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드리치 호러의 이모저모를 낱낱이 뜯어 봅니다
<엘드리치 호러> 확장을 기쁘게 반길 오랜 팬들도 적지 않겠지만, 출시 간격이 긴 그 사이 게임에 호기심이 생긴 분도 있을 겁니다. 이번 <엘드리치 호러> 기획에서는 아직 잘 모를 만한 분들부터 팬까지 아우르는 콘텐츠를 4파트로 준비했습니다.
1부
Part 1. 엘드리치 호러 Q&A 이 게임을 아직 잘 모르는 분을 위해 간단히 소개드립니다.
Part 2. 시리즈 특징 정리 본판부터 확장까지 특징을 짚어 드립니다.
2부
Part 3. 고대의 존재와 조사자 데이터 정리 ⟨엘드리치 호러⟩ 시리즈에 등장하는 고대의 존재의 난이도, 그리고 추천 조사자를 알려드립니다.
Part 4. 아컴호러 파일즈 게임 체크 판타지플라이트게임즈 사에서 그동안 출시되었던 크툴루 신화 관련 게임들을 정리합니다. |
Part 1. 엘드리치 호러 Q&A
엘드리치 호러에 관해 아직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한 정보 몇 가지를 정리해 봅니다.
뭘 하는 게임인 거예요?
인류보다 더 이전에 이 우주를 장악해 온 미지의 존재들이 있습니다. 지상의 어딘가에서, 또는 우주에서, 또는 다른 시간이나 차원에 있던 이들이 우리 세계를 위협합니다. 인류의 파멸이라는 거대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플레이어가 각자 조사자를 하나씩 맡아 위기를 해결해야 합니다.
그럼 협력 게임인 거네요?
그렇죠. ⟨에이언즈 엔드⟩나 ⟨팬데믹⟩ 시리즈 등과 비슷하게 생각하면 됩니다. 각자 자기 캐릭터 하나를 맡고, 고대의 존재 하나가 고유한 하나의 시나리오가 됩니다. 라운드가 지날 때마다 파멸 트랙이 전진하는데요. 그게 0이 되면 고대의 존재가 깨어나고, 게임이 거의 절망적인 상황으로 갑니다. 고대의 존재가 깨어나기 전후로 각각 승리 조건이 있는데, 그 승리 조건을 달성하면 됩니다. 제한 시간 안에 시나리오를 클리어해야 한다는 점에서 여느 협력 게임과 비슷하죠.
규칙이 많이 복잡한가요?
큰 틀에서의 규칙은 복잡하지 않다는 게 장점입니다. 한 라운드는 행동 단계 → 조우 단계 → 신화 단계 순으로 진행되는데요, 행동 단계에는 돌아가면서 자기 조사자를 원하는 장소로 이동시키고, 휴식으로 체력과 정신력을 회복한다거나 다른 조사자와 교환을 한다거나 상점에서 템을 갖춘다거나 합니다. 조우 단계가 되면 자기 위치에서 벌어지는 사건 하나를 해결하게 돼요. 그리고 신화 단계가 되면 세상이 점점 위험해지죠. ㅎ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게임이 진행됩니다.
‘큰 틀에서’라고 하는 건…
자잘한 규칙이 제법 있습니다. 모든 카드가 저마다의 조건과 세부 규칙을 담고 있거든요. 그래도, 큰 규칙을 이해한 뒤에 게임을 시작하고 나서, 카드나 게임판 구성물에서 어떤 내용이 나올 때마다 참조 안내서를 보면서 하나씩 익혀 가기에 어려움은 없어요.
RPG 스타일이라던데 캐릭터가 레벨업을 하나요?
레벨업 시스템은 아니고, 능력치를 강화하거나 아이템을 얻어서 캐릭터를 보완하게 됩니다. 이런 것들은 대부분 조우 단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해결하다 보면 얻어요. 소지 장수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점점 캐릭터가 강해지는데, 그러는 동안 게임 상황도 점점 악화되기 때문에 조사자가 지나치게 강해진다는 등의 문제는 생기지 않아요.
다른 협력 게임과 다른 이 게임의 매력이 있나요?
내 캐릭터를 키워 가는 RPG 스타일인 만큼 자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커지고, 조우 단계에서의 사건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벌어지는지 이야기가 매번 적혀 있기 때문에 상황 몰입이 잘 돼요. 그리고 지금 내가 받은 부상이 나중에 가서 악화된다든지, 방치해 둔 적이 뒤늦게 큰 문제를 야기한다든지 하는 ‘응보’라는 요소가 특징이고요.
1명부터 무려 8명까지 즐길 수 있다는데요?
그렇습니다. 권장 인원은 2명과 4명입니다. 홀수 인원에서는 게임이 좀 어려워집니다. 이 게임은 일부 요소를 ‘조사자 수의 절반’으로 계산하게끔 하는데, 플레이어에게 유리한 것들은 버림으로, 플레이어에게 불리한 것은 올림으로 계산하게 하거든요. (예: ‘조사자 수의 절반만큼 단서를 모아서 버립니다’라고 할 경우, 3명도 4명도 단서를 2개 모아서 버려야 합니다.) 그래서 혼자 하더라도 조사자 2명에 2명 규칙으로 하는 걸 추천합니다.
