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IT 오리엔트 특급열차 살인사건 - 만 12세 이상 | 1~4명 | 60~120분
EXIT 심해의 보물선 - 만 10세 이상 | 1~4명 | 60~120분
"본격적인 방 탈출 보드게임의 시작을 알린 EXIT 시리즈의 최신작"
여러분은 알 수 없는 모험에 휘말렸습니다. 더군다나 어딘가의 장소에 갇혀 있는 상태죠.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파악하려면 주위를 세심히 관찰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단서를 모으고 주어진 수수께끼를 푸세요. 가능한 한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십시오.
2017년 7월 독일 올해의 게임상 숙련자 게임 부문의 수상작 발표는 많은 사람에게 하나의 충격이었다. 그해 5월 후보작 발표 이후, 많은 사람들이 수상작으로 점쳐왔던 <테라포밍 마스>를 제치고 <EXIT> 시리즈가 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에 발매됐던 시리즈 3종 중 제일 나은 하나가 후보작이 된 것이 아니라 3종 모두가 동시에 후보작이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EXIT> 시리즈가 이변을 일으킬 준비가 되었음을 짐작한 사람들도 있었다. 당시 심사위원단이 시리즈 당시 시리즈 3종 전부를 후보작으로 선정하며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2017년 7월 독일 올해의 게임상 숙련자 게임 부문이 발표된 직후의 모습. 잉카 브란트 작가와 마르커스 브란트 작가, 그리고 코스모스의 편집진들이 함께 무대 위에 올랐다.
"올해 가장 중요한 트렌드 중 하나는 '방 탈출' 게임이 시장에 출현한 것입니다. 여러 퍼블리셔가 이 트렌드에 따랐죠. 그에 따라 올해 떠오른 의문 중 하나는 이런 퍼즐 게임이 저희가 다루는 게임의 영역에 속하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 게임들 역시 저희 영역에 속합니다. 고유한 해답이 있고, 반복해서 게임을 할 수는 없지만, 분명 게임이니까요. 앞으로 동일한 타이틀 하에서 시장에 등장할 미래의 모든 제품에 대해서 심사위원단이 추천하거나 후보작에 올리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저희 역시 아직 미래의 제품을 접할 수 없으니까요. 그런 관계로, 이번 후보작에 올린 것은 이미 발매되어 판매되고 있는 것에 한정합니다. 저희는 <EXIT>의 세 가지 제품 모두를 검토했으며, 매우 훌륭한 퍼즐 게임이라 확신합니다. 이것이 <EXIT> 중 하나가 아닌 전체를 후보작으로 올린 이유입니다. 심사위원단은 <EXIT> 시리즈의 처음 세 제품(현재 시장에 나온) 모두를 하나의 게임 컨셉으로 보고 숙련자 게임 부문의 후보작으로 올렸습니다."
시간이 지난 지금 돌아봤을 때, 올해의 게임상 심사위원단이 보드게임계에 불어온 새로운 흐름을 얼마나 정확하게 감지하고 있는지, 그리고 <EXIT> 시리즈에 대한 평가와 판단이 얼마나 정확했는지를 새삼 느낄 수 있다. 심사위원단이 그 뒤에 나올 <EXIT> 시리즈까지 미리 볼 수 있었다면 후보작과 수상작을 <EXIT> 시리즈 최초의 3종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시리즈 전체로 확대했을지도 모를 정도로 시리즈는 보드게임 시장에 큰 영향을 끼쳤다. 후보작 발표 후 3년도 더 지난 지금, 방 탈출 보드게임은 하나의 장르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그럴 뿐만 아니라, 방 탈출 보드게임의 성공은 단 한 번만 즐길 수 있는 1회성 게임이 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강렬한 인상의 퍼즐을 기반으로 한 방 탈출 보드게임은 2018년에 발매된 <사건의 재구성>과 <디텍티브>와 같은 스토리 중심의 추리물 보드게임이 등장하기 위한 전조였다고 할 수 있다.

