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 발전이 어떻게 게임으로 표현될까
게임의 매력 중 하나는 단순화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무언가를 아주 간단한 원리로 풀어내는 것이다.
가축 늘리기를 실제로 하려면 식사, 환경 등을 다 고려하고 운동도 시키고 병 관리도 해야 하겠지만, <아그리콜라>에서는 양 두 마리 이상을 한 우리에 넣어주기만 해도 양 수가 늘어난다.
땅에 곡식을 심기만 해도, 날씨든 비든 농부의 정성이든 그 어느 것도 신경 쓸 필요 없이 정해진 만큼의 수확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단순해진 형태를 보아도 “아, 가축을 불렸구나”, “수확을 했구나”를 알 수 있게 하는 것.
이러한 게임적 압축을 사람들은 “비현실적이다”라고 지적하지 않고 “이걸 이렇게 표현했구나” 하며 감탄한다.
문명 게임은 이러한 게임적 압축이 가장 드라마틱한 게임이다.
문명 발전이라고 하는, 사회, 경제, 문화 등 온갖 분야를 총망라한 개념을 게임은 어떻게 표현할까?
다양한 분야들의 특성을 모두 살려 세세하게 묘사할 수 있다. 혹은 반대로, 아주 핵심적인 원리만 남겨 짧고 강렬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전자의 경우 보통 게임 자체의 스케일이 크고 규칙이 많은 대신 게임을 할 때마다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후자의 경우 잘 만들어질수록 “이런 규칙만으로 문명의 발전 느낌이 이만큼 나게 한다고?”하게 된다.
어느 방향이든, 정도의 차이일 뿐 문명 발전의 요소가 풍부하게 담겨 있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그렇기에 문명 게임 중에 정말로 간단한 게임이란 없다.
문명 게임이 그러한 발전의 원리를 어떻게 표현해내는지, 복잡한 게임부터 쉬운 게임의 순으로 간단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혁신의 시대
1~5명 | 1명당 40분 | 고난도
토지 개량과 확장: 인근 지형을 내 세력의 선호 지형으로 바꾼 뒤 정착지를 만들어 갑니다.
기술과 혁신: 혁신 타일을 통해 이전에는 없던 기술력을 갖추고 이를 활용해 발전해 갑니다.
확장과 교류: 다른 세력의 건물이 인접한 칸에 있을 경우 그 방향으로의 영토 확장은 막히지만 서로 이익을 볼 수 있습니다.
특징: 뛰어난 전략성을 인정받은 게임 <테라 미스티카>의 후속작입니다. 세력의 특수능력, 왕국, 혁신 타일 등의 효과가 모두 달라 무궁무진한 전략 조합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리바이브
1~4명 | 90~120분 | 고난도
탐험과 개척: 새로운 땅으로 가려면 자원이 필요합니다. 영역을 넓히면 그곳의 보상을 얻습니다.
인구 증가: 개척한 땅에 인구를 놓게 되며, 인구가 늘어날수록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집니다.
특징: 멸망 후 미래를 배경으로 황량한 땅을 개척해 생존하는 느낌을 살렸습니다. 일반적인 문명 발전의 느낌은 아니지만, 어떻게 발전시키며 다양한 점수 요소를 얻을 것인가 하는 운용의 묘가 강합니다.
역사의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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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명 | 60~90분 | 보통
문명의 다양한 면모: 공격, 문화, 방어, 수확, 산업, 과학, 교역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고 각 분야를 발전시켜 갑니다.
긴 시대의 흐름: 인류 시작부터 미래까지, 긴 시간이 흐르면서 발전해 간 역사를 두루 살펴보게 됩니다.
실제 인물과 사건: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위인, 불가사의, 사건 등이 게임의 매커니즘에 맞춰 표현됩니다.
