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웃으며 행복을 쌓아가는 인생 우화
울고 웃으며 행복을 쌓아가는 인생 우화
만 8세 이상 | 2~4명 | 30~60분
인생의 여정을 보드게임으로 구현한 새로운 게임이 나왔다. 직업을 얻고, 살다 보면 결혼도 하고 이혼도 하며, 집을 사고 자녀가 생기고 반려동물을 들인다. 직장을 옮기기도 하고, 승진도 하지만 강등이 되는 불행이 찾아오기도 한다.
이게 정말로 보드게임에서 가능하냐고 묻는다면, 바로 이 게임, <왓 이프 마이 라이프>를 즐겨볼 때다. 이 게임의 메커니즘을 잘 살펴보면 이 게임이 인생을 어떻게 표현했는가를 알 수 있는데, 그 관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기본적으로는 주사위를 굴려 칸을 이동하고, 도착한 칸의 내용을 적용하며 진행하는 게임이다. 그러한 칸 중에는 성취 칸, 결혼 칸, 이혼 위기 칸, 자녀 칸, 반려동물 칸 등등이 있다. 그리고 각 칸에 도달하면 그 칸에 해당하는 효과를 적용하면 된다. 기본 규칙은 매우 간단하다.
주사위 굴림이라고 하면 운의 지배를 절대적으로 받는 게임이 될 것 같으나, 이 게임에서는 우리에게 일정한 범주에서 선택권이 주어진다. 플레이어는 번갈아 가며 차례를 갖는데, 차례인 사람이 주사위를 굴리면 그 차례 동안 모두가 각자의 행동을 하는 방식이다.
3개의 주사위를 굴려 4가 제외되었다. 이제 각자 1과 6중 하나를 골라서 자기 말을 움직이게 된다. 파랑은 1칸을 가면 배우자를 얻을 것이고, 6칸을 가면 일반 이벤트 칸에 도착한다. 그 뒤에는 차례인 사람이 1과 6중에 하나를 뺄 것이므로, 자기 인생이 어떻게 흘러갈지 대강의 예상을 하고서 선택을 하게 된다.
자기 차례인 사람은 주사위 3개를 굴려서 그중 1개를 제외한다. 모든 플레이어는 남은 2개의 주사위 중 하나를 각자 골라 그 칸수만큼 이동하고 도착한 칸의 효과를 처리한다.
그러고 나면, 차례인 사람은 남은 주사위 2개 중 1개를 더 제외한다. 이제 마지막 남은 주사위 눈만큼 모두가 자기 말을 이동하고 나서 도착한 칸의 효과를 처리한다.
그러므로, 자기 차례가 아닌 사람들은 남은 주사위 2개를 보고 어느 칸의 효과를 처리하게 될지를 예상하게 된다. 첫 번째 선택은 비교적 능동적이지만, 두 번째 선택은 운명처럼 떨어질 것이다.
반면 차례를 진행하는 사람은 3개의 주사위에서 1개를 제외할 때부터 자기가 더 주체적이 된다. 그러므로 모든 플레이어는 인생의 주도권을 잡을 때와 흐름에 따라갈 때를 번갈아가며 경험한다.
인생에서 만나는 온갖가지 사건과 인연을 겪을 수 있다. 약간 비현실적인 것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어떤 느낌을 살린 건지 바로 알 수 있다.
특수한 칸에 도착하면 인생의 중요한 사건이 생긴다.
성취 칸에 도착하면 자기 직업 카드를 반시계 방향으로 90도 회전시킨다. 매 차례 끝에 받는 돈과 행복의 양이 승진에 영향을 받는다. 반대로 부진 칸에 도착하면 시계 방향으로 90도 회전시킨다.
배우자가 없는데 배우자 칸에 도착하면 결혼을 하며, 배우자 카드를 무작위로 뽑는다. 그 배우자는 나의 직업을 좋아할 수도 있고 싫어할 수도 있으며, 그에 따라 행복을 얻거나 잃는다.
자녀 칸에서는 자녀 카드를 역시 무작위로 뽑는다. 자녀는 내가 매 차례 돈을 내서 부양하면 행복을 얻게 하고, 그러지 못하면 행복을 잃게 한다.
집 칸에서는 집 카드를 뽑아서 나온 집을 돈을 주고 살 수 있다. 집에는 행복과 연계된 다양한 조건이 있으므로, 자기 상황에 따라 사고 말고를 결정할 수도 있다.
