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비트랙스

중력이 만드는 위치 에너지를 가지고 즐기는 마블 런의 새로운 이름, 그래비트랙스

2021-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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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
끊임없이 호흡하고 살면서도 공기의 존재를 특별히 의식하지 못하는 것처럼, 끊임없이 중력의 힘이 작용하는 세계 속에 살면서도 중력을 크게 의식하지 못한다.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놓치거나, 다 익은 사과가 사과나무에서 떨어질 때와 같이 어딘가에 고정되어 있던 물체가 고정된 상태를 잃고 지표면을 향해 떨어지는 것을 볼 때야 중력의 존재를 의식하곤 한다. 중력이란 만유인력이라고도 불리는데, 질량을 가진 물체 사이에 형성되는 서로 끌어당기는 힘을 가리킨다. 
 

떨어지는 사과를 보며 만유인력의 법칙을 떠올렸다는 아이작 뉴턴과 사과 나무 이야기는 가공된 이야기라는 말도 있지만 매우 널리 알려져 있다.

 

질량을 가진 모든 물체가 서로를 끌어당기는 힘을 가지고 있으므로, 1톤가량의 질량을 가진 자동차 2대가 있다고 하면 이 둘 사이에도 서로를 끌어당기는 힘인 중력이 작용한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중력으로 인해 밤에 주차한 자동차가 다음 날 아침에 서로 달라붙거나 하는 일을 관찰할 수는 없다. 이는 중력이 본질적으로 매우 약한 힘이기 때문이다. 1톤짜리 자동차가 서로 1미터 간격을 두고 떨어져 있다고 하면, 이 두 자동차가 서로에게 미치는 중력의 힘은 67µN에 불과하다. 이 힘으로는 1초마다 서로를 초속 0.000067mm씩 가속시키는 힘으로 끌어당기게 되는데, 땅바닥과 자동차 바퀴 사이에 발생하는 마찰력을 비롯해 자동차가 그 자리에 고정되어 있게 만드는 힘에 비해 한참 못 미치기 때문에 자동차는 서로 달라붙지 않고 밤에 주차한 위치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기본적인 힘 중 하나로 전자기력을 들 수 있다. 전자기력은 물질 형성과 관련된 힘인데, 중력에 비해 10^36배나 강력하다. 전자기력은 자석을 통해 쉽게 관찰할 수 있는데, 바닥에 떨어져 있는 쇠못에 자석을 가져가면 쇠못이 자석쪽으로 달라붙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자석과 쇠못 사이에 형성되는 전자기력이 중력보다 강력하기 때문이다.

중력이 쇠못을 바닥으로 잡아 끄는 힘인 중력보다 자석이 쇠못을 잡아당기는 힘인 전자기력이 강하기 때문에 쇠못은 자석에 메달려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손에 든 물건을 놓쳤을 때에는 이렇게 미미한 힘인 중력을 관찰할 수 있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 답은 지구의 질량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중력은 두 물체의 질량에 비례하고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는데, 지구의 질량은 무려 59.7해 톤(5,970,000,000,000,000,000,000t)에 달한다. 이렇게 지구의 막대한 질량으로 인해 손에서 놓친 물건은 1초마다 초속 9.8m씩 가속되며 매우 빠른 속도로 지표면을 향해 떨어진다. 물론 중력은 서로를 끌어당기는 힘이기에 손에서 떨어진 물체도 지구를 잡아당기긴 한다. 다만, 그 물체의 질량이 1톤에 달한다고 하더라도, 지구의 질량과는 상대도 안 될 정도로 가볍기 때문에 지구가 그 물체를 향해 움직이는 것과 같은 모습을 관찰할 수 없을 뿐이다. 그 대신 비교적 충분히 무거운 물체인 달의 위치에 따라 발생하는 밀물과 썰물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중력이 서로를 끌어당기는 힘임을 확인할 수 있다.
 