이기기는 어렵나요?
어려운 편입니다. 모름지기 협력 게임은 쉬우면 흥미가 잘 안 생긴다, 도전적인 게 좋다, 하는 사람들에게 확실히 더 잘 맞겠죠? 매 사건에서 성공의 보상도 꽤 괜찮지만 실패의 시련도 상당히 강한 편입니다. 이기더라도 아주 힘겨운 승리를 거두는 경우가 많아서, 그 힘든 순간을 극복했다는 쾌감을 확실하게 챙겨주죠.
어떤 게임을 해 봤다면 이 게임이 할 만한가요?
⟨팬데믹⟩보다는 아무래도 규칙 면에서 더 어려운 게임인 건 분명하고, ⟨에이언즈 엔드⟩와 비교한다면 큰 틀에서의 규칙은 조금 더 쉬운 편이고 세부 규칙이 조금 더 많은 수준입니다. 이기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세세한 규칙들이 얼마나 복잡하게 겹치는가를 ‘게임을 익히는 난이도’에 포함시키지 않는다면, 사실상 ⟨윙스팬⟩ 정도를 즐길 수만 있어도 이 게임은 할 만할 겁니다.
Part 2. 시리즈 특징 정리
⟨엘드리치 호러⟩는 영문판 기준으로 기본판이 하나, 확장이 8종이 나왔습니다. 모든 확장은 반드시 기본판이 있어야 즐길 수 있습니다. 즉, ‘확장’이라는 표현 그대로 기본판의 볼륨을 올려 주는 것들입니다. 이 중 이번에 출시되는 확장 3종까지 하면 한국어판은 확장 6종이 출시되는 것입니다. 이 각각에 관해 특징을 간단히 알려드립니다.
각 확장 소개에는 고대의 존재별 난이도와 함께 승률 높은 조사자를 적어 두었습니다. 유저 플레이 데이터를 종합하여 만들어진 자료이나, 변수들이 있기 때문에 아주 객관적인 자료라 보긴 어렵습니다. 그래도 기본판 및 확장을 즐길 때 참고하기에는 나쁘지 않아 간단히 적어 두었습니다. 이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Part 3을 참고하세요.
EH01 엘드리치 호러 (기본판)
고대의 존재 어려움 순위
(시리즈 전체, %=승률)
크툴루(1위): 44%
아자토스(3위): 53%
슈브 니구라스(4위): 55%
요그소토스(9위): 63%
승률 높은 조사자 top4 (%=승률)
재클린 파인: 62%
찰리 케인: 61%
다이애나 스탠리: 54%
릴리 첸: 54%
선택 가능한 시나리오로서 고대의 존재가 4종, 선택 가능한 캐릭터로서 조사자가 12명 들어 있습니다. 기본 규칙과 참조 안내서가 동봉되어 있고요. 어떤 확장에서든 함께 사용할 게임판이 가장 중요한 구성물이라 하겠습니다. 게임에 사용되는 각종 카드 및 토큰들도 기본판에 충실하게 들어 있고요.
이 이후로 출시된 확장은 홀수 번호가 기본판과 같은 큰 크기의 확장이고, 짝수 번호가 작은 크기의 확장입니다. 고대의 존재는 큰 확장에서 2종, 작은 확장에서 1종이 추가되며, 조사자는 큰 확장에서 8명, 작은 확장에서 4명이 추가됩니다. 또한 한국어판으로 출시되는 모든 큰 확장에는 특정 시나리오에서 사용하는 보조 게임판이 등장해 더욱 넓은 지역을 모험하게끔 해 줍니다.
EH02 버림받은 지식 확장
고대의 존재 어려움 순위
(시리즈 전체, %=승률)
이그(2위): 47%
기본판에 포함된 거의 모든 카드를 양적으로 방대하게 늘려 줍니다. 특히 기본판 고대의 존재 4종과 관련된 카드들이 기본판에 든 만큼 들어 있어, 기본판의 볼륨을 딱 2배로 늘려 주죠. 이 확장에 등장하는 고대의 존재 ‘이그’와 이후 확장의 모든 고대의 존재 관련 카드 및 새로운 장소 조우 등이, 기본판과 이 확장의 카드를 합친 만큼 제공됩니다. 그래서 팬들 사이에서는 이 확장까지 더해야 ⟨엘드리치 호러⟩ 기본판이 다 갖춰진 것이라고 평가받는 필구 확장입니다. 소위 찍먹을 한다고 해도, 여기까지는 같이 섞어서 즐겨야 제대로 찍먹이라고 보는 게 맞죠.
모든 확장 중 유일하게 조사자가 들어 있지 않은 확장입니다. 기본판에 12명의 조사자를 넣었기 때문인 듯합니다. 큰 확장 하나와 작은 확장 하나를 묶음으로 구성해 볼 경우에 조사자가 12명이거든요. 이것 역시 기본판의 나머지 반쪽이라는 평가의 주요 요인이기도 합니다.
