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일지 - 데이브레이크 #4

플레이어와 세력

2025-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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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와 세력

작가 일지 4편 - 플레이어가 누구를 대표할 것인지 결정하고, 플레이어가 취할 수 있는 다양한 유형의 행동을 어떻게 풀어냈는지 설명하겠습니다.

 

플레이어는 누구를 대표해야 하는가?

저희는 게임이 전 지구적인 규모를 가져야 한다는 데 동의했고, 따라서 각 플레이어가 정부 역할을 맡는다는 아이디어부터 시작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각 플레이어는 하나의 국가 또는 여러 국가 집합체(현실 세계 또는 가상의 세계, 당시에는 확신이 없었습니다)를 담당하며, 정치적 의지와 국가 예산을 사용해 '기회 덱'에서 뽑은 정책과 기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경제에 대한 개별적인 통제권을 가지지만, 배출량은 공통 풀인 대기권에 추가되므로, 모든 플레이어가 동일한 세계적인 재앙 속에 묶이게 됩니다. 이로 인해 플레이어들에게 협력해야 한다는 강한 동기를 부여하는 구조였습니다.

 

1명부터 4명까지 즐기는 게임이라는 현실적인 요구사항을 고려하여, 플레이어들이 대표할 세계적인 강대국 목록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세계를 네 개의 영역으로 나누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가능한 한 많은 지역을 포함하면서도, 부유한 '선진국'만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서구 중심적인 사고방식을 따르지 않으면서 플레이어들에게 의미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자 했습니다.

 

저희의 목록은 솔로몬 골드스타인 로즈의 책 <100% 솔루션: 기후 변화를 해결하기 위한 계획>에서 제시한 네 개의 주요 플레이어인 미국중국, 유럽(과 기타 선진국), 인도(와 기타 개발도상국)의 개념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특히, 글로벌 사우스(단일 국가가 아닌 유사한 경제적 궤적을 공유하는 국가 그룹)도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국가들은 기후 위기에 대한 책임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그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지역들입니다. 따라서 저희는 '인도' 카테고리를 확장해 여기에 전체 글로벌 사우스를 포함시키고, 이를 '다수세계'라 이름붙였습니다. 이 명칭은 해당 지역이 인류의 대다수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표현이었습니다.

 

또한, 많은 게임이 유지하는 동등한 경쟁이란 신화를 답습하고 싶지 않았기에, 플레이어들이 비대칭적인 시작 값과 능력을 가지도록 설계했습니다. 이는 게임에 다양한 요소와 개성을 부여할 뿐만 아니라, <팬데믹>에서의 다양한 역할들처럼 플레이어들 각자가 맡을 역할을 제공했습니다.

 

플레이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저희는 처음부터 플레이어가 수행할 수 있는 일반 행동 목록을 만들고, 여기에 정책과 기술 카드에 표시된 특별 행동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설계했습니다. 플레이어들은 이러한 카드를 활성화하기 위해 국가 예산과 정치력이라는 두 가지 통화를 사용해야 했죠.

 

게임의 첫 번째 버전에서 일반 행동 목록은 매우 단순했습니다.

- 에너지 생산 능력 추가

- 에너지 매매

- 아이디어 공유

 

플레이어들은 에너지를 생산하고, 이를 다른 플레이어에게 판매하며, 서로 카드를 교환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버전 1.17에서는 이 목록이 훨씬 더 다양해졌습니다.

- 더러운 에너지 발전소 구매

- 청정에너지 발전소 구매

- 더러운 에너지 발전소 폐쇄

- 해외 원조 제공

- 기회 공유

- 에너지 매매

- 재조림

- 탄소 포집

 

이처럼 다양한 행동들이 포함되면서, 일부 행동들은 게임의 특정한 단계에서만 수행할 수 있었고, 이에 따른 진행 순서를 정한다거나 특정 값들을 조정하는 방법들들이 추가되며, 플레이어를 위한 참조표가 점점 더 복잡해졌습니다.

 

초기 프로토타입의 일반 행동 목록. 초기 버전의 플레이어 참조표에서는 노란 원 안의 숫자가 국가 예산을, 분홍색 사각형의 숫자가 정치력을 나타냈습니다.

 

이 방식은 기능적으로는 작동했지만, 다소 불편했고 우아하다거나 쉽다라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복잡한 자원 관리 시스템과 많은 수치를 조정해야 하는 과정 때문에 게임 진행 시간이 저희가 원하는 것보다 훨씬 길어졌습니다.

