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밀한 계산으로 콤보를 즐기세요
용스팬
만 14세 이상 | 1~5명 | 90분
뛰어난 완성도로 인기를 끄는 보드게임이라면 어김없이 확장이 출시되곤 한다. 같은 게임을 색다른 느낌으로 더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요구를 위한 것이며, 보통 확장을 더할수록 게임이 점차 복잡해져 간다. 한편, 게임에 뭔가를 차차 더해가는 것이 아니라, 기본판에 새로운 방향성을 부여하는 스핀오프 작품이 나오기도 한다. 여태 총 3개의 확장이 출시된 ⟨윙스팬⟩도 그와 같은 스핀오프 작품을 출시했는데, 기존 게임에서 주사위 운 요소를 덜어내고 전략적 선택지를 늘렸다. 그 작품이 바로 이 ⟨용스팬⟩이다.
다양한 요소에서 점수를 얻자
매 라운드에 행동 수를 결정하는 동전을 6개 받는다. 즉, 평균적으로 6회 정도의 행동을 하게 된다(동전이 늘어나서 더 할 수도 있고, 비용으로 사용해서 덜 할 수도 있다). 그렇게 4라운드를 진행해서 게임이 종료되면 다양한 득점 요소를 고려해 점수를 계산한다.
자기가 놓은 드래곤 카드의 점수, 그 드래곤이 품은 알이나 저장한 자원 개수, 용류학회 판에서 제공하는 점수, 드래곤의 능력으로 얻는 점수, 매 라운드마다 확인해서 받는 라운드 목표 점수 등을 다 합쳐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사람이 승리한다.
간결하고 명확한 행동 규칙
개인 보호구역판에는 3개의 동굴이 있다. 각 동굴에는 총 4개의 칸이 있고, 각 칸 사이에는 탐사 행동을 통해 받는 효과가 있다. 굴착 행동으로 동굴 카드를 놓아 드래곤을 놓을 자리를 만들고, 유인 행동으로 드래곤 카드를 놓는다. 탐사 행동을 하면 드래곤을 놓아둔 칸까지 넘어가면서 동굴이나 드래곤 카드가 제공하는 탐사 효과를 모두 얻는다. 한 차례에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이 명확하고 간결하다. 그렇기 대문에 어느 동굴에서 탐사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너무 많은 것을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보호구역판으로 만드는 엔진 빌딩
진홍색 미궁에서는 드래곤을 놓기 위한 자원을, 황금빛 암굴에서는 드래곤 카드를, 자수정 심연에서는 굴의 공간을 확보해 주는 동굴 카드를 탐사 행동으로 수급하게 된다. 한 동굴에 드래곤이 많이 놓일수록 탐사의 혜택이 커지지만 이들 자원이 모두 균형있게 갖춰져야 원만하게 게임이 풀린다.
특정 동굴에 집중 투자해 동굴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드래곤과 용류학회를 통해 부족한 요소를 보충하는 전략을 세울 수도 있고, 여러 동굴을 균형있게 끌어올려 안정적으로 운영해 볼 수도 있다. 그런 식으로 자기만의 생산 사이클을 만들어내는 엔진 빌딩의 매력이 충분하다.
자원 수급이 원만하다
⟨윙스팬⟩은 먹이통의 먹이를 주사위 굴림으로 결정한다. 그래서 먹이 주사위 선점을 위한 인터랙션도 있었고, 내가 필요한 먹이가 나오지 않아 힘들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용스팬⟩에서는 진홍색 미궁에서 언제나 원하는 자원을 얻을 수 있다. 첫 카드 조합에 영향을 좀 받기는 하지만, 진홍색 미궁에서 굴착 한 번에 유인 두 번, 즉 3번의 행동이면 이후 탐사 행동에서 매번 원하는 자원 2개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용스팬⟩은 초반에 자원 수급 계획을 조금만 잘 세우고 나면 자원 확보에는 어려움이 없게끔 디자인되어 있다. 용류학회판에서 가져오는 자원까지 잘 고려하자. 물론 필요한 자원을 제공하는 드래곤을 다른 동굴에 유인할 수 있다면 그 동굴에 투자를 망설일 이유는 없다.
카드를 파악하고 콤보를 터뜨리는 재미
모든 동굴 카드에는 그 카드를 놓자마자 발동되는 효과가 있다. 드래곤 카드는 자원 수급부터 점수 제공까지 게임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효과가 다채롭다. 어느 동굴에서든 탐사를 하면 용류학회판에서 학회 토큰을 움직여 부가적인 자원이나 카드를 얻을 수 있다. 이 용류학회판은 일정 수준 전진할 때마다 매우 강력한 효과를 제공하기 때문에 극적인 게임 플레이를 한층 더 보강한다.
행동 계산을 잘 할수록 한 번의 행동으로 효과 대여섯 개를 잇달아 처리하면 카드나 자원, 점수를 단숨에 수급하는 플레이가 펼쳐진다. 이렇게 콤보를 펑펑 터뜨리는 맛이 아주 훌륭하다.
끝까지 방심하지 말자
강력한 카드가 많고 콤보가 터지는 요소 때문에 게임을 진행하는 도중에는 특정 플레이어가 앞서가는 느낌을 받기 쉽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별 다른 콤보가 없었던 플레이어가 승점을 대량으로 제공해주는 드래곤만으로 최종 점수를 엄청나게 뽑는다든지, 다양한 점수 요소를 고르게 평균치 이상 달성하며 의외의 승리를 거두는 일이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승리를 목표로 한다면 매 순간 최상의 선택을 고민하고 또 고민하자. 물론 콤보를 시원하게 달리는 즐거움만 만끽해도 좋고, 눈을 뗄 수 없는 드래곤 카드의 디자인을 즐기며 느긋하게 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한 게임을 할 때 충분히 즐거운 게임이고, 끝난 뒤에도 계속 생각나는 좋은 게임이다.
글: 신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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