EH03 광기의 산맥 확장
고대의 존재 어려움 순위
(시리즈 전체, %=승률)
이타쿠아(11위): 68%
옛것의 재림(15위): 75%
승률 높은 조사자 top3 (%=승률)
우르술라 다운즈: 67%
데이지 워커: 67%
조지 바너비: 54%
남극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가 주축으로, 남극 확장 게임판이 추가됩니다. 이후 확장들에서 추가되는 새로운 요소들이 이 확장에서 처음 등장합니다. 그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EH04 기이한 잔재 확장
고대의 존재 어려움 순위
(시리즈 전체, %=승률)
대정렬(5위): 58%
승률 높은 조사자 top2 (%=승률)
스키즈 오 툴: 63%
마리 램부: 62%
고대의 존재 ‘대정렬’이 꽤 독특합니다. 팬들이 낸 승률 데이터에 따르면, 파멸 트랙이 0칸으로 존재해 고대의 존재가 깨어나는 확률이 무려 97%라고 합니다. 그래도 승률로 보면 승이 58%로 나오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에서 마침내 승리를 거두는 그런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를 기대해 볼 수 있죠. 그밖의 새로운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EH05 피라미드 아래서 확장
고대의 존재 어려움 순위
(시리즈 전체, %=승률)
네프렌 카(12위): 70%
압호스(14위): 74%
승률 높은 조사자 top3 (%=승률)
민 티 판: 68%
메리 수녀: 68%
렉스 머피: 56%
이집트와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가 주축으로, 이집트 확장 게임판이 추가됩니다. 특히, 우리가 각종 대중문화에서 접해 온 피라미드의 저주를 테마로 살려, ‘저주’ 상태 카드를 부여하거나 그를 통해 좋거나 나쁜 영향을 끼치는 등의 내용이 테마적으로 추가되었습니다. 이집트 발굴지의 보화를 연상시키는 고유 자산이 활용되면서, 고유 자산 카드가 여느 확장에 비해 대거 추가되었고요. 그밖의 새로운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집중 토큰은 없습니다.
EH06 카르코사의 표식 확장
고대의 존재 어려움 순위
(시리즈 전체, %=승률)
하스터(7위): 62%
승률 높은 조사자 top2 (%=승률)
제니 반즈: 69%
웬디 애덤스: 64%
크툴루 신화 세계관에서 유명한 고대의 존재를 꼽는다면 빠짐없이 언급될 고대의 존재, ‘하스터’가 등장합니다. 의심, 집착, 편집증적 광기와 관련된 존재이다 보니, 여느 조우 보상에 비해 더 좋은 보상을 제공하는 대신 나중의 불안 요소를 심어주는 조우가 늘었습니다. 자산 카드 중에 조력자 카드가 제법 들어 있는데요, 조우들이 조력자를 쉽게 얻게 해 줍니다. 대신 그 조력자를 계속해서 의심하며 광기에 빠져드는 느낌을 실감나게 표현했죠. 그밖의 새로운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집중 토큰, 모험 카드는 없습니다.
EH07 몽환의 땅 확장
고대의 존재 어려움 순위
(시리즈 전체, %=승률)
아틀락 나차(8위): 62%
휘프노스(13위): 73%
승률 높은 조사자 top3 (%=승률)
루크 로빈슨(종합 2위): 72%
캐롤린 펀: 67%
케이트 윈스롭: 66%
마침내 조사자들이 꿈 속의 세계를 여행합니다. 몽환의 땅 확장 게임판이 추가됩니다. 몽환의 땅 확장 게임판은 여느 큰 확장의 확장 게임판에 비해 새로운 게임판 관련 규칙이 조금 많은 편입니다. 그만큼 색다른 변주를 가미하는 부분이 큽니다. 차원문 더미 맨 위의 차원문을 공개해 놓는 효과가 새롭게 나타납니다. 앞으로 어떤 곳에서 큰 사건이 터질지를 예상하며 게임을 진행하게 됩니다. 그밖의 새로운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상에서 보시다시피, ⟨엘드리치 호러⟩의 각 확장은 새로운 규칙을 대거로 추가하는 류의 확장이 아닙니다. 기본판의 규칙을 충분히 숙지했다면 각 확장 구성물을 섞어서 거의 곧바로 즐기는 게 가능할 정도입니다.
위에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모든 확장이 기본판의 각종 지역 조우와 신화적 사건 카드, 자산과 상태와 마법 카드 등을 대거 추가해 주기 때문에, 리플레이성을 양적으로 방대하게 키워줍니다. 확장을 많이 보유할수록, 새로운 시나리오를 접하는 건 물론 같은 시나리오를 다시 즐겨도 매번 더욱 새롭게 느껴질 겁니다.
이것으로 아직 엘드리치 호러를 잘 모르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담은 1부를 마칩니다.
2부에서는 좀 더 TMI스러운 내용들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글: 신성현(evern4ever@koreaboardga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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