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4세 이상│2-6명│120분
개성 넘치는 작가의 대표작,
경영 전략 게임의 명작이 재충전되어 돌아왔다!
프리드만 프리제 작가는 개성 넘치는 보드게임 작가들 사이에서도 돋보이는 개성을 지닌 존재다. 그러한 개성 때문일까, 첫 보드게임을 개발했을 당시 그는 여러 보드게임 제작사를 찾아갔지만, 출판에 응한 곳이 없어 스스로 자기 보드게임을 출판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의 개성적인 게임들은 대중적인 면에서는 많이 모자랐기에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2001년에 ‘크레용 철도 시스템(게임판에 선을 그려서 철도를 만드는 방식)’을 활용해 철도 대신 전력망을 건설하는 게임, <풍켄쉴락(Funkenschlag)>을 발표한다. 보유한 발전소 설비에 따라 달라지는 필요 자원과 전기 공급량의 표현,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자원의 값이 변동하는 자원 시장 등이 적절하게 묘사되었을 뿐만 아니라, 선두에게 적절한 페널티를 가함으로 인해 후발 주자가 따라갈 수 있게 만드는 등, 이 게임은 전력 회사 경영을 그리 복잡하지 않은 규칙으로 매우 그럴듯하게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 게임 역시 기존의 2F 슈필레의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소량만 생산되었기 때문에, 일부 게이머들 사이에서만 알려졌다. 그러나 <풍켄쉴락>은 2002년 인터내셔널 게이머스 어워드의 다인용 일반 전략 게임 부문 후보작에 올랐고, 마침내 많은 게이머가 프리드만 프리제 작가를 주목하게 되었다.
시간이 지난 다음 프리드만 프리제 작가는 <풍켄쉴락>을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경매를 통해 발전소를 구입하고, 발전소에서 사용할 연료를 구입하고, 각자 자신의 전력망을 건설하고, 전력을 공급한 도시의 수에 따라 수입을 받는 구조를 가진 <풍켄쉴락>은 꽤나 괜찮은 전략 게임이었지만, 게임판 위에 크레용으로 선을 그리는 방식이 불편했기에 이를 개선하기로 한다. 자유롭게 선을 그리는 방식에 장점도 있지만, 이 게임에서 그것이 핵심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따라서 도시와 도시 사이의 건설 비용을 미리 설정하여 인쇄해 넣고, 이 정보를 사용할 수 있게 지도를 재구성했고, 다시 만드는 김에 작가 자신이 살고 있는 독일 지도와 리오 그란데 게임즈의 본거지인 미국 지도, 2개를 만들어 넣었다. 미국을 비롯한 영어권 국가에는 리오 그란데 게임즈를 통해 배급되었는데, 이때 영어판 제목 <파워그리드>란 이름을 얻었다. <파워그리드>는 이전 <풍켄쉴락>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되었으며, 많은 게이머가 이 게임에 열광하였다. 그리고 아직 우리나라에 게이머 게임 시장이 미미하던 2007년에 <파워그리드>의 첫 번째 한국어판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프리드만 프리제 작가는 한국어판 발매를 기념하여 특별한 규칙을 가진 한국 지도를 만들었고, <파워그리드> 한국어판은 독일과 한국 지도를 가진 상태로 발매되었다. 훗날 한국 지도는 <파워그리드 확장: 중국/한국>으로 별도로 만들어졌으며, 상당히 좋은 확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남들보다 많은 도시를 자신의 전력망에 연결해야 한다.
2019년에 프리드만 프리제 작가는 자신의 대표작 <파워그리드>의 개정판인 <파워그리드 재충전>을 발표했다. 이 개정판은 최초의 <풍켄쉴락>이 <파워그리드>가 될 때만큼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게임 진행에 있어 불편했던 점을 제법 많이 개선시켰다. 몇 가지 게임 구성물을 추가함으로 인해 2시대가 시작되는 지점이나, 게임 종료 시점을 명확하게 인지한 상태에서 게임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고, 게임 인원과 시대 변화에 따른 자원 보충 역시 별도의 카드로 만들어서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발전소 경매에서 시대에 맞지 않는 발전소들이 처리되는 규칙이 바뀌기도 했는데, 무작위로 놓이기 때문에 갑갑한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는 평을 듣기도 했던 부분이다. <파워그리드 재충전>에서는 발전소 시장에서 가장 작은 발전소의 최소 입찰가가 조정되어 가격 경쟁력을 가지게 되며, 가격이 조정되고도 팔리지 않은 발전소는 발전소 시장에서 제거되기에 시대에 맞지 않는 발전소가 발전소 시장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일이 극적으로 줄어들었고, 갑갑한 상황이 많이 없어졌다.
연료 시장에서의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변화한다.
2명 전용 규칙인 '트러스트에 대항하라'가 추가되기도 했다. 플레이어들 공동의 적이자,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트러스트가 추가됨으로 인해, 2명이서도 긴장감 넘치는 게임 진행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기존 판본에서는 2명이 게임하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는데, 새로운 규칙으로 인해 2명이서도 할만한 게임으로 발전했다.
기존 판본이 가지고 있던 작은 단점까지도 개선해서 다시 만들어진 <파워그리드 재충전>은 앞으로도 오랜 시간 동안 대표적인 경영 전략 게임으로서의 지위를 굳건히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글 현동섭
12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