이벤트는 직업에 따라 서로 다르다. 밝은색 면에서는 좋은 일이 주로 생기고, 어두운색 면에서는 주로 험궂은 일이 생긴다.
위와 같은 특수한 칸을 제외한 칸에 도착하면 이벤트 카드를 뽑게 된다.
각 플레이어는 하나의 원형 경로를 계속 맴돌게 되어 있는데, 한 경로는 3가지 구간으로 나뉘어 있다. 초록색 구간에서는 무난한 이벤트가 발생한다.
그 직업군의 밝은색 구간에서는 이벤트 카드에서 좋은 일들이 생기고, 어두운색 구간에서는 이벤트 카드에서 좋지 못한 일이 생긴다. 특수 칸의 배치도 밝은색 구간에서는 성취, 집 사기, 결혼 등이 있고, 어두운색 구간에는 부진, 이혼, 반려동물 사망 등의 칸이 배치되어 있다.
어느 칸에 도착했을 때 조건이 맞지 않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수는 있으나, 기본적으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칸은 없다. 그야말로 매일매일 새로운 일이 생기고 희로애락이 교차하는 것이다.
가장 먼저 행복 점수 50칸에 도달한 사람이 이번 게임의 승자가 된다.
누군가가 행복 점수 50점에 도달하면 게임이 끝난다. 그래서 각자가 인생에서 얻어야 하는 것은 행복이지만, 그러한 행복을 얻기 위해 많은 곳에서 돈이 요구되기 때문에 돈을 얻는 데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나쁜 이벤트는 대체로 이러한 돈을 잃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 이벤트를 겪으면 기분이 좋을 수야 없겠지만, 이벤트 카드의 효과를 적용할 수만 있다면(잃을 만큼 돈이 충분히 있는 등) 카드 우측 하단에 표시된 기호 하나를 자기 시트에 표시한다.
한 기호를 3개 이상 모으면, 즉 유사한 인생 경험이 여러 번 쌓이면 혜택을 하나 받게 된다. 삶 속의 경험이 좋든 나쁘든 간에 사람은 무언가는 배우게 된다는 걸 이 게임은 아주 간결하게 표현했다.
행복을 얻거나 잃는 조절을 위해 우리는 선택을 하게 된다. 내 직업이 사업가인데 내 배우자가 사업가인 내 직업을 좋아하지 않아서 매 차례 행복을 잃게 된다면, 직업을 바꿀 고민을 할 수도 있고 이혼 칸에 도달해서 배우자와 이혼하는 것을 고려할 수도 있다.
간단한 수준이지만 나에게 선택권은 어느 정도 주어져 있다. 물론 이것도 주사위 굴림이 잘 나와줘야만 한다. 인생에서의 중요한 결정도 운때가 맞아야 잘 풀리는 것처럼 말이다.
배우자, 집, 자녀, 동물,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나의 인생에 있어 행복의 크기를 결정한다.
여태 여러 문단에서 이 게임이 우리에게 우화적으로 들려주는 인생의 모습을 언급했다. 그렇게 보면 자녀와 함께 즐기기에도 참 괜찮은 게임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와는 별개로 어른끼리도 굉장히 즐겁게 게임을 할 수 있다. 정말로 대리 인생 경험이라도 하듯이 몰입할 수 있다. 각자 자기 삶을 살아오면서 인생에 대한 나름의 깨달음이 생긴 한 사람으로서, 이 게임 속 각 요소에 자기만의 가치를 녹여서 게임을 즐겨 보면 느낌이 색다를 것이다.
말 그대로 “왓 이프 마이 라이프”, “만약에 내 삶이 이랬다면”으로 말이다.
뜻대로 풀리지 않는 삶을 경험했더라도 너무 상심하지 않아도 된다. 이 게임은 얼마든 새롭게 도전하고 새로운 길을 따라 걸어볼 수 있으니까. 운명이 좀 더 우호적인 날도 있을 테니까.
그리고 어떤 인생을 살았든, 그것을 게임 시트에 충실히 적어 보길 권한다. 어떤 이름으로 어떤 직업을 얻어서, 어떤 집에서 어떤 가족을 만들어서 살았는지. 그 시트에 남은 기록이야말로 이 게임의 목표인 행복 점수 50점보다 더 값진 것이 될 만하다.
글: 신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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