지구는 매우 큰 질량을 가진 물질이기에, 매우 작은 힘인 중력조차도 매우 큰 힘을 갖게 된다.

 

중력의 힘이 매우 약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영향을 상회하고도 남는 지구의 막대한 질량으로 인해 지구의 중력은 매우 강력하다. 지구의 중력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11.2km/s(탈출 속도)라는 어마어마한 속도가 필요하다. 이는 음속의 33배나 되는 매우 빠른 속도이다. 지구의 중력이 이렇게 강력하지만, 물건을 놓쳤을 때와 같은 특별한 일이 발생하지 않으면 의식할 수 없는 이유는 중력의 방향이 수시로 변하지 않고 항상 일정한 방향으로 일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대신, 엘리베이터와 같이 수직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 신체에 가해지는 힘의 크기가 바뀌기에 중력의 존재를 의식할 수 있다.
 

진자의 움직임은 위치 에너지와 운동 에너지의 변환을 보여주는 예다. 가장 높이 올라긴 지점에서 진자의 위치 에너지가 가장 크고, 가장 아래로 내려간 지점에서 운동 에너지가 가장 크다.
 
 
위치 에너지와 운동 에너지
모든 물체는 지구의 중력으로 인해 지속적인 힘을 받고 있다. 다른 힘으로 받쳐주지 않는 물체는 곧바로 지구 중심을 향해 떨어지기 시작해 그 물체를 받쳐줄 지표면에 도달하면 떨어지는 것을 멈춘다. 즉, 높이 있는 물체는 바닥을 향해 떨어질 수 있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물체가 있던 높이가 높을수록 더 오랜 시간 동안 중력에 의해 가속될 수 있기에 더 큰 에너지를 갖는다. 이런 에너지를 가리켜 위치 에너지라 부른다. 내리막길에서 자전거를 탈 때를 떠올려 보는 것도 좋다. 내리막길의 높은 곳에서 출발할수록 내리막길을 다 내려왔을 때 더 빠른 속도를 가지게 됨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즉, 더 높은 곳에 있다는 것 자체가 더 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위치 에너지가 있음을 의미한다.
 
 

 

자전거가 언덕을 오르고 내려 오는 과정에서 운동 에너지와 위치 에너지의 교환이 일어난다.

 

 
내리막길을 내려오는 자전거처럼 움직이는 물체가 갖는 에너지를 가리켜 운동 에너지라 부른다. 내리막길을 내려오며 점차 빨라지는 자전거는 위치 에너지를 잃으며 그만큼의 운동 에너지를 얻게 된다. 반대로, 물체에 운동 에너지를 가함으로써 위치 에너지를 가지게 할 수도 있다. 자전거에 페달을 밟으며 힘을 가해 발생한 운동 에너지로 오르막길을 오르는 것이 바로 그런 예이다.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사고 실험. 구슬을 경사면에 굴렸을 때, 그 경사와 상관없이 구슬이 출발한 곳의 높이와 거의 같은 높이까지 올라오는 것을 관찰한 그는 다시 높아지지 않는 평지로 구슬을 굴린다면 끝없이 굴러갈 것이라는 가정을 도출했다. 이를 통해 그는 관성의 존재를 밝혀냈다.
 

 

이탈리아의 천문학자이자 물리학자인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위치  에너지와 운동 에너지에 관한 사고 실험을 한 바 있다. 다양한 각도의 경사로에서 구슬을 굴렸을 때, 그 구슬이 얼마만큼 다시 올라갈 수 있을지에 대한 실험인데, 경사로의 각도가 얼마인지와는 상관없이 구슬이 다시 처음 높이만큼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위치 에너지가 운동 에너지로, 다시 운동 에너지가 위치 에너지로 바뀌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두 에너지의 총합은 항상 같음을 의미하는데, 이를 가리켜 에너지 보존 법칙이라 부른다. 추가적인 에너지의 공급이 없다면 이 합은 항상 같다. 다만, 실제로는 마찰력으로 인해 총 에너지 중 일부가 열 에너지로 바뀌며 방출되기 때문에 완전히 같은 높이로 복귀하지는 않으며, 에너지의 손실이 일어나는 것처럼 보인다.
 
