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타이쿤부터 카르카손까지.
보드게임 페스타에 오실 분들을 위해 게임을 골라서 추천해 드립니다! 하나같이 좋은 게임들이지만, 아직 게임을 많이 갖고 있지 않은 분들로서는 너무 많은 선택지도 난감할 것입니다. 그래서 몇 가지 게임을 골라서 추천드립니다.
가장 먼저 권해 드릴 것은 입문 추천 게임입니다. 보드게임을 많이 접해보지 못해 이것저것 즐겨보고 싶어 행사장을 찾거나 홈페이지를 찾으실 분들에게는 이 게임들이 입문용으로 딱 적당할 겁니다. 쉽게 익히고 빠르게 즐길 수 있는 게임부터 제법 고민이 필요한 게임까지 두루 살펴보았습니다.
햄버거 타이쿤
만 6세 이상 | 2명
/이 게임은요/
완구형 게임이 단조롭다거나, 너무 쉽다고 생각하셨나요? 혹은 너무 빨리 끝나 버리는 것 같나요? 그렇다면, ⟨햄버거 타이쿤⟩을 해 보세요! 작은 집게로 재료를 집고 놓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닌데, 움직이는 벨트 위에 쌓아올리는 건 더욱 어렵습니다! 여러분의 도전심이 제대로 불타오를 겁니다.
/게임 방법/
작업대의 컨베이어 벨트가 움직입니다. 주문서에 맞게 햄버거 재료를 이 벨트 위에 잘 쌓아 올리세요. 반드시 핀셋으로 재료를 쌓아야 해요! 벨트가 끝나는 지점에서 접시로 받아내는 것까지 완벽하게 해야 성공! 방법은 간단하죠?
햄버거 만들기에 진심인 아이들의 햄버거 타이쿤 플레이, 채소밭 작가의 웹툰에서 확인해 보세요. (클릭 ↑↑)
밀리메모리
만 6세 이상 | 1~6명 | 10~20분
/이 게임은요/
입문 추천으로 아주 괜찮은 작품이 최근에 출시되었습니다. 바로 ⟨밀리메모리⟩입니다. 길이에 대한 감각을 게임으로 만들었습니다. 사물의 길이를 눈금자 없는 종이로 표시하고, 얼마나 정답에 가까웠나를 확인하는 것이 전부라 복잡한 규칙이 전혀 없어요. 게다가 각자 자기 지식과 감을 바탕으로 게임에 임하기 때문에 서로 가까운 사이에서든 모임에 초면으로 만났을 때든 그야말로 누구와도 즐기기 좋아요.
/게임 방법/
문제 카드 앞면에는 각종 사물의 길이가 적혀 있습니다. 자기가 생각하는 그 길이에 맞게 예상 카드를 뽑은 뒤, 문제 카드 뒷면에 나오는 정답과 비교해 보세요. 정답에 가까울수록 높은 점수를 받지만, 일정 수준 이상 멀어지면 감점을 받습니다! 10점을 먼저 얻은 사람이 승리합니다.
영상으로도 게임을 배워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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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13cm 이하의 사물 70가지가 문제로 나왔다. 공깃밥 그릇의 지름이라든지, 케이크의 반지름과 같은 것이 문제가 된다. 길이에 대해 궁금함을 가져본 적이 전혀 없을 만한 새로운 사물이 등장할 때마다, 색다른 발견을 한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실제로 그 길이를 아는 것은 우리 삶에 어떠한 영향도 끼치지 않지만, 우리 주변의 작은 것들을 새삼 들여다보게 되는 기분을 느끼게 되는 건 상당히 인상적이다.
13 비버의 전설
만 7세 이상 | 2~6명 | 30분
/이 게임은요/
간단한 규칙으로 진행되는 게임입니다. 운 요소를 다채롭게 활용한 기믹이 재미있습니다. 일발 역전을 노리는 예언의 동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급류타기, 선두 견제용 늑대 소굴 등 곳곳에서 자기 운을 시험하게 됩니다.
