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BTI는 무엇? 이 게임이 딱이죠!

'아무튼 보드게임' 저자의 게이머 유형 분류와 추천 게임

2025-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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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즐기는 사람들의 일상과 삶을 들여다보는 보드게임 매니아 인터뷰, BMI 2편이 공개되었습니다. ‘보드게임 동호회’ 시리즈로 보드게임 매니아임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래퍼 넉살에 이어, 두 번째로는 SF 비평가이자 2024년 4월 출간된 ‘아무튼 보드게임’의 저자인 심완선 작가를 모셨습니다. 

 


보드게임이 자신의 삶을 구했다고 이야기하는 작가는 심리학 모델에 기반해 보드게임을 즐기는 사람의 유형을 만족감의 출처, 경쟁에 대한 반응, 경험에의 개방성이라는 3가지 척도에 기반해 총 8가지 유형으로 분류했습니다. 책 본문에서는 이 유형에 명칭이 없었지만 BMI 인터뷰 도중에 BTI(Boardgame Type Indicator)라는 이름도 만들어내셨는데요. 그 세 가지 척도를 먼저 살펴볼게요.

 

[만족감의 출처에 따라]

성취형(Achievement):
게임은 이기려고 하는 것이다 / 예상이 맞으면 짜릿하다 / 게임이 운에 좌우되면 싫다

'또는'

교류형(Fraternization):
승패를 생각하면 피곤하다 / 내 승패보다 분위기가 중요하다 / 대화가 많을수록 즐겁다

 

[경쟁에 대한 반응에 따라]

견제형(Interference):
경쟁에 불타오른다 / 남이 물러나는 만큼 내가 앞선다

'또는'

자립형(Self-Reliance):
 견제가 내키지 않는다 / 거래는 서로 이득이어야 한다

 

[경험에의 개방성에 따라]

상상형(Visionary):
계획이 변해도 괜찮다 / 예쁘거나 이야기 있는 게임이 좋다

'또는'

반복형(Consistency):
내가 가진 정보가 많을수록 좋다 / 재밌었던 게임을 다시 하고 싶다

 

위 세 가지 척도 각각에 대해 내 보드게임 성향은 어디에 속하는가에 따르는 묶음을 만들었습니다. 그것이 AIV형 개척자부터 시작해 FSC형 동반자에 이르는 여덟 가지 유형이죠. 심완선 작가는 ‘아무튼 보드게임’ 본문에서 이들  유형별로 추천 게임을 2가지씩 들었는데요. 이 게임들 중에서는 지금 구하기 어려운 게임도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각 유형의 사람들에게 추천해 드릴 만한 또 다른 게임을 오래된 걸작부터 신작까지 가리지 않고 2가지씩 골라 보았습니다. 한 번 같이 살펴볼까요?

※ 게임에 관한 자세한 소개가 궁금하시다면, 이미지를 클릭해서 관련 글을 읽어 보세요.

 

 


 

 

AIV(성취-견제-상상)형
경쟁과 전략을 추구하는 
개척자에게 추천:

 

 

별의 소원

만 10세 이상 | 2~4명 | 25분

트릭 테이킹 게임은 대체로 상호작용과 견제의 특징이 강하죠. 특히 어느 트릭은 이기고 어느 트릭은 져야 하는가의 조절이 매력 포인트인데요. ⟨별의 소원⟩은 상대가 져야 하는 타이밍이 비교적 명확해서 견제와 공격의 요소가 더욱 강합니다. 전략 게임이 어울리는 AIV형이 가볍게 즐기기 좋은 게임을 찾는다면 이 게임이 딱이겠네요.

 

 

 

푸에르토리코 1897

만 12세 이상 | 2~5명 | 90~150분

플레이어 간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견제의 요소가 풍부한 경쟁 게임이라면 이 게임을 꼽지 않을 수 없죠. 어떤 건물을 어떻게 가져오며 어떤 작물을 어떻게 생산하느냐의 조절에 따른 전략적 변주가 상당해서 상상형들이 매 게임 새로운 접근법을 찾는 재미를 줄 겁니다.

