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크기의 정사각형 여러 개가 연결된 형태의 도형인 폴리오미노는 퍼즐 게임에서 주요 사용된다. 퍼즐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빈칸 여러 개와 폴리오미노 도형들만 주면, 별다른 설명 없이도 자연스럽게 빈칸을 폴리오미노 도형으로 채우려고 시도할 정도로 전형적인 도형 퍼즐 게임이 많이 존재한다. 이런 전형적인 폴리오미노 도형 퍼즐의 직관적인 게임 진행 방식을 유지하면서 독특한 발상을 더해 완성한 <프로젝트 L>을 소개한다.
모두가 레벨 1 블록과 레벨 2 블록 1개씩을 가진 상태에서 게임이 시작된다.
<프로젝트 L>의 주요 구성물은 폴리오미노를 채워 넣을 영역이 표시된 퍼즐과 거기에 채워 넣을 다양한 폴리오미노 블록들이다. 이 게임의 기본적인 게임 진행 방식은 블록으로 퍼즐의 빈 공간을 채우는 것이다. 다른 퍼즐 게임에선 플레이어마다 퍼즐을 풀기에 충분한 양의 블록을 가지고 시작하지만 <프로젝트 L>에서 플레이어는 정사각형 1개짜리인 레벨 1 블록과 정사각형 2개짜리인 레벨 2 블록 1개씩만 가지고 게임을 시작한다. 더군다나, 게임이 시작되는 시점엔 플레이어들에게 아무런 퍼즐도 주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스스로 자신이 풀어야 할 퍼즐과 블록을 확보하는 것부터가 플레이어에게 주어진 임무인 것이다.
가지고 있는 퍼즐에 빈칸이 없도록 가득 채우면, 퍼즐에 표시된 보상을 얻는다. 이 퍼즐의 경우, 퍼즐을 푼 즉시 빨간색 정사각형 모양의 블록을 주며, 게임이 끝날 때 3점 줄 것이다.
퍼즐은 쉽게 풀 수 있는 흰색과 어렵지만 점수가 높은 검은색의 두 종류가 있으며, 이들 더미 옆에는 각각 4개씩의 퍼즐이 공개된 상태다. 게임 초반에는 주로 흰색 퍼즐을 선택하게 되며, 시간이 지나면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 검은색 퍼즐을 선택하게 된다. 더군다나 준비된 검은색 퍼즐 더미가 떨어지는 것은 게임의 종료 조건이기도 하다.
모든 퍼즐에는 해당 퍼즐을 풀었을 때 얻을 수 있는 점수와 퍼즐을 푼 것에 대한 보상으로 받을 수 있는 블록이 제시돼 있다. 쉽게 완성할 수 있는 흰색 퍼즐 중에는 점수 없이 블록만 제공하는 것도 있으며, 게임 중에는 빠르게 풀고 블록을 얻기 위해 이런 퍼즐을 선택하게 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프로젝트 L에 사용되는 폴리오미노 도형들. 업그레이드를 통해 작은 블록을 큰 블록으로 바꿀 수 있다.
자기 차례인 플레이어는 3개의 행동 포인트를 받고, 이를 사용하며 행동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퍼즐 1개를 가져오기도 하고, 가지고 있는 블록 1개를 놓기도 하고, 블록을 업그레이드 하는 등의 행동 중에 원하는 것을 선택해서 수행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퍼즐을 풀어 점수를 얻고 새 블록을 확보하며 점진적으로 발전해 나간다. 플레이어가 자기 차례 중에 할 수 있는 행동 중엔 차례 중에 단 1번만 할 수 있지만 자신의 퍼즐 모두에 블록 1개씩을 놓는 마스터 행동이 있는데, 이 행동이야말로 게임의 핵심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퍼즐이 4개 있다면, 이들 각각에 블록 1개씩 놓는 것을 행동 포인트 하나만으로 할 수 있기에 블록 1개를 놓는 블록 놓기 행동보다 4배 높은 효율을 기록할 수 있다. 차례마다 연속해서 마스터 행동을 할 수 있게 잘 준비하면 상당히 효율적으로 게임 진행이 가능하기에, 플레이어들은 자연스럽게 마스터 행동을 얼마나 잘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게 된다.
마스터 행동을 통해 가지고 있는 퍼즐 각각에 블록 1개씩을 올려놓을 수 있다. 블록 1개 놓기 행동에 비해 월등히 높은 효율을 가지고 있으므로, 차례마다 마스터 행동을 할 수 있게 준비해 놓는 것이 승리를 위한 길이다.
정사각형 1개짜리인 레벨 1 블록을 여러 개 사용할 수도 있고, 업그레이드를 통해 블록을 바꿀 수도 있는 <프로젝트 L>에 푸는 것 그 자체가 어려운 퍼즐이란 없다. 하지만, 블록 1개를 놓기 위해서는 행동 포인트 하나를 소모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가능한 한 적은 블록을 사용해서 퍼즐을 푸는 것이 중요하다. 같은 문제를 3개의 블록으로 푸는 것보다는 2개의 블록으로 풀 수 있다면 남는 행동 포인트로 뭐라도 더 할 수 있고, 그만큼의 효율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프로젝트 L>에서 플레이어들은 효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블록을 빠르게 확보하는 것에 집중하게 된다.
초반에는 쉬운 흰색 퍼즐을 풀며 블록을 확보하는 식으로 게임이 진행되지만, 어느 정도 준비가 되면 점수가 높은 검은색 퍼즐을 노리게 된다.
게임이 시작될 땐 작은 크기의 블록 2개로 출발하지만, 게임이 진행됨에 따라 플레이어들은 퍼즐을 풀어 받은 블록과 업그레이드한 블록들로 인해 크고 다양한 블록들을 가지게 된다. 큰 블록은 퍼즐의 더 많은 칸을 채울 수 있으므로, 퍼즐을 푸는 효율이 높아지는 것과 직접적인 연관 관계를 가진다. 초반에 흰색 퍼즐을 풀며 블록을 많이 확보하고 업그레이드 등으로 블록의 효율을 높이다가, 후반에 검은색 퍼즐을 풀며 점수를 획득하게 되는데, 이 과정은 게임이 진행됨에 따라 점차 추진력이 붙으며 경쾌하게 진행된다.
겉보기에는 폴리오미노 도형의 블록과 퍼즐로 인해, 퍼즐 게임의 느낌을 강하게 받지만, 실제 게임 진행은 한정된 행동 포인트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와 각종 블록 타일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에 중점을 둔 전략 게임에 더 가깝다. 블록과 퍼즐의 관계도 많은 전략 게임에서 나타나는 자원 조합과 세트 완성을 색다르게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프로젝트 L>의 흥미로운 부분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도형 퍼즐을 사용해 플레이어의 시야가 분산되지 않고 주어진 문제 해결에 집중하도록 구성된 점에 있다. <프로젝트 L>은 도형 퍼즐이 전략 게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만들어진 게임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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