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국의 여정은 계속된다

덱 만들기의 선구자, 도미니언 시리즈를 살펴봅니다

202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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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 만들기 게임의 선구자, 그 시리즈는 계속된다

만 14세 이상│2-4명│30분

 

 

 
손에 든 액션 카드를 사용해 액션을 수행하고, 가지고 있는 재물 카드 등을 사용해 원하는 것을 구입한다. 남은 카드와 구입한 카드 등을 정리한 뒤 새롭게 카드를 뽑아 손에 든다. 

 

 

 

이렇게 간단한 규칙으로 2008년 에센 슈필에서 처음 선보인 뒤 단숨에 화제작으로 오른 작품이 바로 ⟨도미니언⟩입니다.

 

이듬해인 2009년 프랑스 칸 국제 게임 축제에서 황금의 에이스 상 후보작에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독일 올해의 보드게임상 수상, 독일 게임상 수상, 골든긱 3부문 수상 등 전 세계의 온갖 보드게임 상을 휩쓸었습니다.  

 

 

 

도미니언은 카드 게임이다. 대부분의 구성물이 카드로 되어 있어서, 모든 시리즈가 카드를 이름별로 정리하게끔 트레이가 잘 구성되어 있다.

 

 

 

각 플레이어는 카드로 이뤄진 자신의 왕국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게임을 시작할 때는 모두가 동일한 카드로 구성된 카드 더미를 각자 하나씩 가지고 시작하는데, 게임을 해 나가면서 어떤 카드를 구입하는가에 따라 덱의 성격과 전략적 방향이 플레이어마다 달라집니다.

 

카드 사이의 능력 조합을 어떻게 사용할지, 카드 사이의 주와 부를 어떻게 정할지, 어느 타이밍에 승점 카드를 구입할 건지 등 전략적 선택지가 방대해 자기만의 전략을 완성해 가는 재미가 상당합니다.

 

 

 

⟨도미니언⟩은 수많은 보드게임 작가와 보드게임 퍼블리셔에게도 충격을 선사했고, ⟨도미니언⟩의 게임 방법을 차용한 게임이 줄을 이었습니다. 단순히 상업적으로 성공한 보드게임 하나의 탄생 정도가 아니라 '덱 만들기' 게임이란 장르의 탄생이었죠.

 

이 덱 만들기 게임은 2009년 무렵의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 발전하게 되었고, 오늘날에도 이러한 게임들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게임의 핵심은 승점을 모으는 것이다. 그러나 승점 카드에는 기능이 없기 때문에 초반에 모으다가는 덱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도미니언⟩의 위상을 이야기하자면, ⟨스플렌더⟩를 재미있게 즐긴 분에게 다음 단계로 권할 만합니다. 규칙이 쉬우면서도 매 게임마다 변화를 주기가 매우 쉬워 리플레이성도 상당하죠. 장르를 연 게임인 만큼 보드게임을 제대로 즐겨보려는 분이라면 필수로 권할 게임이기도 합니다. 

 

간결하게 정제된 규칙을 지녔다는 점은 변주의 가능성이 많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기본판만으로 뛰어난 리플레이성을 지니긴 했으나 팬들은 ⟨도미니언⟩을 계속해서 새롭게 즐기길 원했습니다. 

 

바카리노 작가에게도 상당히 많은 아이디어가 있었는데, ⟨도미니언⟩ 기본판에서는 그중 일부만을 골라서 정제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확장의 아이디어가 넘쳐났고, 그것들이 하나둘 새롭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도미니언⟩의 확장은 지금까지도 방대하게 나왔지만, 작가는 지치지 않는 열의로 2024년까지도 계속해서 새로운 확장을 선보이며 팬들을 기쁘게 하고 있습니다. 

 

⟨도미니언⟩ 기본판과 더불어, 현재까지 출시된 수많은 확장 중 한국어판이 출시된 확장의 특징을 하나씩 짚어 봅니다. 

 

 


 

 

도미니언

 

 

재물, 승점(사유지, 공작령, 속주 등), 왕국(액션, 반응 등), 저주 등 다양한 속성을 지닌 카드들이 있습니다. 각 게임에서는 26종의 왕국 카드 중에서 무작위로 10종류를 골라 사용하며, 이 10종류의 카드를 적절히 구매해 자기 덱을 만들어 갑니다. 

 

게임의 주요 목표는 승점 카드를 구매해 점수를 얻는 것입니다. 승점 카드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돈을 얻어야 하는데, 차례 동안 사용한 왕국 카드로 얻는 돈은 차례가 끝나면 모두 사라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높은 승점을 주는 대신 구매 비용이 높은 승점 카드를 얻으려면 한 차례 동안 충분히 많은 돈을 얻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손에 카드가 많아야 하고, 덱에서 카드를 많이 뽑는 것도 필요하며, 손의 카드를 사용하게 할 액션도 많을수록 좋습니다. 그래서 도미니언의 많은 카드가 카드를 구입하게 하거나, 액션 개수를 늘려 주거나, 돈 보너스를 주거나, 덱의 카드를 뽑게 하는 능력을 지녔습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해 주거나 덱을 순환하게 만들어 주는 것을 기본으로, 이후부터 이어질 장대한 ⟨도미니언⟩ 역사의 시작을 열었습니다.

