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에센 <슈필>에서 첫 선을 보인 <아줄>은 행사 시작과 함께 화제작으로 이름이 회자되더니, 이듬해인 2018년에는 전 세계의 온갖 보드게임 상을 수상하며 보드게임계 최고의 히트작 반열에 올랐다. 이런 성공에 힘입어 미하엘 키슬링 작가는 핵심적인 게임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는 후속작인 <아줄: 신트라의 스테인드글라스>를 발표했고, 이 게임 역시 성공적인 후속작으로서 좋은 평가를 얻었다. 그 후, 또 다른 후속작인 <아줄: 여름 별장>이 발표되었다. <아줄: 여름 별장> 또한 핵심적인 게임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기존의 정사각형 타일과는 다른 마름모꼴 타일을 활용하며,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방식으로 개인판의 평면 공간을 사용해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는 것에 성공했다.
아줄은 아줄: 신트라의 스테인드글라스, 아줄: 여름 별장으로 이어지며 하나의 시리즈를 이뤘다.
시리즈의 연속된 성공에 자신을 얻은 미하엘 키슬링 작가는 올해 <아줄>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인 <아줄: 왕비의 정원(이하 왕비의 정원)>을 발표했다. 여전히 에보라 궁을 아줄레주로 꾸몄던 포르투갈의 왕 마누엘 1세의 명령으로 인한 건설 작업이 게임의 테마다. 에보라 궁과 신트라 왕궁, 여름 별장에 이어 이번엔 마리아 왕비를 위한 매우 특별한 정원을 만들라는 것이 바로 마누엘 1세의 명령이다. 이번에도 핵심적인 게임 구조인 타일을 가져오고, 가져온 타일들을 게임판 위에 배치하며 진행한다는 게임 진행 방식은 거의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이전 시리즈들과는 완전히 다른 개성이 돋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보라색 타일을 골라서, 보라색 타일 3개 모두를 가져갔다. 그런 다음, 진열대 더미 위에 있는 진열대를 남은 타일 2개와 함께 옆으로 치우고, 진열대 더미 위의 새로운 진열대에 타일 4개를 채울 것이다.
<왕비의 정원>에는 지금까지 나왔던 다른 <아줄> 시리즈에 비해 새로운 요소가 상당히 많이 추가됐다. 타일은 사각형에서 벗어나 육각형이 되었고, 문양이 곧 색깔이었던 기존 시리즈들과 달리 이번에는 타일에 여섯 가지 색깔과 더불어 각 색깔마다 여섯 가지 문양이 존재하는 형태로 두 가지 정보가 담겨 있다. 이로 인해 타일을 가져오는 규칙에도 약간의 변화가 발생한다. 타일을 가져올 때 색깔이 같으면서 문양이 서로 다른 타일들 모두를 가져오거나, 문양이 같으면서 색깔이 서로 다른 타일들 모두를 가져오는 식으로 한 가지 조건이 더 추가된 것이다. 그리고, 이전에는 여러 진열대 위에 타일이 4개씩이 놓인 상태에서 라운드를 시작해서 타일을 가져갔다면, 이번엔 타일 진열대가 한 더미로 쌓여 있고, 그 위에 타일 4개만 놓인 상태에서 라운드가 시작된다. 그렇게 누군가가 타일 진열대 위에 놓인 타일을 가져가면, 이 진열대와 그 위에 남은 타일을 같이 진열대 더미 옆에 옮겨놓고, 진열대 더미 위에 다시 타일 4개를 놓는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즉, 라운드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점차 선택의 범위가 넓어지다가, 다시 선택의 범위가 점차 줄어들게 된다. 그리고, 어떤 진열대 위에 타일이 하나도 없는 상태가 되면 이 진열대를 뒤집으며, 이 진열대는 정원 부지가 되어 플레이어가 가져갈 수 있는 선택지 중 하나가 된다.
플레이어들의 개인 게임판에도 변화가 있다. 게임이 시작될 때, 정원을 만들어야 할 각자의 개인 게임판은 중앙에 있는 분수대를 제외한 나머지 영역에는 타일을 놓을 수 없는 상태다. 분수대 주변의 공간은 정원 부지를 놓은 다음에야 비로소 타일을 놓을 수 있는 상태가 된다. 더군다나 정원 부지는 색깔과 문양이 인쇄된 칸을 가지고 있기도 하기에, 부지를 어디에 놓느냐에 따라 이 칸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따라서 플레이어들은 어떤 타일을 가져올 것인가를 고려해야 함은 물론이고, 가져온 타일을 놓을 수 있는 정원 부지를 적절한 타이밍에 확보하고 이를 어디에 놓을 것인지 또한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녹색 꽃 문양의 타일을 놓기 위해 다른 녹색 타일 3개를 버렸다. 그리고, 그 다음 차례에 보라색 새 문양이 있는 새로운 정원 부지를 놓았다.
타일을 놓을 때 역시, 놓으려는 타일에 그려진 문양에 따라 그 타일을 놓기 위해 필요한 비용(다른 타일을 내야 하는 개수)이 달라진다. 그리고, 비용을 낼 때도 색깔이나 문양 조건을 따지기 때문에 게임 진행을 좀 더 원활하게 하기 위해 어떤 상황에서도 비용으로 쓸 수 있는 조커 전용 타일이 추가되었으며, 게임이 진행되는 중에 특정 칸을 타일로 감싸면 조커 전용 타일을 추가로 얻을 수 있다. 그 외에도 타일을 놓을 칸을 정할 때, 인접한 칸에 다른 타일이 없다면 자유롭게 놓을 수 있지만, 다른 타일과 인접한 칸에 타일을 놓으려면 기존에 놓인 타일과 색깔이 같거나 문양이 같아야 한다. 그런 식으로 색깔이나 문양이 같은 타일 2개 이상이 이어지면 하나의 그룹이 되는데, 그러면서도 한 그룹 안에는 색깔과 문양 모두가 같은 타일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 이런 규칙들로 인해 타일을 놓을 때는 미리 충분한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밝은 파란색 타일 6개를 한 그룹에 모았기 때문에, 나중에 큰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살펴 보았듯이 <왕비의 정원>에는 기존 시리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요소가 상당히 많이 추가되었으며, 이로 인해 지금까지의 시리즈 중 가장 복잡한 형태의 게임으로 발전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핵심적인 게임 진행의 느낌은 그대로 이기에 <아줄> 시리즈를 경험해 본 플레이어들은 복잡해진 새로운 <아줄>에도 금방 익숙해질 수 있을 것이다. 한 단계 더 깊어진 새로운 <아줄>을 경험해보기 바란다.
12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