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을 활용한 초간단 블러핑 파티 게임!
"기억력을 활용한 초간단 블러핑 파티 게임!"
만 8세 이상 | 3~8명 | 15분
재미있는 상상을 해 보자. 여러분 각자는 다른 사람에게 물건을 1개씩 가지고 있고, 다른 사람보다 물건 1개를 더 가지고 있는 사람이 1명 있다고 하자. 물건을 2개 가지고 있는 이 사람이 모두가 보는 앞에서 물건을 선물 상자에 넣고 포장한 뒤, 너를 위해 준비한 예쁜 시계라며 옆 사람에게 선물을 한다.
이제 시계를 받은 사람의 물건이 2개가 됐다. 방금 받은 시계는 좀 더 간직하기로 하고, 가지고 있던 물건을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선물 상자에 넣어 포장하고 옆 사람에게 넘기며 너를 위해 준비한 곰인형이라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곰인형을 받은 사람은 곰인형을 간직하고, 가지고 있던 모자를 선물 상자에 넣고 포장해 옆 사람에게 넘긴다.
이런 식으로 모든 물건이 선물 상자에 포장되어 있어 상자만 봐서는 어떤 물건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없게 됐을 때, 여러분은 어떤 물건이 누구에게 있는지 추적하는 것이 가능할까? 아니 각자 자신이 지금 가지고 있는 물건이 무엇인지 정확히 기억할 수는 있을까?
화살표 방향에 맞춰 오른쪽에 앉은 플레이어에게 카드를 건네며, 무엇을 선물하는지 말하자. "너를 위해 모자를 준비했어."
물건의 개수는 고작해야 함께 있는 사람 수보다 하나 더 많을 뿐이고, 한 사람 앞에 놓인 물건은 대체로 1개이며, 딱 한 사람만 2개를 가지고 있기에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보통 사람의 기억력은 생각보다 대단치 않다. 이 정도를 기억하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위와 같은 상황을 묘사한 게임 ⟨모자가 아니잖아⟩를 통해 자신의 기억력을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게임을 해 본 뒤엔 두 가지를 인정하게 될 것이다. 하나는 위와 같은 상황에서 모든 것을 기억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모자가 아니잖아⟩가 상당히 즐거운 게임이라는 것이다.
이제 막 게임이 시작된 지금은 뭐가 뭔지 잘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모자가 아니잖아⟩의 카드를 보면, 앞면에는 선물할 물건이, 뒷면에는 이 물건을 왼쪽과 오른쪽 중 어느 쪽 플레이어에게 건네는지를 알려주는 화살표가 있다. 카드의 절반에는 흰색 화살표, 절반에는 검은색 화살표가 있어서 카드를 기억하는 데 있어 조금은 쉽게 만들어준다.
게임의 진행은 앞서 설명한 상황과 비슷하다. 모든 플레이어는 카드를 1장씩 받아 앞면으로 펼쳐 두고, 플레이어 중 1명이 탁자 가운데에 놓인 카드 더미에서 카드 1장을 추가로 가져오며 게임이 시작된다. 추가로 가져온 카드를 모두에게 확인시키고 뒤집은 뒤,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의 플레이어에게 건네며 카드에 표시된 물건을 선물하겠다고 하면 된다. 그런 다음 선물을 받은 플레이어가 방금 받은 카드를 간직하고, 그 전에 있었던 카드를 건네며 게임을 이어간다.
게임이 시작될 때엔 모든 카드가 공개돼 있었지만, 게임이 진행되는 중에는 카드가 뒷면만 보이는 상태로 플레이어들 사이를 오가게 된다. 어떤 물건이 누구에게 있는지 정확히 추적하는 것도 어렵고, 심지어 자신이 좀 전에 받아서 갖고 있는 물건이 무엇이었는지를 잊는 플레이어도 생긴다.
그러다가 누군가가 카드를 건네며 말한 물건의 이름이 틀렸다는 생각이 든다면, 선물을 거절하고 말한 물건이 맞았는지 틀렸는지 확인할 수 있다. 가령 다른 플레이어가 “너를 위해 모자를 준비했어”라고 말하며 카드를 건넬 때, 이 카드에 표시된 물건이 모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선물을 거절하며 이렇게 말하면 된다. “모자가 아니잖아.”
