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스며든 또 다른 사악한 음모의 냄새. 여관 '잠자는 사자'에 거점을 둔 한 무리의 용병단, '사자의 턱'이 우연찮게 이 사건에 말려드는데…
도시에 스며든 또 다른 사악한 음모의 냄새. 여관 '잠자는 사자'에 거점을 둔 한 무리의 용병단, '사자의 턱'이 우연찮게 이 사건에 말려드는데…
이 게임이 등장하기 이전과 이후는 다른 세계라 할 수 있다.
작가의 이력을 볼 때 보드게임을 개발하게 된 것은 상당히 뜬금없는 일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젤다의 전설>이나 <드래곤 퀘스트>와 같은 롤플레잉 비디오 게임을 즐겼을 뿐만 아니라, <던전 & 드래곤> 등의 롤플레잉 게임을 즐겨온 게이머였다. 특히, <던전 & 드래곤>을 즐길 때에는 게임을 진행시키는 던전 마스터 역할을 하며, 이미 설정되어 있는 몬스터를 사용하기 보다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반영한 새로운 종류의 몬스터를 창조한다거나, 자신이 만든 종족에 대한 사회적인 배경 설정을 만들고, 다른 종족들로 이뤄진 세계를 창조하는 식으로 자신 만의 세계관을 만드는 것을 즐겼다. 그는 이렇게 만든 자신의 세계를 구현해서 <글룸헤이븐>을 만들어 낸 것이다. 독특한 설정과 능력을 지닌 플레이어용 캐릭터와 흥미진진한 시나리오로 이뤄진 탄탄한 캠페인 등이 이미 아이작 칠드레스 작가에게는 준비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서머닝>이나 <디아블로>와 같은 던전 탐사 게임을 좋아했지만 무작위적인 요소는 좋아하지 않았기에, 무작위적인 요소가 적고, 플레이어들의 선택에 따라 게임이 진행되면서, 플레이어가 계획한 것에 따라 확률이 조정되는 던전 탐사 게임을 만들고자 했다. 그 결과 주사위 없이 카드만으로 전투 결과가 처리되며, 상당한 타격감을 구현할 수 있었다. 이런 성격이 구현된 <글룸헤이븐>은 많은 보드게이머들의 호응을 이끌어냈으며 큰 성공을 거뒀다.
바위심장, 무법자, 야만인, 땜장이, 정신도둑, 주문직인 등 <글룸헤이븐>의 캐릭터는 일반적인 판타지 게임과 차별화되는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 크라우드 펀딩이 시작되고 2년 후인 2017년에 펀딩 참여자들에게 약속했던, 실제 게임을 보내줄 수 있었고, 펀딩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자신들이 기대했던 것 이상의 게임을 직접 만나볼 수 있었다. 이들의 폭발적인 반응은 전 세계 최대의 보드게임 커뮤니티 사이트인 보드게임긱(boardgamegeek.com)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17년 2월에 발매된 게임이 한 달도 안 된 3월 2일에 평점 순위 100위권에 진입하더니, 그해 12월 30일에 마침내 1위를 차지했다. 더군다나, 그 이후 지금까지 이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그와 더불어 2017년 4월에 킥스타터를 통해 2쇄 발매를 위해 진행한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했다. 이미 검증된 게임이라는 평가 덕분인지 이번 펀딩은 불과 5분만에 목표 금액을 달성하고, 무려 40,642명이 참가해 399만 달러(약 48억 원)라는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이 기록은 훗날 <글룸헤이븐>의 후속작인 <프로스트헤이븐>이 1296만 달러를 기록하며 깨졌다).