 
롤러코스터•롤링 볼 스컬처•마블 런
위치 에너지와 운동 에너지, 그리고 에너지 보존 법칙을 통해 만들어진 놀이기구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롤러코스터다. 롤러코스터가 시작될 때 열차에 추가 동력을 가해 최고 정점까지 끌어올린 다음부터는 별도의 동력을 가하지 않는다. 최고 정점에서 하강하면 중력에 의해 가속되며, 위치 에너지가 운동 에너지로 바뀐다. 열차는 트랙을 따라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고 갑자기 옆으로 커브를 튼다거나, 360도 회전하는 등 다양한 움직임을 선사하지만, 절대로 처음 시작했던 최고 높이를 넘어서지 않는다. 추가로 에너지가 공급되지 않으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없기 때문이다. 마찰로 인한 열 에너지로의 변환 등으로 인한 에너지 손실이 0이라고 가정하더라도, 롤러코스터의 열차가 오를 수 있는 것은 처음 최고 높이까지에 불과할 뿐, 그보다 조금이라도 더 높이 올라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조금만 관찰하더라도 롤러코스터 열차의 최종 도착 지점이 최고 정점보다 낮은 곳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두 지점의 높이 차이만큼의 위치 에너지가 운동 에너지로 변환되며 열차가 움직인 것이다.
 

 

롤러코스터는 중력에 의한 위치 에너지가 만들어 낸 가장 재미있는 장치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추가 에너지가 공급되는 것은 맨 처음 열차가 최고 정점에 오를 때 뿐이다. 그 후엔 위치 에너지와 운동 에너지의 교환 만이 이뤄진다.

 

 

이런 롤러코스터와 같은 원리를 사용하지만, 열차 대신 구슬이나 공이 트랙 위를 움직이는 방식의 키네틱 아트(Kinetic Art, 모빌과 같이 움직이는 부분을 포함하는 예술 작품)를 가리켜 구르는 공이 있는 조각품이란 뜻의 '롤링 볼 스컬처(Rolling Ball Sculpture)'라 부른다. 롤링 볼 스컬처는 구슬이 움직일 트랙이 중심이 되며, 하나 이상의 구슬이 그 트랙 위를 따라 구른다. 롤러코스터와 마찬가지로 구슬의 움직이는 동력은 중력에 의한 위치 에너지가 운동 에너지로 바뀌는 것이다. 처음 롤러코스터의 열차를 최고 정점까지 외부 동력을 통해 끌어 올리는 것처럼, 가장 낮은 지점에 있는 목표 지점에 도착한 구슬을 다시 높은 곳에 있는 시작 지점까지 되돌리기 위한 장치에서는 외부 동력을 활용하기도 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롤링 볼 스컬처는 홍콩 과학 박물관에 있는 에너지 머신으로 22미터의 높이를 자랑한다. 그리고 이런 롤링 볼 스컬처 중에서 완구 적인 성격을 띠며 실내에서 가지고 놀 수 있는 크기의 것을 가리켜 '마블 런(Marble Run)'이라 부른다.
 

 

홍콩 과학 박물관에 설치된 에너지 머신은 세계에서 가장 큰 롤링 볼 스컬처다.

 

그래비트랙스

중력을 뜻하는 중력을 뜻하는 그래비티(Gravity)와 선로를 뜻하는 트랙(Track)을 적절히 변형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그래비트랙스>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중력의 힘으로 트랙 위에서 구슬을 움직이게 하는 마블 런의 일종이다. <그래비트랙스>에선 구슬을 액션 스톤이라 부르는데, 이 액션 스톤이 출발점 타일에서부터 굴러가기 시작하여 도착점 타일까지 갈 수 있는 트랙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그래비트랙스>를 즐기는 목표라 할 수 있다.
 
