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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트리스 보드게임 - 보드게임 소개
코리아보드게임즈
2023-12-08

만 8세 이상 | 2~4명 | 20~30분

"대표적 퍼즐 게임  테트리스의 새로운 도전이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테트리스>가 다시 한번 보드게임으로 돌아왔다. <테트리스> 비디오 게임이 게임 역사에 있어 길이 남을 걸작인 만큼, 이를 보드게임으로 재현하려는 시도는 여러 차례 있어 왔다. 다만 비디오 게임을 보드게임으로 만들며 나타나는 원작과의 괴리는 <테트리스>를 보드게임으로 만드는 과정에서도 어쩔 수 없이 나타났다. 일례로 <테트리스>의 원작자인 알렉세이 파지트노프 작가가 만든 <테이블 테트리스>만 하더라도 보드게임과 비디오 게임의 차이를 인정하고 원작과는 다른 방향을 추구한 게임이었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테트리스 보드게임>는 <아키올로지>, <베런 파크>, <임호텝> 등을 선보인 필 워커 하딩 작가가 만들었다는 점이 우선 눈에 띈다. 유명 보드게임 작가가 <테트리스>를 보드게임으로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전략 게임을 만들던 필 워커 하딩 작가와 <테트리스>란 조합은 그 차제만으로도 이상적이란 느낌이다.

테트리스 보드게임. 각자 자신의 격자 탑에 테트리미노 블록을 낙하시키며 빈틈없이 쌓아야 한다.

<테트리스 보드게임>에서는 각 플레이어에게 개인판이라 할 수 있는 격자 탑이 주어지고, 각자의 격자 탑에 각자의 테트리미노 블록을 낙하시켜 쌓는 형식으로 원작의 느낌을 살렸다. 게임은 모두가 동시에 차례를 진행하며, 플레이어는 이번 라운드에 제시되는 테트리미노 블록을 찾아 자신의 격자판에 떨어뜨리면 된다. 다음 라운드는 새 테트리미노 블록이 제시되며 게임이 이어진다. 플레이어들의 목표는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테트리미노 블록을 빈틈없이 쌓는 것이라 보면 된다. 원작 비디오 게임처럼 가로줄을 다 채웠을 때 해당 가로줄 전체가 삭제되지는 않지만, 가로줄 완성이 점수와 이어지게 되어 있다.

이번 차례에 떨어트려야 할 테트리미노 블록과 다음 차례에 떨어트릴 테트리미노 블록을 표시하는 테트리스 카드

어떤 테트리미노 블록을 찾아서 떨어트려야 하는지는 테트리미노 블록이 표시된 테트리스 카드를 통해 제시된다. 이번 라운드에 찾아야 할 블록을 표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음 라운드에 찾아야 할 테트리미노 블록도 카드를 통해 미리 예고된다. 카드가 놓이는 판에는 '이번 블록'과 '다음 블록' 칸이 표시돼 있으며, 다음 블록 칸에 쌓인 카드를 이번 블록 칸으로 옮기며, 이를 표시한다. 게임이 진행될수록 다음 블록 칸에 놓인 카드가 점점 낮아지며, 자연스럽게 게임의 종료 시점이 점차 임박해 오고 있음을 알려준다. <테트리스 보드게임>은 가로줄이 다 찼을 때 해당 가로줄이 삭제되지 않기에 게임 종료 시점까지 테트리미노 블록을 빈틈없이 쌓더라도 각자의 탑에 80% 이상 쌓이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원작 비디오 게임에서 맨 위 가로줄을 넘겨 테트리미노 블록이 쌓이면 게임이 끝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테트리스 보드게임>에서 자기 격자 탑 맨 위 가로줄을 넘긴 플레이어는 최종 점수 계산 전까지 잠시 빠져 있어야 한다. 하지만, 원작 비디오 게임을 할 때만큼 빠르게 판단하고 조작할 필요는 없으며, 게임 중 한 번씩은 제시된 테트리미노 블록을 쓰지 않고 게임 종료까지 남겨둘 수도 있기에 이렇게 탈락하는 일은 쉽게 발생하지 않는다.

격자 탑에는 특정 테트리미노 기호가 그려져 있다. 이 칸에 해당 테티리미노 블록을 놓으면 추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모든 카드가 사용되고 게임이 끝나면 점수를 계산한다. <테트리스 보드게임>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점수 획득 수단은 가로줄을 빈틈없이 완성하는 것이다. 또 다른 점수 획득 수단은 각자의 격자 탑 여기 저기 그려진 작은 테트리미노 기호이다. 각자의 격자 탑엔 다른 배열로 테트리미노 기호가 배치돼 있으며, 게임이 끝날 때 이 기호 위치에 해당 테트리미노가 놓여 있으면 추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때문에 매 라운드 모두에게 같은 테트리미노가 제시되지만, 다른 플레이어와 똑같이 쌓으면 결국 같은 점수를 얻을 수 없으며 각자의 격자 탑 테트리미노 기호 배열을 의식해야 한다. 여기에 점수 획득 수단으로 업적 카드가 있다. 업적 카드마다 각기 다른 조건이 표시돼 있으며, 게임 중에 이를 달성한 플레이어가 점수를 얻는다. 먼저 달성한 플레이어가 더 높은 점수를 얻기 때문에 플레이어들 간의 속도 경쟁을 유발하는 장치이자, 플레이어 간의 상호작용 요소로서 작용한다. 업적 카드는 점수 비중이 크고 경쟁자보다 늦으면 점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종종 가로줄 완성이나 격자 탑의 테트리미노 맞추기를 포기하고 업적 카드를 우선할지 아니면 착실한 1점을 택할지 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다양한 업적 카드. 빠르게 해당 조건을 달성한 플레이어가 더 높은 점수를 얻는다.

<테트리스 보드게임>은 필 워커 하딩 작가의 전작인 <베런 파크>와 비교되는 점도 흥미롭다. <베런 파크>에서 플레이어는 서로 다른 구성을 가진 부지를 받기 때문에 이를 채워 점수를 얻는 전략이 달라지고, 업적 카드를 두고 경쟁하며,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의 점수 차이가 만들어지는데, <테트리스 보드게임>의 플레이어마다 격자 탑의 기호 배열이 다른 것이나 업적 카드가 이와 정확히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면서도, <테트리스 보드게임>은 이전에 만들어진 다른 <테트리스> 보드게임들보다 좀 더 원작 비디오 게임의 본질에 근접하다고 느끼게 한다. <테트리스 보드게임>은 <테트리스>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흥미로운 폴리오미노 도형 퍼즐 게임이겠지만, <테트리스>와 결합하며 더욱더 흥미로운 게임으로 탄생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