독일 올해의 게임상 숙련자 게임 부문에 선정된 것은 처음 발매된 3종 뿐이지만, 다음 해에 나온 3종도 앞선 시리즈 못지 않다.
<EXIT>를 비롯한 방 탈출 보드게임의 한국 데뷔는 독일보다는 조금 늦었다. 2017년 11월에 <EXIT>의 첫 번째 시리즈 3종의 한국어판이 발매되었고, 2018년엔 그다음 3종의 한국어판이 발매되었다. 약간 늦은 시작이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방 탈출 보드게임의 유행이 불어왔고, <EXIT> 시리즈 모두는 방 탈출 보드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2021년엔 <EXIT>의 다음 시리즈인 <EXIT: 오리엔트 특급열차 살인사건>과 <EXIT: 심해의 보물선>, 2종이 발매됐다.
이 둘 모두 기존 <EXIT> 시리즈에서 정립되었던 모습을 따른다. 즉, 상자 안에는 규칙서 말고도 작은 소책자 1권과 각종 카드들, 암호 해독용 원판이 들어있다. 핵심이 되는 구성물은 단연 소책자라 할 수 있다. 이 소책자를 통해 플레이어들이 처한 상황이 묘사되며, 어떤 환경 속에서 무엇과 상호작용을 해야 하는 지가 표현된다. 그리고 <EXIT>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각종 퍼즐과 수수께끼가 소책자를 통해 진행된다. 그리고, 각종 카드가 이를 보조한다. 규칙서 첫 페이지의 도입부를 읽은 다음, 소책자를 펼치면 게임이 시작된다. 아직 어떤 카드도 가지지 못한 상태에서 주어진 그림 속에 숨겨진 카드 뒷면을 발견하거나, 특정 카드를 가져가라는 지시를 직접 받을 때 새로운 수수께끼 카드를 얻게 된다. 수수께끼 카드를 통해 새로운 수수께끼와 맞닥뜨릴 수도 있고, 이미 풀고 있다가 단서가 없어 진행하지 못했던 수수께끼의 추가 단서나 힌트를 얻을 수도 있다.

EXIT는 카드와 암호 해독용 원반, 소책자로 구성 되며, 이를 통해 게임이 진행된다.
게임 속에는 다양한 잠금장치가 등장하는데, 잠금장치를 해제하기 위해서는 게임에서 마주친 수수께끼를 풀어야 한다. 수수께끼는 다양한 형태의 퍼즐로 이뤄져 있으며, 한 게임 중에 같은 유형의 퍼즐은 다시 사용되지 않을 정도로 여러 유형이 제시된다. 수수께끼를 풀고 찾은 암호를 <EXIT> 시리즈의 상징과도 같은 '암호 해독용 원판'에 입력하는 식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암호 해독용 원판에 암호를 입력하면, 원판 가운데에 난 창을 통해 숫자 하나가 나오고, 이 숫자를 해당하는 답안 카드를 펼치면 올바른 암호를 입력한 것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다. 올바른 암호를 입력했다면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지만, 틀린 암호를 입력했다면 어디서 틀렸는지를 다시 고민해보고, 아직 단서를 충분히 모으지 못한 것은 아닌지 확인해 봐야 한다.
플레이어들이 주어진 모든 수수께끼를 풀어내는 데 성공하면, 게임을 진행하는 데 걸린 시간과 사용한 힌트 카드의 수에 따라 점수를 얻게 된다. <EXIT> 시리즈는 애초에 모든 플레이어가 서로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협력 게임이고, 플레이어마다 따로 점수를 얻는 것이 아니고 팀으로써 모두가 함께 점수를 얻는 것이므로 이 점수를 가지고 플레이어간의 승부를 가르는 것은 아니다. 다만, 플레이어들이 얼마만큼 익숙하게 방 탈출 게임을 수행했는지를 감안하는 척도라고 여기면 될 것이다. 특히, 이 시리즈의 다른 게임을 하며 이전 게임에서 얻었던 점수와 비교해 보면, 수수께끼를 푸는 실력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확인해볼 수 있을 것이다.
