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 투 라이드>는 2004년 처음 등장하여 쉬운 규칙과 은근한 긴장감 그리고 뛰어난 구성물로 인해 전 세계 보드게임 팬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꾸준히 게임의 무대를 바꿔가며 새로운 시리즈를 발표하고 있는데, 이번 목적지는 미국 서부를 대표하는 대도시 중 하나인 샌프란시스코이다. 본래 <티켓 투 라이드> 시리즈는 플레이어들이 제법 넓은 지역을 무대로 하여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것이었으나, 직전 작품인 <티켓 투 라이드: 뉴욕>에서는 플레이어들이 기차가 아니라 뉴욕시의 명물인 택시를 타고 뉴욕시의 중심인 맨해튼 섬을 누비는 것으로 바뀌었었다. 그리고 이번 <티켓 투 라이드: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플레이어들이 샌프란시스코의 명물인 케이블카와 페리 등을 타고 샌프란시스코를 누빈다.
샌프란시스코를 그대로 옮겨온 게임판
게임판은 샌프란시스코의 여러 장소를 묘사하고 있으며, 두 장소를 잇는 노선이 표시돼 있다. 노선은 한 칸짜리도 있지만 보통 여러 칸으로 나뉘어 있으며, 기존 <티켓 투 라이드> 시리즈들과 마찬가지로 노선에 표시된 색의 카드를 해당 노선의 칸 수만큼 내면 이 노선을 연결하게 된다. 연결한 노선에 자기 케이블 카를 놓아 해당 노선을 연결한 것이 누구인가를 표시한다. 플레이어는 기본적으로 이렇게 노선이 연결됨에 따라 점수를 얻으며, 노선의 칸이 많을수록 더 큰 점수를 얻는다. 점수를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기념품이다. 샌프란시스코의 몇몇 장소에는 기념품 토큰이 놓이는데, 이런 장소로 이어지는 노선을 연결할 때 기념품 토큰을 얻을 수 있고, 다양한 기념품 토큰을 모을수록 더 많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목적지 카드에 표시된 특정 장소가 2곳을 연결함으로써 추가 점수를 얻을 수도 있다. 목적지 카드는 게임이 시작될 때 받는 것말고도, 게임이 진행되는 중에 추가로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게임이 끝날 때까지 목적지 카드의 두 장소를 연결하지 못하면 감점을 받게 된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기념품 토큰이 있는 지역을 연결하여, 해당 토큰을 모을 수 있다. 기념품 토큰은 게임이 끝날 때 점수를 제공한다.
여느 <티켓 투 라이드>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자기 차례인 플레이어는 교통수단 카드를 가져가거나, 노선을 연결하거나, 목적지 카드를 뽑는 세 가지 행동 중 하나를 한다. 교통수단 카드를 가져갈 때는 공개된 5장 또는 더미에서 가져갈 수 있으며, 차례에 2장 획득이 보장되나 어떤 색깔의 교통수단도 대신할 수 있는 무지개색 페리 카드를 가져간다면 1장 획득으로 만족해야 한다. 다만 카드 더미에서 무작위 카드를 뽑아서 페리가 나왔을 때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다음 카드를 얻어도 된다. 그러니 바닥에 꼭 필요한 색깔의 카드가 없다면 무작위 선택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노선 연결을 할 때엔 게임판의 노선에 표시된 색깔의 카드를 노선의 칸 수만큼 내면 된다. 회색이 표시된 일부 노선은 아무 색이나 같은 색깔의 카드를 준비하면 된다. 삼면이 바다에 둘러싸인 샌프란시스코이기에 게임판에도 이를 묘사한 해상 구간이 존재한다. 이 해상 구간의 노선을 연결하기 위해서는 노선에 그려진 배 개수만큼 페리 카드를 내야 한다. 목적지 카드 뽑기를 선택했다면 2장의 카드를 뽑고 최소 1장을 가지면 된다. 목적지 카드는 달성하면 큰 점수를 얻을 수 있지만, 달성하지 못하면 오히려 그만큼 감점을 받게 된다. 게임 중에는 목적지 카드를 얻을 수만 있고 버릴 수는 없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 행동을 자주 선택할 수는 없을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북쪽에는 해상 구간이 존재하며, 이 노선을 연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페리 카드가 필요하다.
교통수단 카드를 확보하는 것과 노선을 연결하는 것을 한 차례에 동시에 할 수 없는 데다가, 노선 연결을 할 경우 한 노선만 연결할 수 있기 때문에 고민이 생긴다. 같은 색의 카드를 모아 노선도 연결하고, 기념품을 차지하고, 목적지를 연결하면 점수를 많이 얻을 수 있지만 모든 것을 완벽히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노선도 기념품도 플레이어간 선점 경쟁이 일어나기 마련이며, 이 과정에서 다른 플레이어들의 노선 차지로 인해 자기 목적지 카드의 두 지점을 연결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티켓 투 라이드 샌프란시스코의 목적지 카드들
점수를 많이 주는 긴 노선을 차지하는 것이 중요했던 기존 <티켓 투 라이드> 시리즈와 달리, <티켓 투 라이드: 샌프란시스코>는 5칸짜리 노선 하나를 빼면, 나머지 노선 중 가장 긴 노선이 3칸짜리에 불과하다. 1칸짜리와 2칸짜리의 노선의 경우 카드 1장당 얻을 수 있는 점수가 같기 때문에, 기존 시리즈들과 달리 긴 노선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선점 가치가 높은 지역을 빠르게 연결하는 것이 오히려 더 큰 이득이 된다. 더군다나, 이런 곳들이 목적지 카드 달성의 중요한 열쇠가 되기까지 하니, 자신의 목적지 카드에 맞춰 이런 지점을 빠르게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티켓 투 라이드 샌프란시스코의 다양한 교통수단들
<티켓 투 라이드: 샌프란시스코>는 시리즈 전통의 규칙을 대부분 계승하면서 <티켓 투 라이드>의 규모를 크게 줄인 작품이다. 직전 작품인 <티켓 투 라이드: 뉴욕>와 같은 방식인데, 둘 모두 게임판 크기 등 공간 면에서나 게임 시간 면에서나 기존 작품의 절반 이하로 게임의 규모를 줄여 간편하고 빠르게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티켓 투 라이드: 샌프란시스코>는 <티켓 투 라이드: 뉴욕>과 비교했을 때 몇 가지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우선 <티켓 투 라이드: 뉴욕>에서 추가 점수를 얻는 관광지가 게임판에 표시되어 있었던 반면 <티켓 투 라이드: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비슷한 역할을 하는 장소에 기념품 토큰이 놓여 선점 개념이 추가되었다. 그리고 기념품의 점수 비중이 <티켓 투 라이드: 뉴욕>의 관광지보다는 조금 커졌다고 볼 수 있으며, 페리 카드를 사용해야만 연결할 수 있는 노선처럼 자잘한 변주도 가미되었다. 선호하는 도시에 따라 게임을 선택할 수도 있겠지만, 조금 더 기본판에 가까운 작품을 원한다면 뉴욕을, 조금 더 양념이 추가된 작품을 원한다면 샌프란시스코를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12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