하지만, 모든 카드가 뒤집히고 이 카드들이 계속해서 자리를 옮기다 보면, 무엇이 어디에 있는지 기억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나마 카드의 뒷면이 다르다는 것이 힌트는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뒤엔 카드를 펼쳐 맞는 선물이었는지, 아닌지를 확인한다. 잘못된 물건을 말했다면 카드를 건넨 플레이어가, 올바른 물건을 말했다면 거절한 플레이어가 이 카드를 가져가 벌점으로 표시하고, 카드 더미에서 새로운 카드 1장을 가져와 게임을 이어가게 된다. 누군가에게 벌점 카드 3장이 놓이면 게임이 끝나고, 가장 벌점이 적은 사람이 승리한다.
누군가 잘못해서 벌점을 받더라도 게임이 다시 처음부터 시작되지 않는다는 점이 흥미롭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카드는 그대로이며, 벌점 표시를 위해 빠진 카드를 대신할 새로운 카드 1장이 투입될 뿐, 모든 상황이 게임 시작 때와 이어져 있는 것이다. 잠깐이라도 집중하지 않았던 플레이어는 그때그때 임기응변으로 차례를 넘길 수밖에 없다.
점차 모두의 기억이 희미해지기 때문에 확신에 찬 목소리로 물건의 이름을 외치며 카드를 건네는 것으로 상대에게 믿음을 심어주기도 하고, 아닌 것 같지만 위험 부담을 지기 싫어서 카드를 그냥 받기도 한다. 또 이 광경을 본 다른 플레이어가 ‘아 저 물건이 저기 있었구나’라고 오해할 수도 있다.
게임 중에는 어떤 물건들이 등장했는지 정도는 기억나지만, 각 물건의 위치가 정확히 추적이 안 되며, 다른 플레이어들의 행동을 관찰하는 가운데 오해가 발생하기도 하고, 이를 역이용해 확신에 찬 태도로 위험을 피할 수도 있다.
누군가 틀리면, 새로운 카드 1장이 들어오며 게임을 이어간다.
이 분위기는 다른 플레이어의 컵 속 주사위의 눈을 추측하며 진행하는 게임인 ⟨페루도⟩를 떠올린다. ⟨페루도⟩가 자기 컵 속 정보 밖에는 모르는 상황에서 확률과 다른 플레이어의 태도를 가지고 다른 플레이어들의 정보를 예측해 나가는 데 반해, ⟨모자가 아니잖아⟩는 최초에 모든 정보가 공개된 상태에서 시작한다는 점이 다르다.
하지만, 플레이어들의 기억이 희미해지며 결국에는 두 게임이 비슷하게 흘러간다는 점이 흥미롭다. 희미한 진실 가운데 다른 플레이어의 태도와 의사 교환 내용을 중요한 단서로 여기다 보면 오해가 쌓이는 것도 비슷하고, 이 오해를 확인하는 순간이 즐겁다는 것도 비슷하다.
누군가 벌점이 되는 카드 3장을 모으면 게임이 끝난다. 물론 적게 모은 플레이어가 승리.
게임이 그리고 있는 상황까지 생각하면 ⟨모자가 아니잖아⟩는 더욱 흥미롭다. 어떤 친구는 좀 전에 나에게서 받은 선물이 무엇인지를 잊어버렸고, 어떤 친구는 받은 일도 없었던 물건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이런 흥미진진한 순간에 “넌 평소 내 선물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구나?”같은 작은 추임새를 더하는 것도 게임을 즐기는 방법일 것이다.
수상 이력
2024년 포르투갈 황금의 긱스 올해의 가족/파티 게임 후보작
2023년 독일 올해의 게임상 추천작
2023년 독일 마인드 게임상 짧은 게임 부문 후보작
2023년 독일 페어플레이 알라카르테 후보작
2023년 프랑스 황금의 에이스 올해의 게임 부문 후보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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