 

 

작가 일지 - 도미니언 2판 읽어보기 (클릭)

 

 


 

 

장막 뒤의 사람들

 

 

2009년, ⟨도미니언⟩의 첫 번째 확장인 ⟨장막 뒤의 사람들⟩과 두 번째 확장인 ⟨정복자의 바다⟩가 연이어 출시됩니다. ⟨도미니언⟩이 출시된 바로 이듬해에 2개 확장이 나올 수 있을 정도로 이미 구상이 충분히 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죠.

 

기본판에 있는 왕국 카드들보다 좀 더 복잡하고 복합적인 효과를 지닌 카드가 추가되었습니다. 기본판으로 입문한 후에 좀 더 전략적이고 복잡한 상황을 원하는 플레이어를 대상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복잡성이 늘어난 카드를 이용해 음모와 모략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죠.

 

 

 

 

 

 

액션 카드이자 승점 카드인 '제분소', 재물 카드이자 승점 카드인 '하렘' 등 두 가지 속성을 결합한 카드가 처음 소개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승점 카드는 게임의 승부를 가르는 승점을 제공하지만 게임이 진행되는 중에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기에 승점 카드를 구매할수록 덱 효율이 낮아지는 딜레마를 겪게 됩니다. 그런데 승점 카드에 다른 속성이 결합되면서, 승점을 초중반부터 얻어도 덱 효율을 너무 떨어뜨리지 않게도 되었습니다.
 

⟨장막 뒤의 사람들⟩은 2016년에 2판이 출시되었습니다. 그동안 선호도가 낮은 것이 확인된 카드 6종이 제거되고 좀 더 균형 잡힌 카드 7종이 추가되면서 짜임새 있는 확장으로 변화했습니다. 그러면서 왕국 카드도 25종에서 26종으로 살짝 늘어났습니다. 

 

 

작가 일지 - 도미니언 장막 뒤의 사람들 카드 읽어보기 (클릭)

 

 


 

 

정복자의 바다

 

 

바다를 통해 더 넓은 곳으로 뻗어 나가는 걸 그린 ⟨정복자의 바다⟩는 ⟨장막 뒤의 사람들⟩에 이어 나온 확장입니다. 왕국 카드는 역시 26종이며, 처음으로 금속 동전이 소개된 확장입니다.

 

요즘에는 별매품 형태로 금속 동전을 사용하는 보드게임이 많아졌지만, 2009년 당시만 하더라도 게임에 금속 동전이 들어 있다는 것만으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다음 차례에도 부가적인 능력을 제공하는 지속 속성의 액션 카드가 처음 등장했습니다. 일반적인 액션 카드처럼 사용한 차례에 표시된 효과를 발휘한 다음, 정리 단계에 버린 카드 더미로 가지 않고 옆으로 치워집니다.

 

그러고 나서 다음 차례가 시작될 때 추가적인 효과가 발휘된 뒤 그 차례의 정리 단계에 버린 카드 더미에 놓입니다. 예를 들어, '어촌'은 사용한 차례에는 액션 2번과 돈 1을 추가해 주며, 그다음 차례가 시작될 때 액션 1번과 돈 1을 추가해 줍니다.  

 

지속 속성으로 인해 동시에 여러 효과가 발생하게 되었기에 이들 효과의 처리 순서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관한 타이밍 규칙이 생겼습니다. 또한 어느 차례에 사용된 카드인지 구분하기 위해 지속 속성 카드를 다른 액션 카드나 재물 카드보다 윗줄에 놓는다는 규칙도 생겼습니다.

 

 

▶ 작가 일지 - 도미니언 정복자의 바다 카드 읽어보기 (클릭)

 

 


 

 

위대한 제국

 

 

플레이어가 작은 왕국이 아니라 위대한 제국을 경영하는 황제를 노리는 위치에 올라섰다는 선언으로 시작되는 ⟨위대한 제국⟩은 ⟨도미니언⟩의 10번째 확장입니다. 앞선 두 확장이 발매된 지 제법 시간이 지난 2016년에 처음 발매되었습니다.

 

바카리노 작가는 직전 확장인 ⟨모험⟩을 만들 때부터 확장 개발이 새로운 경지에 들어섰다고 생각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위대한 제국⟩은 바로 그 직후에 만들어진 확장입니다. 말하자면 작가의 솜씨가 한층 무르익은 시점에서 개발되었습니다.

 

게임에 새로운 승점 규칙을 추가하는 ‘랜드마크’가 등장해 카드에 표시된 조건에 따라 추가로 승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바카리노 작가는 랜드마크와 이벤트를 합쳐 2장까지만 사용할 것을 권하지만 강제적인 규칙은 아니기에 원한다면 더 많은 랜드마크를 사용해 볼 수도 있습니다.

