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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카손 겨울 에디션 - 보드게임 소개
코리아보드게임즈
2023-11-09

만 14세 이상 | 2~5명 | 35분

"하얗게 눈 덮인 카르카손의 겨울 풍경을 만들어 보세요."

중세의 성곽이 잘 보존된 프랑스 남부의 요새 도시 카르카손은 관광지로 유명하지만 보드게임 팬들에게는 보드게임의 제목으로 더 익숙할 것이다. 타일과 주민을 배치하며 아름다운 중세 마을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더 많은 점수를 얻기 위해 경쟁하는 게임 <카르카손>은 2000년에 출시돼 20년 이상 롱런하고 있는 베스트셀러이며, 확장판과 파생작이 많이 발매된 작품이다.

다른 인기 게임이 그러하듯 <카르카손>은 미적인 완성도 역시 높은 게임이다. 편안한 중세 마을의 일러스트도 멋지지만, 이 마을에 주민으로 놓이는 특유의 3등신 목재 사람 말이 보드게임 팬들의 주목을 받아 특별히 미플(meeple)이라는 별칭을 얻고, 나아가 보드게임에 등장하는 사람 모양 말의 대명사가 되기도 했다.

눈 덮인 카르카손의 겨울 풍경을 만들어 보자

<카르카손 겨울 에디션>은 수많은 보드게임 플레이어의 테이블에서 수없이 재창조되었던 카르카손 지방의 눈 덮인 겨울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쌓인 눈 너머 주민들은 월동 준비에 한참이고, 수확이 끝나 설원이 된 들판에는 겨울 동물들이 뛰논다. 눈 덮인 카르카손에서 플레이어가 할 일은 이전과 다르지 않다. 자기 차례인 플레이어는 타일 중 하나를 가져와, 이미 놓인 타일들과 그림이 연결되게 놓아야 한다. 그런 다음 방금 놓은 타일 위에 자신의 게임말 중 하나를 올려놓을 수 있으며, 타일에 표시된 성과 길, 들판, 수도원 중 어디에 놓느냐에 따라 해당 게임말로 점수를 얻는 방법이 결정된다. 단, 이렇게 게임말을 올려놓기 위해서는 선택한 부분에 연결된 어디에도 다른 게임말이 놓여있지 않아야만 하지만, 서로 떨어져 있어 각기 게임말이 놓여 있는 상황에서 다른 타일로 연결되는 경우엔 같은 곳에 게임말 여러 개가 공존할 수도 있다. 성, 길, 수도원이 완성될 때마다 점수를 얻고, 게임이 끝날 때에는 완성되지 않은 것들과 들판에서 점수를 얻는다. 물론, 게임의 목표는 가능한 한 많은 점수를 획득하는 것이다.

<카르카손 겨울 에디션>은 현재 판매되고 있는 <카르카손> 기본판과 같은 구성의 게임이다. 기본판에 포함된 강 타일과 수도원장 등 미니 확장은 동일하게 포함되어 있으며, 추가되는 규칙은 일절 없다. 다만 <카르카손 겨울 에디션>에는 기본판에 없는 12개의 타일이 보너스로 들어 있는데, 이 타일들은 <카르카손> 기본판에 없는 성과 도로의 배치를 하고 있고 이들 모두에 여우, 멧돼지 같은 동물 일러스트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12개의 추가 타일을 일종의 미니 확장으로 볼 수도 있다.

늑대(왼쪽)와 여우(오른쪽)가 그려진 타일

이 추가 타일의 동물에 대해 별도의 공식 규칙이 있는 것은 아니나, ‘여우가 있는 타일로 다른 사람 구역을 완성하면 점수를 빼앗는 걸로 하자’, ‘사슴이 있는 농장의 농부는 점수를 조금 더 받는 것으로 하자’ 같은 비공식 유저 규칙이 있다. 물론 여러분이 이 12개의 추가 타일을 위한 적당한 규칙을 만들어서 적용해도 좋을 것이다.

기존 <카르카손> 보유자에게는 특별한 규칙의 새 게임이 아니라 그림만 바뀐 버전이라는 점에서 <카르카손 겨울 에디션>에 매력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특히 확장판 사용을 고려한다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카르카손>을 아직 경험하지 못한 사람의 첫 번째 게임으로 <카르카손 겨울 에디션>은 <카르카손> 기본판 대신 고려할 수 있는 좋은 선택지이기도 하다. 또한 <카르카손>은 그림을 보는 즐거움이 상당한 게임이기 때문에 색다른 일러스트로 게임을 할 수 있는 것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팬도 많다. 실제로 <카르카손 겨울 에디션>은 팬들이 10년 넘게 발매를 기다렸던 역사가 있는 작품이다.

성을 완성했다.

<카르카손 겨울 에디션>의 첫 등장은 2011년 개발사 한스 임 글뤽에서 발매한 프린트 앤드 플레이 버전(편집자 주: 파일의 내용을 인쇄한 후에 잘라서 사용하는 버전)이었다. 유저들은 기꺼이 PDF파일을 구매하고 인쇄하여 잘라 붙이는 수고를 하며 보유하고 있는 <카르카손> 기본판 1개를 겨울 분위기로 바꾼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다. 또한 많은 유저가 프린트 앤드 플레이 버전이 아닌 정식 에디션의 발매를 요구했다. 결국 2012년 독일을 시작으로 여러 언어판의 정식 박스 에디션이 발매됐다. 최초 <카르카손 겨울 에디션>은 1회성 한정 상품에 가까웠으나, 이후 ‘구입할 수 있게 해 달라’라는 유저들의 요구가 빗발쳐 2020년 독일을 시작으로 두 번째 박스 에디션이 발매됐으며, 마침내 한국에도 상륙했다.

완성된 수도원의 모습

최초의 <카르카손>은 도리스 마테우스가 작업한 선이 굵고 귀여운 일러스트가 특징인 게임이었고, 이 일러스트 또한 <카르카손>의 인기 비결 중 하나였다. <카르카손 겨울 에디션>의 일러스트는 안네 패츠케가 작업을 했는데, 새 일러스트레이터 안네 패츠케의 <카르카손 겨울 에디션> 일러스트는 기존 <카르카손>의 일러스트보다 세밀하면서도 기존 <카르카손> 일러스트의 감성도 그대로 살려 팬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 때의 인연 때문인지 2015년부터 <카르카손> 시리즈는 안네 패츠케가 새로 작업한 일러스트로 전면 개정되었으며, 한국어판은 2016년부터 개정판의 그림이 적용됐다. 2021년에 리뉴얼된 가장 최신 판본은 리뉴얼을 담당한 일러스트레이터 마르셀 그뢰버의 이름으로 되어 있으나, 안네 패츠케의 이름도 여전히 만든 사람들에 적혀 있어 그 영향력이 남아있음을 알 수 있다.


<카르카손 겨울 에디션> 한국어판은 2023년 11월 18일과 19일에 열릴 보드게임 페스타에서 첫선을 보일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