<그래비트랙스>는 기본적으로 세 가지 길이의 트랙과 두 가지 높이의 기둥 타일, 각종 타일들, 액션 스톤으로 구성된다. 이들을 하드보드로 이뤄진 기본 플레이트 위에 배치하며 액션 스톤이 굴러갈 트랙 시스템을 만들게 된다. 기본 플레이트는 육각형으로 이뤄진 격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칸마다 타일을 끼울 수 있다. 트랙으로 직선 경로를 만들고 타일로 방향을 조절하는 곡선 경로를 만드는 식으로 트랙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그래비트랙스의 타일들
<그래비트랙스>의 타일들의 대부분은 곡선 경로를 만드는 커브 타일이지만, 다양한 효과를 제공하는 타일들도 다수 존재한다. 이 타일들로 인해 <그래비트랙스>의 트랙 시스템 안에서 액션 스톤은 다양한 움직임을 선보일 수 있다. 
 
 
합류 타일과 스위치
<그래비트랙스>에는 액션 스톤이 여러 개 있기에 한꺼번에 여러 개의 구슬이 트랙 시스템 위에서 이동하는 것이 가능하다. 출발점 타일부터가 한꺼번에 3개의 액션 스톤을 동시에 출발시킨다. 합류 타일을 이용해 처음에는 3개로 분리되었던 트랙을 하나로 합칠 수도 있고, 합류 타일을 거꾸로 하고 스위치를 추가하여 하나의 트랙에서 각기 다른 트랙으로 분리하는 것도 가능하다. 
 

 

 

 

자석 대포 타일
자석 대포 타일은 액션 스톤이 진행해 나갈 앞부분에 액션 스톤을 2개나 3개를 배치한 상태로 준비된다. 뒷부분에 액션 스톤이 도착하면 앞부분에 배치한 액션 스톤중 가장 앞에 있는 것 하나가 빠른 속도로 튀어 나가게 된다. 도착한 액션 스톤의 속도에 비해 튀어 나가는 액션 스톤이 훨씬 빠르기 때문에 얼핏 에너지 보존 법칙을 위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추가적인 에너지를 공급받는 것이기 때문에 에너지 보존 법칙을 위반하는 것은 아니다. 자석 대포 타일엔 이름 그대로 영구 자석이 포함되어있는데, 전자기력을 이용해 추가적인 운동 에너지를 공급한다. 액션 스톤은 철로 만들어져 자석 대포 타일에 진입하는 순간 자석에 끌려들어 가며, 충격을 가하게 된다. 이 충격은 앞부분에 배치된 액션 스톤에 전달되며 증폭되어 가장 끝부분에 있던 액션 스톤이 빠른 속도로 튀어 나간다. 이때 배치한 액션 스톤이 많을수록 더 빠른 속도로 튀어 나간다(단, 자기장이 영향을 미치는 구슬에 한함). 이렇게 튀어 나간 액션 스톤은 추가적인 추진력을 얻게 되어, 제법 높은 높이의 타일에까지 다시 올라갈 수 있는 운동 에너지를 갖게 된다. 자석 대포는 입구 쪽에 액션 스톤이 없고 출구 쪽에 액션 스톤이 2개 이상 붙어있어야만 작동한다. 한 번 액션 스톤이 부딪히면 이런 조건이 충족되지 않기 때문에 여러 액션 스톤이 지나가야 하는 경로에는 사용할 수 없다. 
 