 

2021 2월에 저희는 게임의 두 가지 주요 통화(국가 예산과 정치력)를 제거하여 게임을 간단하게 만들기 위한 실험에 착수했습니다. 그에 따라  카드를 화폐처럼 사용하는 경제 구조를 도입했죠.

 

플레이어들은 기회 카드를 소비하여 행동을 수행했으며, 모든 행동에는 '기회 비용'이 적용되었습니다. 이는 마치 <테라포밍 마스> <레이스 포 더 갤럭시>처럼 바꾸는 것 같았죠.

 

일반 행동을 시작 프로젝트로 변경

이 시기쯤에 저희는 게임의 모든 일반 행동을 각 플레이어가 사용할 수 있는 시작 프로젝트 카드 세트로 옮기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를 통해 일반 행동 목록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자기 자리 앞에 특정 행동이 표시된 카드가 없다면, 그 플레이어는 해당 행동을 수행할 수 없게 된 것이죠.

 

이러한 시작 프로젝트 카드는 플레이어 간의 차이점을 제공하기 위한 완벽한 수단이 되었습니다. 플레이어마다 서로 다른 시작 카드 세트를 제공하기만 하면 되었기 때문이죠.

 

미국 플레이어의 시작 카드 변화 과정을 살펴 보죠.

초기 프로토타입에서의 시작 프로젝트 카드들. 이 단계에서 일반 행동을 시작 카드로 이동시켰지만, 국가 예산(노란색)과 정치력(분홍색)의 두 가지 통화란 개념을 아직 포기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개발 중간 단계의 시작 프로젝트 카드 예시. 이 세트에서는 카드를 화폐처럼 사용하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파란색 사각형 안에 표시된 숫자).

 

미국 플레이어의 시작 프로젝트 카드. 미국 플레이어가 게임이 시작될 때 사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 카드 5

 

최종 프로토타입에서 다수세계 플레이어의 시작 프로젝트 카드. 이 카드들은 미국과 일부 공통된 패턴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두 플레이어 모두 '청정 발전소' '더러운 에너지 발전소 폐쇄' 프로젝트 카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차이점도 발견할 수 있죠. 미국은 연구개발에 강점을 가지며, 기후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플레이어에게 카드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다수세계는 '청년 기후 운동'과 같은 수단으로 사회에 투자할 경우 더 높이 성장 가능한 잠재력을 가집니다. 또한, 다수세계는 적응력 향상에 대해서도 더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성 역량 강화'를 통해 복원력을 확보하고 조기 경보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죠.

 

소통과 협력 조성

초기 프로토타입에서는 협력 요소가 카드 교환과 에너지 매매만으로 제한되었습니다. 그러나 게임이 시작될 때 플레이어마다 각기 다른 능력을 가지게 함으로써, 게임 초반부터 플레이어들이 서로를 도울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생겼습니다.

 

- 미국은 연구개발에 강점이 있어, 카드 몇 장을 버림으로써 다른 플레이어에게 도움이 될 만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후 부채 상환 카드를 사용해 해당 카드를 다른 플레이어에게 전달할 수도 있습니다.

- 중국은 청정 에너지 기술을 수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시작하며, 이를 통해 다른 플레이어들이 전력 수요를 충족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 유럽은 다른 플레이어에게 복원력 토큰을 제공하고, 공동체 위기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 다수세계는 모든 플레이어에게 영향을 끼칠 다가오는 위기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테스트 플레이를 거치면서 한 가지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플레이어들이 초기 카드를 받은 다음, 자기 카드와 판에 집중하느라 협력적인 제안을 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었죠. 여러 번의 테스트 후 참가자들은 '전체적인 전략을 논의할 기회가 부족했다'는 의견을 남겼습니다.

 

이 문제는 '알파 플레이어' 문제와는 정반대였습니다. , 플레이어들의 개별적인 자율성이 너무 커진 나머지, 전체적인 그림을 논의하는 것이 어려워진 것이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 회담 단계'를 추가했습니다. 이 단계에서 플레이어들은 다가오는 위기 카드를 예측하고, 글로벌 프로젝트 카드에 대해 논의하며 함께 전략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플레이어들이 새로운 카드를 받기 전에 이 단계가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플레이어들은 자기 손에 든 카드에 얽매이지 않고, 전체적인 전략을 논의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게임의 테마와도 잘 맞아떨어졌죠. 마치 세계 각국이 COP(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모여 공동 목표를 세우고 약속하는 느낌을 선사했습니다. 심지어 실제 회의처럼, 그들이 목표를100% 달성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는 없었습니다.

