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 시티

여섯 번째 도시의 정보를 입수했다. 다시 탐사를 떠날 시간이다.

2018-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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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10세 이상│2명│30분
 
"여섯 번째 도시의 정보를 입수했다. 다시 탐사를 떠날 시간이다."
 
<로스트 시티>는 제목 그대로 과거에 잊힌 고대 도시를 탐사하는 게임이다. 플레이어들은 신비한 오지 세계를 찾아 떠나는 탐험가가 되어, 얼음 지대, 열대우림, 사막, 용암 동굴, 바닷속을 탐사한다. 탐험 카드를 이용해 탐험로를 개척하고, 그 탐험로를 통해 더 깊이 파고들어 갈수록 승리에 가까워진다.
 
다양한 환경에 따른 복잡한 규칙이 있을 것만 같지만, 규칙 자체는 ‘자기 차례에 손에 든 카드를 버리거나, 탐험로에 추가한 다음, 카드 1장을 가져온다’란 문장 하나로 요약할 수 있을 정도로 간결하다. 극단적으로 간결한 규칙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은 기승전결이 완벽한 탐험 경쟁을 극적으로 연출해낸다. 플레이어는 게임이 시작될 때 주어진 카드를 통해 개략적인 방향을 잡고, 카드를 버리고 모으는 과정에서 좀 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해당 방향에 맞춰 실행해 나가게 된다. 하지만 현실에서도 그렇듯, 이 게임에서도 계획대로 완벽하게 이루어지는 일이란 없다. 상대방의 계획과 내 계획이 겹치게 되면 서로 탐험로를 확보하기 위해 힘싸움을 벌여야 하고, 게임 종료시까지 탐험로를 일정 깊이 이상 개척하지 못하면 그간의 탐험도 허사가 된다. 정말 치열한 게임의 경우 한 차례를 더 끌어 카드 1장을 놓을 수 있었는가 아닌가가 승부를 가르기도 한다.
 
게임이 진행되는 중에 플레이어는 끊임없는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모든 것을 완벽히 준비하고 탐사에 들어가려다간 준비만 하다가 게임이 종료될 수도 있고, 충분히 준비하지 못하고 운에 모든 것을 맡긴 채 탐사를 시작했다가는 운이 따라 주지 않아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 탐험로에 카드 8장 이상을 놓는 대성공을 거뒀을 때 얻을 수 있는 환희와 게임의 진행 속도를 조절해 상대의 계획이 실현되지 못하게 만들었을 때의 짜릿한 희열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로스트 시티>의 카드는 각 탐험 구역의 특성에 따라 완전히 다른 색상으로 구분되며, 색깔마다 탐험 카드에는 2부터 10까지의 숫자가 표시돼 있다. 숫자가 커질수록 탐사하고자 했던 잃어버린 도시에 점차 가까워지는 모습은 보드게임의 카드로 나타낼 수 있는 가장 멋진 연출이기도 하다. 
 

 

<로스트 시티>가 독일에서 처음 발매된 1999년으로부터 19년이 지난 2018년, <로스트 시티>의 새로운 한국어 개정판이 나왔다. <로스트 시티>의 한국어판은 2005년에 처음 선보이고 2016년에 한국어판 2판이 출시되었는데, 이번에 나오는 개정판은 3판에 해당한다. 2판이 패키지의 삽화 정도만 바뀌었을 뿐 1판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던 것에 비해, 3판은 전면 개정판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새로운 <로스트 시티>에는 ‘더 긴 탐험’이라는 새로운 게임 규칙이 포함된다. 원래 <로스트 시티>에는 얼음지대, 열대우림, 사막, 용암 동굴, 바닷속으로 구분되는 다섯 장소가 배경인데, 더 긴 탐험에서는 탐사를 벌일 곳이 하나 더 늘어난다. 게임의 구조상 한 지역마다 12장의 카드가 사용되기 때문에, 한 지역이 추가된다는 것은 그만큼 카드가 추가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카드가 늘어나면서 플레이어들에겐 6번의 차례가 추가로 주어지지만, 플레이어가 사용할 수 있는 차례가 늘어난다고 해서 평소에 비해 여유롭게 계획을 짜고 완성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탐사할 곳이 늘어난 만큼 원하는 카드를 손에 넣을 확률은 더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 새로운 규칙은 이미 게임에 익숙한 플레이어들에게도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다.

 
글 현동섭
 
수상 이력
2006 Juego del Ano Winner
2000 International Gamers Awards - General Strategy; Two-players
1999 Meeples' Choice Award
1999 Fairplay A la carte Wi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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