 

 

 

 

소용돌이 타일과 자유 낙하 타일
소용돌이 타일과 자유 낙하 타일은 액션 스톤을 수직 낙하시키는 타일이다. 소용돌이 타일은 입구가 2개가 있으며, 깔때기 같은 구조로 되어 있어서 소용돌이 타일에 진입한 액션 스톤은 소용돌이 타일 위에서 뱅글뱅글 돌다가 가운데 구멍으로 떨어진다. 자유 낙하 타일은 입구가 하나밖에 없고, 들어오자마자 방향을 바꿔 바로 아래로 떨어트린다. 이 두 타일의 역할은 궁극적으로는 같지만, 보여주는 방식에 있어서 큰 차이를 보이므로, 상황에 맞춰 적용하면 된다. 이들로 인해 떨어지는 칸에는 캐처 타일을 배치하여 원하는 방향으로 액션 스톤이 움직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다. 아니면 스플래시 타일을 이용해 출발점 타일에서처럼 한꺼번에 3개까지의 액션 스톤이 새롭게 출발하는 장면을 연출할 수도 있다.
 

 
그래비트랙스를 즐기는 세 단계
 
 
<그래비트랙스>에는 2가지 책자가 들어 있다. 하나는 구성물에 대한 안내 책자로서 구성물이 어떤 것이 얼마만큼 있고 각각의 구성물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되어 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조립 안내서이자 문제 풀이 책자다. 앞부분은 조립 안내서로서 간단한 구조의 트랙 시스템부터 제법 복잡한 구조의 트랙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하나씩 단계를 밟아가며 만들어 볼 수 있게끔 구성되어 있다. 이것이 바로 <그래비트랙스>를 즐기는 첫 번째 단계이다. 
 

 

조립 안내서에 따라 단계별로 조립하면 트랙 시스템 하나가 완성된다.

 

 

하나의 트랙을 만드는 과정 역시 조립식 완구의 조립 설명서처럼 어떤 구성물을 몇 개 어느 위치에 놓는지 확인하며 그대로 따라 하면 된다. 이를 통해 각종 구성물에 대한 활용 방법과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에 대해 익힐 수 있다. 예를 들면 트랙 B에서 출발점 타일에서 액션 스톤 2개가 한꺼번에 움직이는 트랙 시스템이 소개되고, 트랙 C에선 자석 대포 타일을 이용하는 방법이 소개되고, 트랙 E에선 소용돌이 타일과 캐처 타일을 이용하는 방법이 소개되는 식이다. 이런 식으로 트랙 I까지 만들어 보면 어떤 식으로 트랙을 만드는 것인지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다.
 

따라 조립하는 단계를 마치면, 주어진 구성물을 이용해 트랙을 완성하는 문제 풀이 단계가 주어진다. 앞선 경험을 이용해 문제를 풀다보면, <그래비트랙스>의 트랙 시스템에 좀 더 적응하게 될 것이다.
 
 
트랙 I의 다음 페이지부터는 문제 풀이 부분이 나와 있다. 이것이 바로 두 번째 단계다. 문제 풀이 부분은 씽크펀 등의 멀티 레벨 퍼즐과 유사한 구성을 하고 있으며, 문제는 총 4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높이 맞히기'에서는 기둥 타일이 빠진 상태로 문제가 출제되며, 문제에 표시된 기둥 타일의 총수에 맞춰 이들을 배치해야 하고, '트랙 맞히기'에서는 트랙이 빠진 상태로 문제가 출제되며, 문제에 표시된 트랙의 총 수에 맞춰 이들을 배치해야 하며, '타일 맞히기'는 타일 일부가 빠진 상태로 문제가 출제되며, 문제에 표시된 타일 전부를 트랙 시스템에 맞게 배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순서 맞히기' 문제는 트랙 전부가 소개된 상태에서 각 색깔의 액션 스톤이 어떤 순서에 따라 결승선에 도착할지를 맞혀야 한다. 액션 스톤의 이동 경로를 눈으로 좇으며 문제를 풀 수도 있지만, 해당하는 트랙 시스템을 직접 따라 만들어 보는 쪽이 더 재미있을 것이다.
 