 

플레이어로 하여금 힘을 느낄 수 있도록

통화 체계를 바꾼 다음, 저희는 새로운 체계에서 또 다른 장점을 발견했습니다. 기존 체계에서는 카드를 한 번 구매하면, 대부분의 경우 개인판에 해당 효과가 반영된 뒤에 잊혀지기 일쑤였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체계에서는 비용 지불 없이 카드를 내려놓을 수 있지만, 이를 활성화할 때 비용을 지불하는 식으로 바뀌었죠. 이는 되풀이해서 사용 가능한 액션을 설계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저희는 카드에 표시된 태그를 활용해 카드 효과가 증대되는 다양한 방법을 실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전까지 태그는 단순히 카드의 종류를 분류하기 위한 용도에 불과했습니다.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의미가 있었고 일반적인 규칙에서는 아니었죠.

 

그런데, 새로운 카드 구조에서 플레이어는 효율은 낮더라도 새로운 카드를 빠르게 내려놓을 수 있으며, 점진적으로 같은 태그를 쌓아 올림으로써 더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었습니다.

 

카드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비교해 보죠.

초기 프로토타입의 프로젝트 카드(왼쪽)와 후기 프로토타입의 프로젝트 카드(오른쪽)

 

초기 프로토타입인 왼쪽 카드는 국가 재정 5와 정치력 4를 비용으로 했습니다. 이 카드를 사용하면 플레이어의 청정에너지 생산량이 3 증가하고, 라운드마다 정치력 수입이 1 증가했죠. 그런데, 이 카드는 플레이어의 개인판에 놓인 뒤에 잊혀지는 것이 일반적이었죠.

 

최종 프로토타입인 오른쪽 카드는 어떤 카드 더미에도 비용 지불 없이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이 카드를 사용하고자 할 때 손에 든 카드를 버려야 하며, 그렇게 하면 이 카드의 더미에 있는 태양광 태그 1개당 청정 에너지 발전소 1개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이 카드에 태양광 태그가 하나 포함되어 있으므로, 플레이어는 손에 든 카드 1장을 버리는 것만으로 즉시 청정 에너지 발전소 1개를 얻을 수 있습니다.

 

효과가 증대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샘플 프로젝트

 

왼쪽 카드는 보다 극단적인 사례입니다. 이 경우, 플레이어는 카드를 1장 소모할 때마다 이 카드 더미에 있는 있는 태양광 태그 1개마다 청정 에너지 발전소 2개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 태양광 태그가 3개 있다면 카드 1장을 버릴 때마다 발전소 6개를 얻을 수 있는 것이죠! 이 행동을 수행하는 데 있어 유일한 제한은 플레이어의 손에 든 카드가 몇 장인가밖에 없죠.

 

저희는 또한 이미 놓인 카드 더미 위에 새로운 카드를 추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오른쪽 예시는 '청정 에너지 포트폴리오 표준' 카드를 왼쪽에 있는 '대규모 태양광 프로젝트' 카드 더미 위에 놓았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카드의 효과로 인해 매 라운드마다 카드 스택에 포함된 청정 전력 태그 1개당 더러운 에너지 발전소 1개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카드 더미에 청정 전력 태그가 4개 포함되어 있으므로, 라운드마다 더러운 에너지 발전소 4개를 추가 비용 없이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카드를 기존 카드 더미 위에 추가함으로써, 새로운 해결책이 기존 해결책을 기반으로 구축될 수 있다는 개념을 알 수 있게 했을 뿐만 아니라, 게임이 점점 가속화되는 느낌을 선사했습니다.

 

다양한 해결책과 균형

카드들의 개발을 진행하면서, 저희는 기후 위기에 대한 단 하나의 해결책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여러 다양한 해결책들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저희 게임을 통해 명확하게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탈탄소화 그 이상의 문제

저희는 연구를 통해 얻은 중요한 교훈을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기후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단순히 탈탄소화나 에너지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말입니다.

 

사람들이 세계를 탈탄소화하는 동안, 복원력이 있는 공동체를 구축하고, 생태계를 복원하며, 인프라를 개선하고, 국제 협력을 강화하는 것 또한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의료 접근성을 확대하면 기후 변화로 인해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는 취약 계층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예를 들어 폭염이나 산불, 태풍 등으로 인한 식량 부족과 전염병으로부터의 보호 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해결책을 표현한 프로젝트 카드들. 기회 카드 덱에 포함된 탈탄소화와 직접 관련되지 않은 다양한 유형의 프로젝트 샘플.