 

 

 

 

 

 

‘빚’은 ⟨위대한 제국⟩에서 가장 재미있는 개념입니다. 돈을 소비하지 않고서 그 대신 빚을 떠안고 외상으로 구입할 수 있는 카드가 추가되었으며, 이런 카드에는 일반적인 재물 표시가 아닌 빚 토큰 모양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카드를 구매할 때 표시된 숫자만큼 빚 토큰을 가져온 다음, 이를 재물로 갚아 나가야 합니다. 빚 토큰이 남아 있는 동안에는 왕국 카드나 이벤트를 구입할 수 없지만, 재화가 모자란 상태에서도 강력한 카드를 빠르게 가져와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도미니언의 각 왕국 카드 더미는 한 종류의 카드로만 이루어졌는데, ⟨위대한 제국⟩에서 처음으로 여러 종류의 카드로 이뤄진 왕국 카드 더미가 등장했습니다.

 

보통 5장씩 2종류로 이뤄진 10장짜리 카드 더미 형태로, 비용이 낮은 카드가 위, 비싼 카드가 아래에 놓입니다. 이로 인해 게임의 진행 정도에 맞춰 약한 카드가 사라지고 강한 카드가 새롭게 등장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납니다.

 

 

 

이렇듯 ⟨위대한 제국⟩ 확장은 그전까지 확장이 9개나 나왔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아이디어가 구현되었습니다.

 

 


 

 

굳건한 동맹

 

 

2022년에 출시된 ⟨굳건한 동맹⟩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기승이던 2020년부터 개발을 시작했고, 전염병이 거세짐에 따라 바카리노 작가가 게임 개발 작업을 중단했다가 자기 딸과 게임을 즐기면서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시도해 만든 확장입니다. 

 

새롭게 등장한 23가지 동맹 카드는 마찬가지로 새롭게 등장한 연락 속성의 왕국 카드와 함께 사용됩니다. 동맹 카드에 명시된 특수 능력은 연락 속성 카드가 제공하는 호의라는 일종의 자원을 소비하여 활용할 수 있습니다. 호의를 얻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효과가 생긴 것입니다.

 

 

 

 

 

 

⟨위대한 제국⟩에서 한발 더 나아가, 무려 카드 4종으로 구성된 왕국 카드 더미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 안에는 순환이라는 능력이 있는 카드가 포함됩니다. 이 카드로 더미를 순환시키면 현재 더미 맨 위에 놓인 카드와 그 사본들을 모두 더미 맨 아래로 보내어, 그 아래에 있던 새로운 카드가 드러나게 만듭니다. 이로 인해 공급처의 카드는 물론 덱의 구성도 굉장히 다채롭게 됩니다.

 

 


 

 

르네상스의 도래

 

 

눈부신 황금기를 배경으로 하여 도미니언의 세계를 더욱 넓혀 주는 ⟨르네상스의 도래⟩는 ⟨도미니언⟩의 12번째 확장입니다. 이 확장에는 동전 토큰과 주민 토큰이 들어 있어, 보너스로 얻은 돈과 액션을 비축했다가 필요한 때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 카드는 총 20장으로 ⟨굳건한 동맹⟩의 동맹 카드와 비슷합니다. 동맹 카드가 호의를 소비하여 활용하는 것이라면, 프로젝트 카드는 돈을 비용으로 지불하는 겁니다. 비용을 지불하면 자기 큐브를 올려놓고서 프로젝트의 능력을 보유하게 됩니다.

 

 

 

 

 

 

공예품 카드는 총 5장 있습니다. 특정 왕국 카드의 능력에 따라 그 능력에서 지시하는 공예품을 얻게 되며, 각 공예품에도 능력이 있습니다. 공예품의 능력은 보유하고 있는 동안 효력이 있으나, 다른 플레이어가 왕국 카드의 능력 등을 사용해 공예품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 카드나 동맹 카드가 누구든 비용만 지불하면 사용할 수 있는 것이었다면, 공예품은 뺏고 뺏기는 요소인 것입니다.

 

 

▶ 작가 일지 - 도미니언 르네상스의 도 카드 읽어보기 (클릭)

 


 

 

지금까지 도미니언 시리즈의 특징을 쭉 훑어봤습니다. 확장 하나를 더할 때마다 늘어나는 카드 종류가 비약적으로 많다 보니, 각 규칙서의 맨 마지막 페이지에는 해당 게임을 다른 확장 및 기본판과 함께 쓸 때의 추천 조합들이 나와 있습니다.

 

모든 확장을 구매한다면 추천 조합만 해도 정말 방대하게 즐기는 느낌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니 각 확장을 구매하면 우선은 추천 조합에 따라 즐겨 보고 나서 원하는 대로 다양한 조합을 시도해 보면 되겠습니다.

 

방대한 선택지 속에서 자유로운 조합으로 최상의 전략을 찾아내는 매력이 ⟨도미니언⟩의 가장 강력한 힘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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