문제 풀이까지 마치고 지금까지 만들어왔던 트랙 시스템에 조금씩 변형을 가하다 보면, 완전히 새로운 트랙 시스템을 설계할 자신이 생길 것이다. 물리 법칙을 지키는 한에서 주어진 구성물을 이용하면 매우 다양한 트랙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세 번째 단계로 <그래비트랙스>의 궁극적인 단계라 할 수 있다.
 
 

 

 

 

그래비트랙스의 확장들
<그래비트랙스>의 스타터 세트에도 이미 충분히 다양한 장치들이 존재하지만, 앞서 언급한 세 번째 단계에 접어들어 충분히 익숙해지면 스타터 세트를 넘어선 트랙 시스템에 대한 욕심이 생길 것이다. 여러 가지 확장들을 활용하면 보다 더 큰 트랙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더 역동적이고 다양한 방식으로 액션 스톤을 움직일 수 있다. 이들 확장 중 스타터 세트에서는 없었던 새로운 장치는 액션 스톤에 새로운 방식으로 추진력을 더해주기도 하고, 이전과는 다른 방식의 움직임을 더해준다. 확장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트랙스
트랙스는 기둥 타일과 커브 타일, 교차로 타일, 트랙을 비롯해 액션 스톤 1개가 추가된 확장판이다. 추가된 요소로 인해 더 긴 트랙을 만들 수 있으며, 액션 스톤이 그만큼 더 오래, 더 멀리 이동할 수 있게 해준다.
 

빌딩
빌딩은 기둥 타일과 합류 타일, 소용돌이 타일, 자유 낙하 타일, 투명 플레이트, 기본 플레이트 등이 추가된 확장판이다. 추가된 요소로 인해 좀 더 입체적으로 설계된 트랙을 만들 수 있다.
 
 

 
 
스쿠프
스쿠프는 액션 스톤을 집어들어 높은 곳으로 올려주는 장치다. 스쿠프 타일은 말 그대로 숟가락같이 생긴 부품이 들어 있다. 이 숟가락 모양의 부품의 끝에는 추 역할을 하는 액션 스톤보다 조금 더 크고 무거운 구슬 2개가 달려 있으며, 이 무거운 부분이 위쪽으로 향한 상태로 아래쪽 스위치로 고정된 상태다. 액션 스톤이 이 타일에 들어오면 숟가락 안쪽에 들어가며 스위치를 누르게 되고, 고정되었던 숟가락이 추 역할을 하는 무거운 부분이 중력에 의해 고정된 축을 중심으로 하여 아래쪽으로 향하며 회전 운동을 하게 된다. 회전 운동의 결과로 숟가락 안쪽에 들어온 액션 스톤을 더 높은 곳으로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숟가락이 아래쪽에 있을 때 들어온 액션 스톤은 대형 기둥 타일 4개와 소형 기둥 타일 1개를 합친 높이만큼 위로 올라가게 되며, 회전 운동으로 인해 새로운 추진력을 얻게 된다. 스쿠프 타일은 액션 스톤이 스쿠프 타일의 스위치를 누르고 숟가락 안에 들어갈 정도의 힘만 있으면 작동한다. 스위치로 인해 한 번 작동하면 다시 숟가락을 원래 위치로 되돌려 주기 전까지는 다시 작동하지 않으므로, 여러 액션 스톤이 지나가는 경로에는 사용할 수 없다.
 

 
 
트램펄린
트램펄린은 액션 스톤을 튕겨내어 들어온 곳과 반대 방향의 곳으로 반사시키는 역할을 하는 장치다. 트램펄린처럼 탄성을 지닌 소재로 되어 있으며, 액션 스톤을 입사각에 따라 거의 같은 수준으로 반대 방향으로 튕겨낸다. 트램펄린 확장에 들어 있는 기울어진 녹색 기둥 타일을 트램펄린 타일 아래에 받쳐주면 액션 스톤이 튕겨 나가는 방향을 조정할 수 있다. 트램펄린 타일은 구슬이 지나간다고 형태가 달라지지 않으므로, 여러 액션 스톤이 지나가는 경로에 설치하는 것도 가능하다.
 