 

탈탄소화와 에너지 문제 이외의 것들을 다루는 프로젝트 카드들에 대한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

 - 복원력 강화: 여성 권한 강화, 재야생화, 도시 녹색화, 재생 농업, 보편적 의료 보장

- 미래 해결책 수행 기회 확대: 환경 운동, 사회 운동, 지역 공동체 자산 구축

- 공동체가 처한 위기를 구하고 돌보기: 공동체 회복 정책, 기후 친화적 이민 정책

- 토지 기반 탄소 격리: 원주민 산림 사용권, 맹그로브 복원, 이탄지 보호 및 재습윤화

- 플레이어간의 기회 공유: 국제 원조, 기후 부채 배상, 특허 제도 개혁

- 위기 예측과 완화: 기후변화 적응 프로그램, 조기 경보 시스템

 

이런 모두를 포함하여, 저희는 130가지의 기회 카드와 20여 가지 시작 프로젝트를 개발했습니다!

 

균형 잡기

하지만 모든 해결책이 언제나 똑같은 가치를 가질 수는 없습니다. 저희는 플레이어들이 여러 해결책 중에서 선택하는 데 있어 심사숙고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기를 원했죠. 여러 차례의 테스트 플레이를 거치며, 기회 카드의 행동을 조정하여 이러한 선택의 중요성을 높였습니다. 플레이어들이 맞닥뜨릴 선택 중 중요한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완벽한 해결책을 추구할 것인가: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높은 효율의 프로젝트를 설계해 최상의 결과를 노릴 것인가? 아니면 효율이 떨어지더라도 빠르게 자주 수행할 것인가?

- 완화할 것인가 적응할 것인가: 온실 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완화에 집중할 것인가? 아니면 기후 변화에 대한 복원력을 키우는 적응에 집중할 것인가? 두 가지 모두가 필요하겠지만, 그 균형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

- 국내에 투자할 것인가 해외에 지원할 것인가: 다른 플레이어가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거나 공동체를 보호하는 것이 자국 경제에 대한 투자 축소를 의미할 때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 얼마만큼의 위험을 감수할 것인가: 이번 라운드의 위기가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 가정하고 기술 투자에 집중할 것인가? 추후에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한 프로젝트를 시작할 것인가? 과연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까? 기후 공학 프로젝트가 성공할까? 투자한 연구개발이 이번 라운드 안에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저희는 기후 관련 뉴스들을 접할 때 점점 게임의 역학을 염두에 두면서 읽게 되었습니다. 사실상 어떤 이슈든 기회 카드, 글로벌 프로젝트 카드, 혹은 위기 카드로 변환할 수 있을 것처럼 느껴졌죠. 결국 저희가 완성한 게임에는 엄청난 종류의 기회 카드, 글로벌 프로젝트 카드, 그리고 위기 카드를 담게 되었습니다.

 

복잡성 관리

새로운 게임 진행 패턴과 다양한 선택지로 인해 플레이어들이 더욱 더 강력하고 창의적인 활동이 가능하다는 느낌을 선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개발이 진행되면서 저희는 문제 공간을 제한하여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머리가 터질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게 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이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 실제로 몇몇 사람들이 이런 표현을 사용한 장면들이 있습니다).

 

자연스러운 제한과 단순화

저희는 문제를 플레이어들이 관리 가능한 크기로 만들 수 있는 자연스러운 제한 방법과 단순화 방법들을 발견했습니다.

 

- 카드 더미 개수를 제한했습니다(처음에는 4개였지만, 나중에 5개로 변경). 그럼으로써 플레이어들이 충분히 관리할 수 있게 했으며, 각 더미에서 맨 위에 놓인 카드만 활성화할 수 있게 했습니다. 처음에는 플레이어들마다 각자 자신의 모든 카드를 펼쳐 놓고 하나하나 살펴보아야만 했죠. 이후에 카드 더미에 속한 카드 장수를 제한하는 것도 검토했지만, 그럴 필요까지는 없었습니다.

- 내려놓은 카드의 이동을 금지시켰습니다. 그게 가능한 동안에는 플레이어들이 카드의 가치가 더 높아지게 하기 위해서 어디로 이동시켜야 하는지에 대해서 계속해서 생각했었죠. 지나치게 많은 시간이 소모됐습니다.