 

 


 

 

FIV(교류-견제-상상)형
영향력과 파악을 추구하는
사업가에게 추천:

 

 

사보타지

만 8세 이상 | 3~10명 | 30분

경쟁이 있는 게임이지만 현란한 화술과 심리전이 크게 작용하는 ⟨사보타지⟩는 교류형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입니다. 사보타지든 광부든 누가 자기 편일까를 추리해 가는 매 순간이 상상형을 즐겁게 할 테고요. ⟨아발론⟩이 있기 훨씬 전에 이 게임이 있었지만, 훨씬 능동적인 게임성은 지금 즐겨봐도 세련됩니다.

 

 

 

카멜업 2판

만 8세 이상 | 3~8명 | 30분

승리보다도 순간 순간의 흥이 중요한 교류형에게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주사위와 정신 나간 낙타는 끝나기 전까지 예측불허의 상황을 만들죠. 마지막까지 승패를 가늠할 수 없기에 끝까지 경쟁에 불타오를 수 있어서 견제형의 마음에 쏙 들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AIC(성취-견제-반복)형
확실한 성공을 추구하는
정복자에게 추천:

 

 

반지의 제왕: 가운데땅에서의 대결

만 10세 이상 | 2명 | 30분

원정대와 나즈굴의 추격전, 가운데땅에서의 영향력 대결, 민족 포섭이라는 정치적 승부의 세 가지 분야에서 동시에 경쟁이 펼쳐집니다. 어느 한 곳이라도 소홀하면 패배로 기울 수 있기 때문에 게임 상황을 빠짐없이 살피며 상황을 파악하고 성공의 길을 열어야 하죠. 나의 전략과 상대의 견제가 끝없이 충돌하는 이 게임은 정복자 두 사람의 승부욕을 자극할 것입니다.

 

 

 

피렌체의 제후

만 12세 이상 | 1~5명 | 90~120분

2000년대 초에 보드게임을 즐기던 사람들에게 걸작을 꼽으라고 하면 꼭 언급될 게임이죠. 경매라는 요소로 견제가 확실하고, 입찰 대상별 가치에 익숙해질수록 세밀한 경매 계획 속에 치열한 전략적 경쟁이 펼쳐집니다. 반복형에게 추천하기 아주 좋은 전략 게임이지요.

 

 


 

 

FIC(교류-견제-반복)형
예측과 대비를 추구하는
지휘자에게 추천:

 

 

시타델

만 10세 이상 | 2~8명 | 30~60분

적극적인 견제가 존재하고, 누가 어떤 직업을 가져갔을지의 확률을 계산하며 즐길 수 있는 게임. 그러면서도 사람들 사이의 소통이 왕성해 분위기가 고조되는 게임. ⟨시타델⟩은 그런 게임의 모범입니다. ‘아무튼 보드게임’에서도 ‘교류-견제형’ 플레이어가 파괴를 즐기는 분위기를 언급하고 있죠. 자립형은 힘들다는 이야기이긴 하지만요. ㅎㅎ

 

 

 

세 번째 이야기

만 10세 이상 | 2~6명 | 30분

정보를 쥐는 것을 좋아하는 반복형이라면 카드 드래프팅 방식이 마음에 들 겁니다. 내가 무엇을 받았고 남에게 무엇을 줬는지를 기억하면서 상대를 견제해 보세요. 동화 속 캐릭터의 특성을 생각하며 남들의 행동을 유도하는 재미가 있어, 교류형이 이 게임을 한다면 배로 재미있게 즐길길 겁니다.

 

 


 

 

ASV(성취-자립-상상)형
새로운 시도를 추구하는
모험가에게 추천:

 

 

마인크래프트 익스플로러

만 8세 이상 | 1~4명 | 30분

심완선 작가가 모험가에게 추천하는 게임들이 ⟨메이지 나이트⟩나 ⟨로빈슨 크루소⟩ 같이 무거운 게임인지라, 그보다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추천해 봅니다. 공동의 목표도 중요하지만 자기 차례에 자기 몫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 새로운 탐험과 도전이 제공된다는 점에서 위 두 게임의 라이트한 버전으로 접해 보시면 즐거울 겁니다.

