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츠 런

난리법석 퍼그 앞에서 울타리를 달리는 고양이들

요약정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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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31

#게임 소개

# 캣츠 런

# 완구형

 

“난리법석 퍼그 앞에서

울타리를 달리는 고양이들”

 

만 5세 이상 | 2~4명

 

 

고양이들이 울타리 위에 올라앉았다. 오늘의 미션은 울타리를 타고 공터를 크게 한 바퀴 돌아 집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공터 가운데에는 멍그라는 이름의 퍼그 강아지가 있다. 위쪽으로 고개를 들고 치켜뜬 눈을 보아하니 울타리의 고양이들을 노리고 있는 모습이다. 멍그가 어느 울타리 기둥을 들이받으면, 그 위에 올라가 있던 고양이는 튕겨 날아갈 것이다. 가장 먼저 집에 도착하는 고양이가 승리한다.

 

⟨캣츠 런⟩의 원작 게임은 ⟨악어 사냥꾼 게임(The Crocodile Hunter Game)⟩이다.

 

호주의 동물원 관리인이자 환경운동가였던 스티브 어윈은 1997년부터 2004년까지 방영된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 ⟨악어 사냥꾼⟩의 진행자를 맡았으며, 아내 테리와 함께 그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이 프로그램은 당시 상당한 시청률을 자랑하며 전 세계 130개 이상의 나라에서 방영되었고, 스티브 어윈의 인기도 매우 높았다. 게임에 동봉된 여자 캐릭터 말 2개와 남자 캐릭터 말 2개 각각의 이름이 스티브와 테리일 정도였다.

 

 

악어가 달려드는 무시무시한 이미지와 날아가는 사람의 모습을 과장한 광고. 재미 요소로서의 긴장감이 공포로 인한 긴장감과 다르지 않다는 것은 롤러코스터만 봐도 알 수 있지만, 요즘이라면 좀처럼 보기 어려울 법한 광고이다.

 

 

악어 ‘아그로’가 무슨 짓을 벌이든 간에 울타리를 무사히 한 바퀴 돌아야 하는 이 게임은 시간이 지나면서 개와 고양이로 테마가 바뀌었다. 처음에는 미국 애니메이션 ⟨톰과 제리⟩를 연상케 하는 일러스트로 나왔다가, 지금은 사람들의 기호에 잘 맞게 깔끔하고 귀여운 캐릭터로 바뀌었다. 강아지의 모습도 불독에서 멍그가 되었다.

 

외관상의 변화 외에도, 게임 진행에 있어 크게 달라진 요소가 한 가지 있다.

 

원래는 자기 차례가 되면 카드 더미의 카드를 1장 뒤집었다. 그래서 이동이 나오면 적힌 칸수대로 1칸에서 9칸 사이로 울타리를 따라 이동했고, 악어 카드가 나오면 아그로의 등에 있는 버튼을 눌러 움직이게 했다. 

 

⟨캣츠 런⟩에서는 카드가 아니라 주사위를 사용하게 되었다. 운이 없다면, 매 차례마다 멍그가 움직일 수도 있다. 일정 비율로 이동과 악어가 번갈아 나오는 방식에서, 무작위성을 더 키우는 방향으로 변한 것이다.

 

 

멍그 눈과 숫자 눈이 같이 나오면 이동 먼저 한 뒤 전동 강아지를 작동시킨다.

 

 

멍그의 움직임은 예측하기 어렵다. 전동 강아지 바닥의 바퀴 판이 바퀴가 구르는 것과 별개로 회전하는 것으로 인해 이동 방향이 완전히 무작위적이기 때문이다.  맹렬히 돌진하다가도 갑자기 한 곳에 멈춰서 달려들 듯 물러설 듯 멈칫멈칫하는 모양새가 실제 강아지의 행동과도 엇비슷해 보이는 것이 우스꽝스럽다.

 

고양이 말을 꽂아 놓는 고양이 발사대 안쪽에는 스프링 장치가 되어 있다. 그래서 멍그가 발사대의 길쭉한 부분을 들이받는 순간, 고양이가 공중으로 튀어 올라갔다가 떨어진다. 만화에서나 볼 법한 과장된 동작을 그대로 연출하며 날아가는 고양이 말이 나올 때마다 긴장이 웃음으로 해소된다.

 

멍그가 멈칫멈칫하는 자세로 누군가의 발사대 바로 앞에서 그걸 누를 듯 말 듯 할 때의 그 떨리는 긴장감은 말할 것도 없다.

 

멍그에게 받혀 날아가면 말과 발사대를 다시 결합해 자기 왼쪽으로 가장 가까운 빈 쓰레기통 안에 꽂는다.

 

쓰레기통은 멍그가 들이받아도 뒤로 날아가 버리지 않게 막아주는 안전지대이다.

 

 

안전지대이자 재시작 지점으로 쓰레기통이 곳곳에 놓여 있다. 튕겨 날아간 고양이는 너무 뒤로 뒤처져 버리지는 않지만, 쓰레기통에 다른 고양이들이 다 들어 앉아 있다면 아예 출발점으로 돌아가 버릴 가능성도 있으므로 멍그를 누를 때면 더욱 조마조마해진다. 주사위 굴림으로 무려 8칸까지도 갈 수 있기 때문에, 역전의 가능성은 언제나 있다.

 

반대로 주사위 굴림의 특성상 멍그 눈이 계속 나오면 그만큼 제대로 전진하지 못하게 되는데, 이때가 사실상 사고뭉치 멍그의 울타리 들이받기 시간이기 때문에 전진을 못하는 대신 끌어내리기로 견제를 노려볼 수 있다.

 

 

누가 먼저 울타리 달리기를 끝내고 우리 집에 무사히 들어갈까?

 

 

⟨탈출! 유령의 성⟩과 마찬가지로 게임 상자를 펼쳐서 고정 클립을 두 군데 끼워 주기만 하면 그 자체로 게임판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준비도 보관도 간편하다. 휴대성이 용이한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게임을 즐기고 싶을 때 빠르게 세팅하고 즐길 수 있는 건 미덕이다.

 

멍청해 보이는 얼굴을 하고 온몸으로 울타리를 들이받는 우스꽝스럽고도 귀여운 악동 강아지를 만날 시간이다.

 

 

글: 신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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