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의 땅 엘도라도

모든 탐험가의 로망이 저 타일 너머에 있다.

2020-06-30
350

 
만 10세 이상│2-4명│45분
 
모든 탐험가의 로망이 저 타일 너머에 있다.
 
 
숨겨진 황금의 땅, 엘도라도를 찾아라! 대원을 모으고 아마존 원주민의 도움을 받아 정글을 돌파하자. 하지만 다른 탐험대 또한 당신의 뒤를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황금의 땅, 엘도라도에 가장 처음으로 발을 디디는 자는 누구인가!
 
황금은 희귀하고 색깔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다른 금속이 대체할 수 없는 유용한 성질까지 가지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황금을 갈망했다. 그런데, 과거 아메리카 대륙을 침략한 스페인의 정복자들은 잉카 제국 사람들이 유난히 황금을 많이 사용하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정복자들은 잉카 제국 주민들을 심문하여 황금의 출처를 캐기 시작했고, 이를 모면하고 싶었던 주민들은 아마존 정글 안에 황금이 가득한 도시가 있다고 둘러댔다. 황금에 대한 갈망이 너무 강했던 나머지 정복자들은 황금으로 가득 찬 땅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굳게 믿게 되었고, 그 가상의 도시를 '황금의 땅'이란 의미의 '엘도라도'라고 불렀다. 이 눈먼 정복자들은 엘도라도를 찾아 아마존 정글로 탐험을 떠났다. 안내 역할로 탐험에 동행한 잉카 주민들은 일부러 아마존 깊은 곳으로 탐험대들을 몰아넣었고, 탐험대는 대부분 몰살되어 극소수만 살아 돌아왔다. 이쯤 되면 환상으로 여기고 포기할 만도 하지만 사람들의 황금에 대한 갈망은 이성을 넘어섰고, 내로라하는 탐험가들이 엘도라도를 찾는 모험을 떠났다. 물론 엘도라도를 찾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무도 찾지 못한 황금의 도시는 사람들의 호기심과 낭만을 자극하는 좋은 이야깃거리이다. 엘도라도를 발견했을 때의 기쁨과 환희 등 현실에서 이룰 수 없기에 갈망하던 욕구를 픽션의 등장인물을 통해 충족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이 픽션의 묘미이다. 그리고 이제 <황금의 땅 엘도라도>를 통해 흥미진진한 엘도라도 탐험을 보드게임으로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황금의 땅 엘도라도>는 기본적으로 누가 목적지에 먼저 도달하는가를 두고 겨루는 레이싱 게임이다. 게임의 출발 지점에는 육상 경기처럼 출발선이 그어져 있으며 그 이후에는 지형 타일들이 코스를 이루고 마지막 결승선에는 엘도라도의 입구가 묘사되어 있다. 지형 타일을 놓는 순서와 방향에 따라 다양한 조합의 코스를 설계할 수 있다. 게다가 각 지형 타일이 양면으로 되어 있어 만들 수 있는 코스의 조합은 10만 가지가 넘는다. 하지만, 규칙서에 초보자 추천 코스와 난이도별 추천 코스 등 참고할 수 있는 코스가 다양하게 실려 있으니 조립식 게임판의 무작위 게임판이 싫은 사람들도 안심하고 즐길 수 있다. 게다가 <황금의 땅 엘도라도>는 게임이 쉬운 편이기 때문에 게임을 한 번만 해보면 지형 배치에 따라 달라지는 게임 길이와 양상을 쉽게 파악할 수 있어, 플레이어들의 성향에 맞는 적당한 코스를 만들어 즐길 수도 있다. 
 