- 플레이어가 카드를 교환하는 능력을 제한했습니다. 이 능력은 별도로 해제해야만 사용할 수 있는 특수 능력으로 만들었습니다. 카드 교환과 같은 것이 협력 게임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기에, 처음엔 이런 변화가 옳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따라서 처음엔 플레이어들이 정치력 1을 소비하면 손에 든 카드를 건넬 수 있었고, 다음엔 자유롭게 손에 든 카드를 교환할 수 있게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플레이어들이 서로가 내려놓은 카드를 분석하면서 카드들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경향을 만들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게임 진행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졌으며, 몇몇 플레이어가 게임을 주도하며 직접적으로 이끌려는, 소위 '알파 플레이어'라 불리는 문제가 만들어졌습니다. 카드를 교환하는 능력을 제한해 봤는데, 협력 게임으로서는 여전히 충분히 작동하면서도 게임 진행 시간이 훨씬 적절하게 바뀌었습니다.

- 카드 사용 방법을 줄였습니다. 처음엔 사용한 뒤 바로 폐기되는 '즉시 효과' 카드와 도입 비용을 내야만 내려놓을 수 있는 카드를 함께 사용했습니다. 이런 모든 예외 규칙을 제거하고, 더 간단하고 이해하기 쉬운 한 가지 시스템으로 통합했죠.

- 글로벌 프로젝트 카드를 기회 카드에서 분리했습니다. 처음에는 글로벌 프로젝트 카드가 기회 카드들과 섞여 있었습니다. 플레이어들은 이를 손에 뽑아 든 다음에야 이들을 사용할 수 있었죠. 모두가 자기 지역 경제에 집중하는 동안에 말이죠. 컨퍼런스 단계를 도입하며, 이들을 기회 카드 덱에서 분리해 별도의 덱으로 만들었습니다.

 

포기한 아이디어들

저희는 복잡성을 줄이고, 모델링을 정교하게 하기 위해 여러 아이디어를 포기했습니다. 다음은 저희가 포기한 여러 아이디어 중 일부입니다.

 

- 배터리 기술에 대한 상세한 모델. 간헐성을 완화하는 방식을 모델링하고자 했으나, 저스틴 비커스와의 논의 끝에 이 아이디어를 폐기했습니다. 그리고, 훨씬 더 단순하면서도 더 나은 모델로 대체했죠.

- 청정 에너지 저장. (최소한 게임이 다루는 규모로는) 전기를 4~5년 동안 저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 에너지 매매. 초기 버전에서는 플레이어들이 서로 더러운 에너지를 사고팔거나 (일부 기술 카드가 있으면) 청정 에너지를 거래할 수 있었습니다.

- 국가 예산과 정치력. 사실상 임의로 설정된 수치에 불과한 이런 자원이 게임을 지나치게 복잡하게 만들었습니다. 저희는 기회 카드를 통화로 사용하는 시스템을 만들며 이들을 대체했습니다.

- 더러운 에너지 수요. 화석 연료 기반의 기존 시스템이 온전히 전기로 대체될 수 없다는 점을 반영하려 했습니다. 그렇지만 '더러운 에너지 수요 감소'라는 개념을 없애고, 이러한 배출원을 별도의 토큰으로 만들어, 직접 표현하는 것으로 바꿨습니다. 이 토큰을 제거하고 전력 수요를 증가시키는 방식을 통해, 화석 연료 기반의 시스템을 전기를 사용하는 시스템으로 변화시키는 모습을 모델링하기로 했죠.

- 혁신 체크. 초기 버전에는 가설적인 기술을 사용하는 카드 대부분은 카드를 구매한 후에 추가 카드를 뽑아 성공 여부를 판정해야 했습니다. <7번째 대륙>과 유사한 시스템인 것이죠. 저희는 이 시스템을 단순화시키며 연구개발 카드에만 적용하는 것으로 제한했습니다.

 

청정 에너지 비용 트랙. 포기한 아이디어 중 하나입니다. 이 트랙은 새로운 청정에너지 발전소의 비용 감소를 플레이어들이 사용 중인 배터리 태그의 수에 따라 제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플레이어 수에 따라 네 가지 트랙 중 하나를 사용했죠. 이 방식은 세련되지 못하고 어색하며 보기 흉할 뿐만 아니라 부정확했습니다.

 

긴 진화 과정

다음 gif 파일은 <데이브레이크> 개발 과정에서 일부 시작 행동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줍니다

 

지금까지 데이브레이크 작가 일지 4편이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게임의 승패 조건을 어떻게 설계했는지 설명하겠습니다.

 

글 매트 리콕

 

 

 

 

 

1편: 저희가 이 게임을 만든 이유

2편: 적대자와의 충돌

3편: 모델과 자원

4편: 플레이어와 세력 

5편: 승리와 패배

6편: 리플레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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