특징: 67장의 카드로 인류 발전의 역사를 표현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서로 다른 나라의 실제 인물/사건/기념물이 자기 국가에 뒤섞여 들어오기에 대체역사를 경험하는 느낌도 납니다.
7원더스 2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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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명 | 30분 | 보통
다방면의 도시 발전: 원자재, 제품, 공공, 상업, 군사, 과학, 조합의 분야들이 카드로 표현되었습니다.
고대 7대 불가사의: 불가사의가 크게 그려져 고대 문명 발전의 테마가 강하게 느껴집니다.
이웃 국가와 교역: 바로 옆자리의 사람에게 돈을 주고 그곳의 자원을 사올 수 있습니다.
특징: 무려 7명이 게임을 할 수 있지만 인원수가 늘어나도 게임 시간이 늘어나지 않아 진행이 쾌적합니다. 다양한 확장이 출시되어 더욱 풍부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7원더스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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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명 | 30분 | 보통
7원더스의 느낌 그대로: 일곱 분야의 건물 카드가 같은 느낌으로 반영되었습니다.
색다른 승리 조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문명을 꾸준히 발전시킬 수도 있지만, 군사력이나 과학을 특화하여 게임을 조기에 끝낼 수도 있습니다.
시대의 흐름을 예상하며 전개: 일부 카드가 다른 카드에 덮여 있습니다. 내가 무엇을 가져감으로서 상대가 무엇을 얻을지를 생각하며 전략을 짜게 됩니다.
특징: 2명 전용 게임으로 공간을 더 적게 차지하며, <7원더스>보다 더 간결하고 경쾌해졌습니다. 확장을 통해 다채롭게 즐길 수 있습니다.
월드 원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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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명 | 70분 | 보통
땅을 채우는 재미: 비어 있는 지도 보드를 채우며 문명의 발전을 눈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자원과 인구의 증가: 어떤 건물과 원더를 놓는가에 따라 자원 생산력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인구가 증가하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원더 수집: 세계 각국의 원더들이 모두 채색되어 있어 보는 맛이 뛰어납니다.
특징: 매 라운드 어떤 걸 선점해야 앞서나갈 수 있을지를 잘 계산해야 합니다. 큰 흐름이 쉽고 직관적이며, 세부 규칙을 한 번 이해하고 나면 적당히 머리를 쓰는 게임의 재미가 쏠쏠합니다.
7 원더스 건축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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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명 | 25분 | 쉬움
문명 게임으로 보긴 어렵지만: <7원더스>의 매력을 더욱 압축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7가지 분야에서 5가지 분야로 카드 유형도 줄어들었고, 불가사의 건설 자체가 목표에 가까워졌습니다. 그러나 전쟁이나 과학 발전이라는 또 다른 발전 방향은 <7원더스> 시리즈답습니다.
특징: <7원더스>가 좀 더 단순화되어, 입문격으로 즐기기에 제격입니다. 깔끔하게 잘 정리된 트레이 덕분에 게임 준비와 정리가 쉽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 곧 만나볼 새로운 문명 게임
라 치타
2~5명 | 1명당 30분 | 고난도
인구 확보와 도시 성장: 타일을 놓아 도시의 규모를 키워 갑니다. 타일마다 인구를 놓아야 도시가 유지되므로, 인구 제한을 극복하고 도시 규모에 맞게 인구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돈과 식량의 확보: 다양한 행동에는 돈이 필요하며, 인구 부양을 위해서는 식량이 필요합니다. 주어진 행동을 잘 사용해 최대 효율을 거두세요.
상대 도시와의 직접적인 상호작용: 사람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서비스를 갖춘 도시로 옮겨 갑니다. 내 도시의 인구를 지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특징: 또 하나의 고전 명작이 더욱 아름다운 일러스트로 새롭게 만들어졌습니다. 규칙을 익히는 것이 어렵지 않으나 직접적인 상호작용 때문에 승리를 위해서는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글: 신성현(evern4ever@koreaboardga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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