des Jahres Kinderspiel Recommended
2012 JUGuinho Best Children's Game Winner
2012 Fairplay A la carte Winner
2012 Deutscher Spiele Preis Best Children's Game Wi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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