가장 완벽한 던전 탐사 롤플레잉 보드게임이라는 평가를 받는 <글룸헤이븐>이라 하더라도, 이는 게이머들 사이에서의 평가지, 일반 대중에게는 선보일 기회조차 받지 못 했다. 무엇보다도 <글룸헤이븐>의 거대한 상자는 마트와 같은 일반 매장에서 진열하기에 곤란한 크기와 무게를 가지고 있었고, 가격 또한 일반 매장에서 진열해서 판매하기에는 지나치게 비쌌다. 일반 대중도 <글룸헤이븐>을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던 칠드레스 작가는 보드게임 전문 매장이 아닌 마트와 같은 일반 매장에서도 판매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일념 하에 <글룸헤이븐>을 단순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글룸헤이븐>의 핵심 규칙인 '라운드마다 카드 2장을 내고, 1장은 카드의 위쪽에 있는 능력을 쓰고, 다른 1장은 카드의 아래쪽에 있는 능력을 쓴다'는 것을 중심에 두고 여러 가지를 단순화한 끝에, 그에 맞춰 가능한 한 진입 장벽을 없애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 것이다. <글룸헤이븐: 사자의 턱(이하 사자의 턱)> 개발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다.
우선 상자의 크기를 크게 줄이고, 목표 가격도 그에 맞춰 낮췄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할 수 있도록 제거할 수 있는 구성물을 제거해 나갔다. 가장 큰 변화는 시나리오마다 게임의 무대가 되는 게임판을 바꾼 것이다. 원래 <글룸헤이븐>은 여러 개의 지도 타일을 이어 붙이고 그 위에도 타일을 올려 두어야 하지만, <사자의 턱>에서는 시나리오 책자를 펼침으로써 게임판이 되게 만든 것이다. 원래 <글룸헤이븐>에도 시나리오마다 게임판이 어떤 모습을 해야하는지 인쇄되어 있으나, 게임에 필요한 게임판보다 축소되어 인쇄되어 있기에 그 위에서 게임을 진행할 수 없다. 하지만, <사자의 턱>에선 게임을 진행할 수 있는 크기 그대로 인쇄해 넣은 것이다. 이 경우 게임판의 크기가 시나리오 책자의 크기에 종속되는데, 보조 시나리오 책자를 사용하여 책자 하나의 크기보다 큰 게임판도 구현해냈다. 이 변화로 인해 상당한 양의 구성물을 빼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변화는 신규 플레이어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역할도 하게 되는데, 시나리오 책자를 펼치는 것만으로 게임 준비의 대부분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라운드마다 손에 든 카드 2장을 선택하여 자신의 행동을 계획한다는 핵심 규칙은 여전하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글룸헤이븐>의 복잡한 규칙을 모두 익히지 않은 상태에서도 게임을 진행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상자를 열고 안내 책자에 따라 필요한 최소한의 규칙만 읽은 다음, 첫 번째 시나리오를 즐길 수 있다. 첫 번째 시나리오에는 몬스터가 여럿 등장하지만 한 종류만을 사용해 복잡도를 낮췄고, 플레이어마다 카드 6장만 사용할 수 있게 하여 처음에 익혀야 하는 게임 규칙의 분량을 줄였다. 이후 시나리오에서 새로운 규칙이 조금씩 공개되는 식으로, 처음 다섯 시나리오는 흥미로운 줄거리와 함께 추가적인 규칙을 익힐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이 시나리오 다섯 개를 끝마치면 <사자의 턱>의 모든 규칙을 익힐 수 있으며, <글룸헤이븐>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사자의 턱>은 <글룸헤이븐>에 없던 별개의 시나리오 25개로 이뤄져 있으며, 완전히 새로운 능력을 지닌 4명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새로운 캐릭터는 기본판 <글룸헤이븐>에서도 사용할 수 있으며, 지금 개발 중인 <프로스트헤이븐>에서도 이들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새로운 캐릭터들은 지나치게 복잡한 능력은 가지고 있지 않지만, 충분히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능력들로 이뤄져 있다. 칠드레스 작가의 말에 의하면 <글룸헤이븐>의 시작 캐릭터와 비슷한 규칙 난이도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사자의 턱>은 <글룸헤이븐>이 너무 복잡하고 어려워 보여, 선뜻 즐기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좋은 디딤돌이 될 것이다. 안내 책자를 통해 차근차근 따라올 수 있게 되어 있으며, <글룸헤이븐>의 많은 매력적인 점들이 충분히 잘 구현돼 있다. <사자의 턱>과 함께 현존하는 최고의 던전 탐사 롤플레잉 보드게임 <글룸헤이븐>의 세계로 진입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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