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방가!

기회가 오면 놓치지 말고 외치세요 "카방가!"

2024-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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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가 오면 놓치지 말고 외치세요 "카방가!"

 

만 8세 이상 | 3~6명 | 20분

 

 

국민 보드게임 <할리갈리>의 명가 아미고(Amigo) 사는 지금껏 그야말로 다양한 게임을 다수 출시해 왔는데, 아미고 게임이라고 하면 어쩐지 카드게임이 먼저 떠오른다. 아주 작고 날렵한 상자 안에 간단하지만 짜임새 있는 규칙으로 다양한 상황이 연출되는 훌륭한 카드게임 중에 아미고 게임이 참 많다.

 

<젝스님트>, <보난자>, <달무티>, <위자드>, <크라스 카리어트>, <라마>, <로보77>, <사보타지> 등, 이렇게 다양한 카드게임을 지치지도 않고 계속 선보인 아미고가 또 다른 카드게임을 들고 찾아왔다. 바로 <카방가!>이다.

 

 

게임이 끝날 때, 손에 남은 카드의 숫자 아래 있는 점 개수가 자기 총 감점이 된다.

 

 

궁극적인 목표는 감점을 적게 받는 것이다. 누군가가 손의 카드를 비우면 게임이 끝나고, 그때 손에 남은 카드로 감점을 받으므로, 손을 비우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플레이어는 자기 차례가 되면 카드 1장을 낸다. 그 카드의 숫자와 그 줄의 다른 더미 숫자 사이의 카드를 손에 들고 있는 다른 플레이어는 이때를 놓치지 않고 “카방가!”를 외치며 손에서 카드를 버린다. 카드를 낸 플레이어는 남들이 버린 카드 장수만큼 새로 카드를 뽑아야 한다.

 

그러니, “카방가!”란 외치는 사람 입장에서는 손의 카드를 버리는 것과 동시에 게임을 끝내려는 상대를 방해하는 적극적인 행위가 된다.

 

 

남의 차례에 "카방가!"를 외칠 만반의 준비를 하게 된다.

 

 

자기 차례에는 낼 수 있는 카드는 겨우 1장뿐이며, 이 카드를 잘못 내면 도리어 손의 카드 장수가 늘어나 버리고 만다. 손의 카드를 잘 비우려면 남의 차례에 그 사람이 내는 카드를 보고 자기 카드를 최대한 처리해야 한다. 다음번 자기 차례가 돌아올 때까지 자기 손의 카드를 낼 수 있을지를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이 게임은 다른 플레이어의 차례에 특히 집중할 수밖에 없는 게임이다. 

 

 

자기 차례는 철저한 방어의 시간이어서, 카드를 내려놓는 데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 물론 처음에는 손에 카드 장수가 많아서 선택지도 많으니, 간격이 크게 나지 않게끔 카드를 내기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손의 카드 장수가 줄어들면 줄어들수록, 손에서 카드를 고를 선택지가 적어진다.

 

특히 마지막 카드 1장은 낼 수 있는 줄의 두 더미 중 어느 더미에 내더라도 차이가 크게 벌어져 버리기 쉽다. 자기 차례에 마지막 1장을 내서 손이 일시적으로 비더라도 남들이 “카방가!”를 외쳐서 카드를 받게 되면 게임을 끝내지 못한다.

 

 

누군가가 노란색 6을 냈고, 이로써 노란색 7부터 11까지의 카드를 든 사람은 "카방가!"를 외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차례에 “카방가!”를 외치면서 내 손의 카드를 버릴 때, 그 사람이 낸 카드와 숫자가 얼마 차이 나지 않는 카드는 그냥 가지고 있는 편이 나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상대가 노란색 6을 냈고 노란색 가로줄에서 보이는 두 숫자가 6과 12라고 하자. 내 손에 노란색 8과 노란색 9가 있다면 이 경우에 두 장 다 버릴 수도 있지만, 노란색 8을 일부러 남겨 놓는 것이다. 그러면 다음번 내 차례가 돌아오기 전까지 게임판에 노란색 6이 남아 있는 한 노란색 7을 내면서 비교적 안전하게 넘어갈 수도 있다. 

 

그러나 이건 선택의 여지가 있다. 노란색 6을 남기는 쪽이 다음번 내 차례에 “카방가!”를 적게 당하는 길일 수도 있지만, 그 전에 누군가가 게임을 끝내 버리면 노란색 6도 내 벌점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이 게임의 핵심 재미는 뭐니 뭐니 해도, 누군가의 차례에 여기저기서 “카방가!”라는 외침이 익살스레 들려오고, 카드가 서너 장씩 튀어나오는 것이다. 당하는 사람이야 약 오르는 일이지만, 손 비우기를 방해당한 사람으로서 복수를 하기는 좀 더 쉬워진 거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니 마지막까지 서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 된다.

 

 

이렇게 두 더미의 숫자 사이에 간격이 없으면 아무도 카드를 낼 수 없으므로 방어에 성공하는 것이다.

 

 

<젝스님트>에서 결국 누군가가 카드를 우르르 받게 될 때 웃음이 터지는 것처럼, <라마>에서 손에 들린 카드 중에 낼 카드가 없어서 벌점 카드만 계속 받게 되는 사람을 보며 웃는 것처럼, 이 게임도 누군가의 불운이 즐거움을 만드는 파티게임 류이다. 그 불운이 대단히 일시적이며, 그 사람에게 큰 악영향을 끼치지 않기에 우리는 게임에서의 불운을 가볍게 웃어 넘길 수 있다.

 

<카방가!>에서는 한술 더 떠, 남에게 불운을 주는 주체가 된다. 좀 더 적극적으로 상대를 곤경에 몰아넣고, 내가 당한 것을 돌려주며 밀고 당긴다. “카방가!”를 외칠 타이밍이 온다면 적극적으로 외치자. 팽팽하게 이어지던 긴장감이 와르르 해소되고 익살스러운 웃음이 터져 나올 기회니까.

 

 

글: 신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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