최신작 2종의 배경은 다음과 같다.
오리엔트 특급열차 살인사건
난이도 4/5

때는 1905년, 여러분은 파리에서 출발하는 콘스탄티노플 행 초호화 오리엔트 특급열차에 올라 여정을 떠났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에드거 렉싱턴이라는 여행객이 시체로 발견되었습니다. 그는 홀로 여행 중이었습니다.사인도 용의자도 오리무중입니다. 열차에 탑승한 승객들은 모두 전날 밤의 알리바이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게다가 에드거 렉싱턴을 아는 사람도 없군요. 이 열차에 탔다는 명탐정 아킬레스 푸조라면 이 살인사건의 진실을 쉽게 밝혀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는 지금 흔적도 없이 살졌습니다. 당신은 주변을 샅샅이 뒤져 마침내 푸조의 조사일지를 찾아냈습니다. 조사일지에 적힌 내용으로 보아 그는 이미 이 사건을 예견했고 이 사건의 발생을 막아낼 수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현재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당신뿐입니다. 열차가 콘스탄티노플에 당도하기 전까지 범인을 잡아야 합니다. 서두르십시오! 열차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EXIT: 오리엔트 특급열차 살인사건>은 비슷한 배경을 가진 애거서 크리스티 작가의 대표작 <오리엔트 특급 살인>과 마찬가지로 19세기 말에 만들어진 파리에서 출발하여 이스탄불까지 이르는 '오리엔트 특급'을 배경으로 하며, 이 열차 속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그리고, 애거서 크리스티 작가의 대표 캐릭터 중 하나인 에르퀼 푸아로의 이름을 변형한 명탐정 아킬레스 푸조에 이르기까지 이 둘의 유사점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비슷한 것은 여기까지다. 우선 소설에서 사건을 해결해줬던 명탐정이, 게임에선 행방불명된 상태에서 시작하며, 플레이어들은 명탐정의 발자취를 좇아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 그것도 제한된 시간 내에 말이다.
심해의 보물선
난이도 2/5
카리브해에 묻힌 보물선이라니! 이제는 조금 식상하기도 한 이야기입니다. 아무도 믿지 않는 이야기지만, 그래도 여러분은 보물선을 찾아 모험을 떠납니다. 노점상에게 만 원을 주고 산 해도와 낡은 나무 원판을 챙기고, 본격적인 탐사를 위해 배와 장비를 빌렸습니다. 뛰어난 잠수 전문가도 고용했습니다. 이상하리만큼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었지요. 이 물건들 덕분인지는 몰라도 여러분은 산타 마리아호의 잔해를 금방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 밑으로 내려가 보물만 찾으면 되는 걸까요?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어 주변을 살펴보니, 여러분은 어딘지도 모를 망망대해를 떠다니고 있었습니다. 산타 마리아호의 잔해는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렸고, 해도에는 엉뚱한 바다가 그려져 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수수께끼와 또 다른 수수께끼들뿐입니다.
<EXIT: 심해의 보물선>은 배경 설명에서 스스로 말할 정도로 흔한 소재인 카리브해에 묻힌 보물선을 찾으려는 것에서 시작한다. 시작하자마자 어딘지 알 수 없는 망망대해로 이동하지만 말이다. <EXIT: 심해의 보물선>은 지금까지 나온 <EXIT> 시리즈 중에서 가장 쉽다는 것이 특징이다. 아직 <EXIT> 시리즈를 즐긴 적이 없다면, <EXIT: 심해의 보물선>을 가장 먼저 해보는 것을 권한다. 물론, 다소 쉬워졌지만 새로운 퍼즐과 수수께끼들은 기존 <EXIT> 팬들에게도 색다른 도전을 제공할 것이다.
글 현동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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