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줄

각양각색의 아름다운 타일 더미 속에 담겨 있는 선택의 묘미

2018-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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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8세 이상│2~4명│30~45분
 
"각양각색의 아름다운 타일 더미 속에 담겨 있는 선택의 묘미"
 
 
아줄레주(azulejo)는 포르투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타일 장식의 이름이다. 아줄레주는 15세기경 마누엘 1세에 의해 포르투갈에 도입된 이후 다양한 변화를 거쳐 오늘날까지도 꾸준히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에스파냐의 알람브라 궁전에 방문한 포르투갈의 마누엘 1세가 이 장식에 매료되어, 귀국하자마자 자신의 왕궁을 아줄레주로 장식하도록 명령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아줄레주는 포르투갈 전역에 퍼져 나가기 시작했으며, 유럽뿐만 아니라 남미 등 세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아줄레주를 이용한 건축물 내부 장식

 
해외 건축물이나 장식 기법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 단어를 접할 일이 많지 않겠으나, 이 장식을 실제로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 또한 많지 않을 것이다.
 
<아줄>은 아줄레주를 소재 삼아 만들어진 게임이다. 아줄레주를 사용한 건축물들이 그 아름다움을 뽐내는 것처럼, <아줄>의 상자 디자인 또한 사람의 시선을 잡아 끄는 화려함이 특징이다. 화려한 것은 상자뿐이 아니다. 5종류의 타일이 이국적인 무늬의 타일 진열대 위에 놓인 게임 진행 모습은 보드게임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장식품에 더 가까울 정도다. 물론 <아줄>의 장점이 화려함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줄>은 칸에서 열린 <국제 게임 페스티벌>에서 ‘2018 골든 에이스 상’을 수상했다. 또한, 보드게임 커뮤니티 사이트인 보드게임긱에서 주최하는 <골든 긱> 상에서 무려 5개 분야에 최종 후보작으로 이름을 올리며 단순히 시각적인 아름다움만이 전부인 게임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아줄>에서 플레이어는 포르투갈의 타일 장인이 되어 자신이 맡은 왕궁 벽면을 아름답게 장식해야 한다. 각자의 게임판에는 플레이어가 타일로 채워야 할 벽면이 그려져 있으며, 이 벽면을 채울 때마다 점수를 얻는다.
 
게임은 여러 라운드에 걸쳐 진행되는데, 한 라운드는 ‘타일 가져오기, 벽면 꾸미기, 다음 라운드 준비하기’의 3단계로 구성된다. ‘타일 가져오기’ 단계에서는 진열대 혹은 테이블 가운데에 놓인 타일 중 1종류를 선택하고 해당하는 종류의 타일을 모두 가져온다. 가져온 타일은 벽면 왼쪽에 위치한 보관대에 놓는다. 이때, 보관대에 놓을 수 없거나 놓기를 원하지 않는 타일은 게임판 아래쪽의 바닥 칸에 놓는다. 바닥 칸에 놓인 타일은 벽면을 채우다가 바닥에 떨어뜨린 타일을 의미하는데, 벽면을 제대로 장식하지 못하고 낭비했기 때문에 라운드가 끝날 때 벌점이 된다.
 
‘벽면 꾸미기’ 단계에서는 보관대에 놓인 타일을 벽면에 배치한다. 보관대는 1칸짜리부터 5칸짜리까지 총 5개의 줄로 나뉘는데, 칸이 모두 채워진 줄의 타일만 벽면으로 옮길 수 있다. 타일을 벽면에 배치하면 방금 놓은 타일과 가로·세로로 연결된 다른 타일의 수를 확인하고, 이어진 타일 수만큼 점수를 얻는다.
 
마지막으로 ‘다음 라운드 준비하기’ 단계에서는 타일 주머니에서 타일을 꺼내 진열대를 다시 채운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가 누군가 자기 벽면의 가로줄 하나를 완성하면 게임이 끝나고 최종 점수를 계산한다. 자기 벽면에 완성한 가로줄이나 세로줄이 있다면 보너스 점수를 받을 수 있고, 보너스 점수를 합산해 최종 점수가 가장 높은 플레이어가 승리한다.
 

 
<아줄>의 묘미는 다른 플레이어보다 많은 벽면을 채우면서도 감점은 적게 받는 방법을 고민하는 데 있다. 벽면을 채우려면 타일을 많이 가져와야 하지만, 보관대에 놓을 수 없는 타일을 가져오면 감점을 받기 때문에 손해를 보지 않고 벽면을 꾸밀 방법을 항상 궁리하게 된다. 하지만 원하는 종류의 타일을 필요한 수만큼만 가져오는 것이 쉽지 않아 딜레마가 생기며, 게임 인원이 늘어날수록 한 수 앞을 내다보고 계획을 짜기가 녹록하지 않음을 느낄 것이다. <아줄>은 쉬운 규칙 속에 고민할 거리를 던져주는 매력적인 게임이다. 인원수에 따라 게임의 서로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으니 다양한 조합으로 게임을 해 볼 것을 추천한다.
 
글 채희제
 
수상 이력
2018 As d’Or - Jeu de l’Annee Winner
2017 Golden Geek Most Innovative Board Game Nominee
2017 Golden Geek Board Game of the Year Nominee
2017 Golden Geek Best Strategy Board Game Nominee
2017 Golden Geek Best Family Board Game Winner
2017 Golden Geek Best Board Game Artwork & Presentation Nominee
2017 Cardboard Republic Architect Laurel Wi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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