/게임 방법/
비버들이 강을 거슬러 오릅니다! 한 칸 한 칸 전진해 강 끝의 낙원에 가장 먼저 도착하는 사람이 승리합니다. 1부터 13까지의 카드를 모아 섞은 카드 더미 맨 위 카드가, 가장 마지막으로 버려진 카드 숫자보다 높은지 낮은지를 맞히면 전진할 수 있어요. 연속으로 맞히면 단번에 여러 칸을 갈 수도 있지만, 한 번이라도 틀리면 이번 차례 시작지점으로 돌아가 버리니 조심해서 도전하세요! 과감한 도전이 더 재미있을 수도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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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비버의 전설⟩은 그저 매 도전이 직전 카드보다 높다 또는 낮다이기 때문에, 간단하고 직관적이다. 그리고, ⟨13 비버의 전설⟩은 기본적으로 실패의 패널티가 없다. 그저 더 많이 가는가 아예 못 가는가의 기로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게임에서는 연속 도전이 더 유혹적이다.
라비린스
만 7세 이상 | 2~4명 | 20~30분
/이 게임은요/
이 유명한 미로 탐험 게임은 타일 하나를 움직여서 전체 미로를 바꾼다는 발상의 참신함과 적절한 퍼즐성 및 견제 요소가 매력입니다. 아이들이 쉽게 배워 즐기기에도 좋지만, 어른들이 할 때는 상당히 치열한 게임을 즐길 수도 있어 더욱 좋죠. 매번 달라지는 미로 덕분에 반복해서 즐겨도 질리지 않는 재미가 특히 뛰어납니다.
/게임 방법/
게임을 시작할 때 나눠받은 보물 카드에 나오는 보물을 모두 발견한 뒤 가장 먼저 출발 칸으로 돌아오는 사람이 승리합니다. 자기 차례가 되면 게임판 밖에 나와 있는 타일 하나를 게임판의 적당한 위치에 끼워넣습니다. 그러면 미로가 바뀌죠. 그런 뒤 자기 말을 옮겨 보물을 찾아가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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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가 원하는 대로 미로의 모양을 바꿔나갈 수만 있다면, 움직이는 미로는 별다른 장애물이 되지 못할 것이며 보물을 찾는 여정도 시시하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다른 플레이어들도 각자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미로를 움직이기 때문에, 모든 플레이어에게 미로는 충분한 시련을 준다. 다른 플레이어의 손을 탈 때마다 미로의 모양이 크게 바뀌고, 자신의 말이 반대편으로 넘어가기도 하는 등 계획은 꼬이기 마련이다.
게임 개발 이야기, 게임 특징 , ⟨라비린스⟩의 모든 것! 보드게임100에서 알 수 있습니다. (클릭 ↑↑)
⟨라비린스⟩는 1986년에 독일의 심리학자인 막스 코베르트 작가가 처음 만들었으며, 140년 전통의 보드게임 대표 기업 라벤스부르거를 통해 출시했다. 막스 코베르트 작가 자신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어릴 때부터 미로에 매료되어 있었다고 한다. 특히 끊임없이 변화하는 미로가 그가 집착하는 주제였다. 실제로 그는 회전문이나 움직이는 벽 등 다양한 장치가 있는 미로를 설계하고 모델을 만들기도 했는데, 이 당시의 작업과 고민이 훗날 ⟨라비린스⟩의 탄생에 영향을 주었다.
카르카손
만 8세 이상 | 2~5명 | 35분
/이 게임은요/
최근에 TV 프로그램 ‘피의 게임’에서 등장해 더 주목받았지만, 오래 전부터 입문 추천 게임으로 빠짐없이 손꼽히는 명작입니다. 전략 게임 입문용으로도 자주 언급되지만, 겁먹지 않아도 될 정도로 쉬운 규칙에 운과 실력 요소가 적절하게 조화되어 있습니다. 이런저런 게임들을 즐겨 보면서 조금 더 깊이 있는 게임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카르카손⟩과 함께 부드럽게 단계를 높여 보는 것을 강력 추천합니다. 손꼽히는 고전 명작 게임인 만큼 보드게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보시려면 반드시 즐겨봐야 할 게임이기도 하죠.