 
해머
해머는 액션 스톤에 추가로 추진력을 부여하는 장치다. 해머 타일은 추 역할을 하는 구슬이 달린 부분을 위쪽에 걸친 상태로 설치된다. 액션 스톤이 해머 타일에 들어오며 아래쪽 부분을 건드리게 되면, 걸쳐졌던 무거운 윗부분이 중력에 의해 고정된 축을 중심으로 하여 아래쪽을 향하며 회전 운동을 하면서 방금 타일 위에 들어온 액션 스톤을 가격하게 된다. 이로 인해 액션 스톤은 회전하던 추의 에너지만큼 새로운 추진력으로 얻고 앞으로 뻗어 나가게 된다. 한 번 작동하면 윗부분을 다시 원래 위치로 되돌려주기 전까지는 다시 작동하지 않으므로, 여러 액션 스톤이 지나가는 경로에는 사용할 수 없다.
 

 

 

 

루핑
루핑은 액션 스톤이 롤러코스터처럼 트랙을 따라 360˚ 회전하며 움직이게 해주는 장치다. 에너지 보존 법칙과 마찰력을 고려하여 루핑 타일에 들어오기 전에 충분히 높은 곳에서 출발하거나, 자석 대포로 추가 추진력을 줘서 충분한 운동량을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 마찰력으로 인해 루핑 타일을 통과한 액션 스톤은 속도가 제법 줄어든 상태가 된다. 루핑 타일은 구슬이 지나간다고 형태가 달라지지 않으므로, 여러 액션 스톤이 지나가는 경로에 설치하는 것도 가능하다.
 

 
 
자석 대포
자석 대포는 스타터 세트에 있는 것과 같은 장치로 트랙에 추가로 추진력을 부여하고 싶을 때 설치하면 된다.
 

 
 
발사대
발사대는 액션 스톤을 집어 던져 멀리 날려 보내는 장치다. 스쿠프와 비슷하지만, 중력에 의한 회전 운동을 이용해 높은 곳에 살포시 올려놓는 스쿠프와 달리, 발사대는 고무줄의 장력으로 인해 액션 스톤을 강력하고 멀리 날려보낸다. 발사대 확장판에는 고무줄이 10개가 들어 있는데, 고무줄의 개수를 추가할 수록 발사대에 가해지는 장력이 커지므로 발사대가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다만 발사대 타일의 구조상 최대한 걸 수 있는 고무줄의 개수는 3개가 한계다. 발사대 타일은 액션 스톤이 스위치를 누를 정도의 힘만 있으면 작동한다. 스위치로 인해 한 번 작동하면 다시 발사 장치를 원래대로 되돌려 놓기 전까지는 다시 작동하지 않으므로, 여러 액션 스톤이 지나가는 경로에는 사용할 수 없다. 그리고 발사대에는 온전히 발사대에 무게를 더하기 위한 용도의 금속 구슬 4개를 넣는 홈이 존재한다. 액션 스톤을 날릴 때 반동이 발생할 수 있기에 무게를 통해 이런 반동을 잡아주기 위한 것이다.
이렇듯  물리법칙을 기반으로 하는 개성적이고 다양한 확장타일들을 통해 물리법칙을 직접 체험하고 관찰할 수 있다는 점도 <그래비트랙스>의 매력 중 하나다.
 

 
그래비트랙스의 목표
정해진 게임의 목표를 누가 더 잘 달성했는가를 겨루는 보드게임과 달리 <그래비트랙스>에는 그런 요소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출발점 타일에서 움직이기 시작한 액션 스톤이 도착점 타일에 도달할 수 있는 트랙 시스템을 만든다는 목표는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고 이를 달성하는 것은 제법 도전적이며 충분히 창의적인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여럿이 머리를 맞대는 것은 어지간한 협력 게임만큼이나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자신만의 개성적인 트랙 시스템에 도전해 보자.
 
글 현동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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