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악단을 모으고, 내보낼 카드를 남에게 잘 넘기세요
레이블 레전드
만 10세 이상 | 3~6명 | 45분
⟨레이블 레전드⟩는 ⟨아그리콜라⟩를 위시한 수확 3부작을 만든 거장 우베 로젠베르크 작가의 1999년 작 ⟨클룬커(Klunker)⟩를 변형한 게임이다. 보석을 모아 현금화하는 테마의 게임에서 악단을 구성하고 팬을 모은다는 서사로 변경되었고 테마에 몰입하기 좋은 구성물이 포함되어 한층 고급스럽게 만들어졌다.
악단을 모아 팬을 만들자
참조표를 겸하는 스피커를 자기 앞에 두고, 그 오른쪽에 음악가 카드를 앞면으로 내려놓으며 악단을 구성한다. 같은 음악가(색깔) 카드끼리는 한 더미로 모으며, 더미의 카드가 4장이 되면 일부를 뒤집어 팬으로 만든다.
공연장이 뒤죽박죽되지 않아야 팬이 많이 모인다. 그래서, 음악가 더미 개수가 적을수록 팬이 많이 생긴다. 음악가 더미가 1개뿐이라면(즉, 4장이 된 더미 말고 다른 더미가 없다면) 그 카드 4장이 모두 팬으로 되지만, 더미가 2개 이상이라면 팬이 되는 카드 수가 1장씩 줄어든다(더미가 4개 이상이면 1장만 팬이 된다).
팬을 많이 모아야 승리
카드 더미가 다 떨어질 때까지 팬을 최대한 모아야 하므로, 한 색깔의 음악가만 열심히 모으는 것이 가장 좋다. 음악가 카드의 종류가 총 7종류이다 보니 손에 여러 종류의 음악가가 두루 들어오므로 한 색깔만 집중해서 모으는 게 쉽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가능한 한 음악가 더미 개수가 많아지지 않게 조절하는 것이 주된 운용 요소이다.
대기실 관리가 핵심
매 차례에 손의 카드 중 1장 이상을 대기실에 내려놓게 된다. 그리고 플레이어들은 남의 대기실에 놓인 카드를 가져가 공연장에 놓을 기회를 얻는다. 누구든 당연히, 자기 음악가를 한 종류로 다 모으기에 도움이 되는 대기실 카드를 가져가고 싶을 것이다. 내게는 필요가 없는 카드를 대기실에 놓았다가 남 좋은 일을 하는 것을 너무 배 아파하지 않는 게 좋다. 누구에게도 필요 없는 카드만 대기실에 모았다가는 자칫 그 카드들을 내가 다 먹고 크게 뒤쳐지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보난자⟩와 비슷한 듯 다른 매력
⟨클룬커⟩가 실제로 받은 평가처럼, ⟨레이블 레전드⟩는 ⟨보난자⟩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큰 틀에서 거래를 통해 카드를 주고 받는 게임이기도 하고, 나에게 필요 없는 것이 독이 되기 전에 남에게 내주기를 잘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난자⟩처럼 적극적인 협상을 하는 게임이 아니다. 그보다는 적당한 유인책을 마련해 누구든 내 카드를 가져가게 만들고, 대기실의 카드를 가져가는 타이밍을 눈치껏 재는 게임이다. 게임의 규칙을 넘어서는 개개인의 역량에 의존도가 큰 협상이 편치 않다면 ⟨레이블 레전드⟩가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흐름을 보는 눈이 승부를 가른다
모든 선택은 게임의 흐름을 봐서 해야만 한다. 내 손의 카드가 너무 형형색색이라면 대기실을 통해 남이 탐낼 카드를 빨리 넘겨주고 대기실의 카드를 일찍 가져오는 순번을 노려 좋은 카드를 남들보다 먼저 확보하는 게 좋다. 반대라면 공연장에 카드를 내려놓는 데 시간을 길게 쓰게 될 것이므로, 남들이 내 대기실의 카드를 일찍 가져가게 만들고 나는 패스하는 선택도 좋다.
⟨보난자⟩가 ⟨카탄⟩을 닮은 게임이라면, ⟨레이블 레전드⟩는 ⟨어콰이어⟩를 닮은 게임이다. 넓은 시야로 게임의 진행 양상을 파악하고 내게 이득이 되는 타이밍을 잘 가늠하자. 까다로운 순간을 잘 헤쳐나가면, 묘수풀이에 성공한 듯한 짜릿함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글: 신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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