/게임 방법/
자기 차례가 되면 타일 하나를 뽑아 기존에 놓인 타일에 적절히 연결되게끔 배치합니다. 그런 뒤 그 타일에 자기 미플을 올려놓을 수 있습니다. 각각의 미플은 성이 완성되거나, 도로에 끝과 끝이 생기거나, 수도원 타일이 다른 타일에 완전히 둘러싸이는 등의 상황이 생기면 그에 따른 점수를 받습니다. 모든 타일을 다 사용했을 때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 사람이 승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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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가치, 특징, 확장 등 풍부한 이야기가 담긴 보드게임100을 읽어 보세요. (클릭 ↑↑)
⟨카르카손⟩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곳은 게임 말이다. ⟨카르카손⟩ 이전 게임 말은 보통 평범한 나무 말을 사용하고 있었다. ⟨카르카손⟩에서 선보인 게임 말은 사람 형태로 디자인되어 인기가 높았으며, 미플(meeple)이라는 별명도 얻게 됐다. 미플은 my와 people의 합성어다. ⟨카르카손⟩ 이후 수많은 보드게임에서 미플의 변형 말이 사용됐으며, 이 말만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회사도 있다. 이런 회사를 통해 해적, 닌자, 원시인 등 특별한 디자인의 미플이 상품화되기도 했다.
데굴데굴 영상에서도 카르카손의 TMI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게임 방법, 구성물 사용법 등도 중간에 나오니 영상 끝까지 시청해 주세요~
⟨카르카손⟩을 만든 클라우스 위르겐-브레데 작가와의 소소한 인터뷰도 엿볼까요? (클릭 ↑↑)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한 노부부로부터 받은 장문의 손편지를 받은 일입니다. ⟨카르카손⟩이 그들의 결혼 생활을 지켜줬기에 제게 매우 감사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서로의 마음이 전과 같지 않아 헤어지기 직전이던 상황에서 우연히 ⟨카르카손⟩을 샀다고 합니다. 그날부터 매일 함께 게임을 했고, 그러던 사이에 다시 서로 가까워질 수 있었고, 관계를 회복했다고 하네요. 이 이야기는 너무나도 아름다웠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이런 사연이 주는 감동으로 인해 저는 너무나도 행복해질 수 있었죠.
또 다른 입문 추천 게임을 보시려면? (클릭 ↑↑)
이번 글에서뿐만 아니라 이미 여러 차례, ⟨카르카손⟩은 입문자 추천 게임으로 꼽아 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독일 게임상 수상작 추천 글은 꼭 같이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명작으로 인정받은 좋은 게임들을 난이도별로 쭉 소개해 드리니 순서대로 하나하나 다 즐기고 나면 보드게임 마스터가 될 것입니다.
⟨카르카손⟩은 게임이 진행됨과 함께 아름답게 완성되어 가는 카르카손의 모습이 인상적인 게임이다. 규칙이 간결하기에 쉽게 익힐 수 있으며, 운과 실력 요소가 적절하게 조화된 것이 강점이다. 처음 ⟨카르카손⟩을 접한 플레이어는 자신의 미플이 놓인 길, 성, 수도원 등을 완성하는 것에 급급하지만, 게임에 점차 익숙해지면 상대가 공들인 구역에 올라타서 같이 점수를 얻거나 상대에 대한 견제 요령이 생기며, 좀 더 전략적인 게임 진행이 가능하다.
다음 편에서는 좀 더 본격적으로 전략성이 강한 보드게임을 즐겨 보려는 분들을 위한 추천 글을 올리겠습니다. 다음 글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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