 

<엘도라도>의 게임판은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
 
이제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주사위를 굴려 나온 수만큼 전진하는 것을 기대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황금의 땅 엘도라도>는 각자 자기 덱을 만들어 나가며 전진하는 게임이다. 이 설명을 보고 자기 덱을 만드는 것과 게임판 위에서 경주를 벌이는 것이 무슨 상관이냐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클랭크>를 떠올리며 그와 비슷하게 진행되겠구나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각 플레이어의 카드 덱은 탐험대를 구성하는 탐험대원과 물품들이라 할 수 있고, 이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얼마나 전진할 수 있는지 결정된다. 플레이어는 4장의 카드를 들고 게임을 진행하며, 자기 차례에 이 4장의 카드를 원하는 만큼 내려놓고 효과를 적용한다. 대부분의 카드는 정해진 지형을 돌파하고 달리는 데 특화되어 있다.
 
 

차례마다 새로운 카드를 추가함으로써 탐험대를 보강한다.
 
카드를 원하는 만큼 사용하고 탐험을 마친 후에는 사용하지 않은 카드를 돈으로 환산해 시장에서 새로운 카드를 1장 구입할 수 있다. 시장의 카드들은 탐험덱을 구성하는 초기 카드들보다 효과가 월등히 뛰어나므로 카드를 구입해 덱의 효율을 늘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다음 차례를 위해 남겨놓을 것인가? 지금 사용할 것인가?
 
 
자기 차례를 마쳤다면 구입한 카드와 사용한 카드는 모두 버리고, 손에 다시 4장이 될 때까지 탐험 덱에서 카드를 뽑는다. 이번 차례에 사용하지 않은 카드는 다른 카드와 함께 버려도 좋고, 그대로 남긴 채 손에 4장을 채워도 좋다. 이 4장이라는 제한 탓에 한 차례에 여러 칸을 움직이면서 비싼 카드까지 구입하기란 굉장히 어렵다. 게다가 게임 초반에 주어지는 카드들은 효율도 낮기 때문에, 이번 차례에 움직이기에 주력했다면 카드를 구입할 여력이 없고, 좋은 카드를 샀다면 움직이기를 사실상 포기해야 하는 식으로 선택과 집중이 요구된다. 먼저 앞으로 치고 나가는데 주력한 플레이어는 시간이 지나면 좋은 카드를 많이 구입한 플레이어에게 역전당할 수 있고, 그렇다고 초반 질주를 포기하고 세월아 네월아 하다가 나중에 달려보려 하면 상대 플레이어의 두터운 견제에 막혀 지나갈 수 없는 것이다.
 

 
엘도라도에 빨리 도착하는 비결은 역시 코스를 잘 읽는 데 있다. 게임에는 빨리 주파할 수 있는 지름길 같은 코스가 있지만 그런 곳일수록 여러 플레이어가 서로의 길을 막는 병목 구간이 될 가능성이 있으며, 그렇기에 때로는 멀리 돌아가는 것도 상책이다. 또 매 게임 바뀌는 코스는 지형 분포에 영향을 주니 주요 지형을 돌파할 수 있는 카드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그 순간에 필요한 카드가 손에 들어온다는 보장은 없어서 차례를 낭비하는 일도 생긴다. 하지만 선두와의 격차가 꽤 멀어 보여도 순식간에 따라잡을 가능성이 있으니 포기할 필요는 없다. 그렇게 달리기와 손에 카드 보충하기를 반복하고, 서로의 길을 막으며 도토리 키재기 같은 레이싱을 벌이다 보면 황금의 땅 엘도라도는 어느새 가까이에 있을 것이다. 
 
 
글 박지원
 
수상 이력
2019 Gioco dell’Anno Winner
2017 Spiel des Jahres Nominee
2017 Meeples' Choice Nominee
2017 Golden Geek Best Family Board Game Nominee
 
 
추천 게임 한 줄 평:
  • 박지원: 로스트 시티를 재미있게 즐겼다면 절대 놓칠 수 없는 게임. 
  • 이성엽: 내가 뒤처진 것은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 
  • 강상구: 카드 운에 의존하는 게임처럼 생겼는데 은근히 실력 게임.
  • 송인경: 상대가 길을 막으면 짜증이 나지만, 어느새 나도 다른 사람의 길을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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