 

 

 

왓 이프 마이 라이프

만 8세 이상 | 2~4명 | 30~60분

인생을 이렇게도 저렇게도 살아볼 수 있는 게임이라면 모험가에게 좋지 않을까요? 아이가 생기거나, 애완동물을 키우거나, 집을 장만하거나, 직장을 옮기는 등 게임 속의 사건들이 현실을 닮아 있어 상상형을 제대로 자극하기도 할 것입니다. 경쟁 게임이지만 게임 속 자기 삶을 열심히 만들어 가는 것만으로도 자립형의 마음에도 쏙 들 거예요!

 

 


 

 

FSV(교류-자립-상상)형
우연과 질문을 추구하는
예술가에게 추천:

 

 

옛날 옛적에

만 8세 이상 | 2~6명 | 30분

예술가형에게 필수 추천입니다! 이 ‘다함께 동화 만들기’ 게임에서는 승리가 중요한 게 아니라 말이 될 듯 말 듯 이어지는 동화 하나를 잘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이야기적 상상은 말할 것도 없죠. 좌충우돌 상상력 난무에 정신없이 웃기기까지, 그야말로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즐거움을 안겨줄 것입니다.

 

 

 

저스트 원

만 14세 이상 | 3~7명 | 20분

정답 힌트를 줘야 하는데, 다른 사람들과 겹치는 힌트를 줄 순 없고 그렇다고 너무 창의적이어서 못 맞히게 힌트를 줘서도 안 된다면, 어떤 힌트를 줘서 정답을 맞히게 할까요? 협력 게임이라서 견제 요소가 없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남의 생각을 짐작하지 않을 수도 없는 미묘함이 매력적입니다. 

 

 


 

 

ASC(성취-자립-반복)형
탐구와 발전을 추구하는
연구자에게 추천:

 

 

스플렌더

만 10세 이상 | 2~4명 | 30분

너무나도 유명한 작품을 권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그럼에도 추천 목록에 놓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견제 요소가 없지 않지만 자신의 전략을 잘 실행하는 것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고, 몇 번을 해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뛰어난 경쟁 게임의 정석이죠. 경쟁 요소도 확실하지만, 색다른 변주를 원한다면 확장과 함께 즐겨 보는 것도 좋습니다.

 

 

 

히트: 질주의 열기

만 10세 이상 | 1~6명 | 60분

성취형에게 이만큼 자극적인 게임이 있을까요. 직관적인 규칙으로 레이싱을 구현한 짜릿한 게임입니다. 덱을 섞어서 카드를 뽑으며 즐기는 만큼 운 요소가 없지는 않으나 그것을 전략적으로 극복하는 것이 과제이죠. 반복되는 플레이에서 자신의 기록을 단축시키는 맛도 느낄 수 있습니다.

 

 


 

 

FSC(교류-자립-반복)형
친밀감과 애정을 추구하는
동반자에게 추천:

 

 

도르프로만틱

만 8세 이상 | 1~6명 | 30~60분

일단은 편안한 게임을 먼저 추천해 드립니다. 협력 게임으로서 승패가 딱히 정해져 있지 않고, 점수를 모아 새로운 요소를 해금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그렇기에 함께 하는 사람들 사이의 소통이 크게 작용하며, 반복되는 게임 속에서도 새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멋진 풍경이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이 큰 매력이죠.

 

 

 

매직 메이즈

만 8세 이상 | 1~8명 | 15분

이번에도 협력 게임을 추천해 드리는데요, ⟨도르프로만틱⟩과는 약간 방향이 다릅니다. 오히려 이건 소통이 막혀 있습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서로 말을 해선 안 된다는 금기가 걸려 있는데요. 이것 때문에 눈치를 보는 장면이 재미있습니다. 말을 할 기회가 오면 열심히 떠드는 건 물론이고요. 남과 충돌하는 경우가 생기기에 자립형에게 약간 아슬아슬할 수는 있지만, 기적적인 성공이 서로를 돈독하게 만들어줄 때 훨씬 행복해질 겁니다.

 

 


 

 

여러분은 자신이 어떤 유형에 해당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간단한 소개만으로는 감이 잘 안 온다고 생각하신다면, ‘아무튼 보드게임’에 상세한 내용이 나오니 읽어보셔도 좋겠습니다. 자기 성향에 맞는 게임으로 제가 추천드린 게임도 여러분의 마음에 쏙 들길 바라겠습니다. 


글: 신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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