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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시 오브 덱스 - 보드게임 소개
코리아보드게임즈
2023-11-02

만 14세 이상 | 1~2명 | 15분

"8장의 카드로 펼쳐지는 불꽃 튀는 대결!"

<클래시 오브 덱스>는 각자 8장의 카드를 골라 자기 덱을 구성하고, 그 덱을 사용해 공성전을 벌이는 카드 대결 게임이다. <매직: 더 개더링>이나 <유희왕>등 잘 알려진 카드 대결 게임이 그렇듯이, 이 게임도 플레이어 2명의 1대 1 대결을 기본으로 만들어져 있다. 카드 대결 게임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통달할 수 있고, 카드 대결 게임이 처음인 사람이라면 오히려 다른 유사한 방식의 게임보다 훨씬 더 쉽게 익힐 수 있을 만큼 진입장벽이 낮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은 매우 특이하다.


기본판인 전장의 서막에 들어있는 카드들. 플레이어들은 상자 하나에 든 카드로 각자 8장짜리 덱을 만들어 게임을 즐길 수도 있고, 미리 자기 덱을 만들어 놓을 수도 있다.

<클래시 오브 덱스>는 1대 1 대결을 기본으로 만들어졌지만 2대 2로 이뤄지는 팀전, 난타전이 가능한 4명 모드, 1명 모드 등 다양한 조건에서의 게임 모드를 지원한다. 이 기사에서는 그중에서도 1대 1 모드에 대해서만 다루도록 하겠다. 1대 1 게임을 시작할 때, 양 플레이어는 각자 준비한 카드 8장과 게임에서 공통으로 사용되는 성채 카드 한 장을 손에 든다. 한번 손에 든 카드는 임의로 움직일 수 없으며, 성채 카드는 손패의 가장 왼쪽에 두고 시작한다. 이 성채 카드의 위치가 성채의 체력을 표시하며, 그 위치에 따라 쓸 수 있는 카드도 달라진다.

대결할 두 사람이 나란히 옆으로 앉고, 테이블 가운데에 다리 카드 2장을 위아래로 놓으면 두 사람이 대결할 전선이 만들어진다. 이 다리 카드의 왼쪽에는 왼쪽 플레이어의 카드가, 오른쪽에는 오른쪽 플레이어의 카드가 놓이게 된다. 두 개의 전선에서 동시에 전투가 일어나게 되는데, 둘 중 한 개의 전선이라도 뚫리면 내 성채가 무방비로 적의 공세에 노출되게 된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복수의 전장을 운영하며 공격과 방어를 적절히 분배해야 한다. 공격도 방어도, 손에 있는 카드를 내려놓는 방식으로 하게 되는데, 손에 있는 카드에는 성채를 제외하면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주문 카드이며, 하나는 생명체 카드, 즉 병사다. 주문 카드는 일회성으로 사용되지만 생명체 카드는 상대에게 격퇴되기 전까지는 전장에 남아 계속 공방전에 참여하게 된다.

두 개의 전선에 생명체들을 배치하며 상대와 대결을 벌인다.

양 플레이어는 돌아가며 차례를 가지는데, 한 차례는 마나 재생성-소환-공세의 3단계로 진행된다. 이렇게 단계로 설명하면 복잡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내려놓을 수 있는 카드를 내려놓고, 전장에 놓인 카드마다의 효과를 발동하는 것이 전부다. 카드를 내려놓을 때는 몇 가지 규칙이 있는데, 우선 자기 손에 있는 카드 중 왼쪽에 있는 4장 중에서 골라 내려놓아야 한다. 또 한 차례에 여러 장을 내려놓아도 상관없지만,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마나를 소비하게 되며 카드마다 필요한 마나의 양이 다르다. 따라서 가지고 있는 마나의 양 안에서 사용할 카드를 구성해야 하는데, 차례를 시작할 때 손에 들고 있는 카드의 장수가 바로 그 차례에 사용할 수 있는 마나의 양이다.

덱을 이루는 카드 8장 모두와 성채 카드 1장을 가장 왼쪽에 놓은 상태로 게임이 시작된다.

이렇게 카드를 사용하고 나면, 전선에 놓여있는 내 생명체들이 적진을 공격할 차례다.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의 최종 목적은 적의 성채를 무너뜨리는 것이지만, 적의 병사들이 아직 전장에 남아있는 전선에서는 적의 성채를 직접 공격할 수 없다. 적 병사들이 몸으로 막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채를 공격하기 위해서는 그 전선에 적의 생명체를 전멸시켜야 한다. 기본적으로는 차례마다 같은 전선에 있는 적 생명체 하나를 한 번만 공격할 수 있지만, 카드에 따라서는 다른 전선에도 피해를 입히거나 같은 전선의 여러 생명체에게 광역 피해를 입히는 등의 기술도 사용할 수 있다. 이 공세를 통해 체력을 모두 잃은 생명체는 플레이어의 손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며, 생명체가 돌아오면 성채의 체력도 그만큼 회복된다. 이렇게 서로 공방을 계속하다가, 어느 한 사람의 성채가 체력을 완전히 잃고 파괴되면 게임이 끝난다.

이 게임은 많은 사람에게 익숙한 여러 가지 게임의 매력이 조화롭게 담긴 게임이다. 생명체끼리의 전투와 주문 발동 등의 요소는 <매직: 더 개더링> 등의 전통적인 카드 대결 게임의 풍미만이 아니라 <하스스톤> 같은 모바일 카드 대결 게임의 풍미도 진하게 풍기며, 여러 생명체를 배치해 성채를 방어하며 상대의 성채를 공략해 나가는 과정은 <타워디펜스>나 <클래시 오브 클랜> 같은 게임을 떠올리게 만든다. 가장 멋진 점은 이런 다양한 매력이 서로를 해치지 않고 조화롭게 서로를 돋보여 준다는 것, 즉 게임의 완결성이 훌륭하다는 점이다.

성채가 공격당해서 피해를 입으면, 성채 카드를 그만큼 오른쪽으로 이동시켜 표시한다. 상대 성채의 감시탑을 넘어 요새까지 파괴하면 승리한다.

익숙한 매력들을 멋지게 빚어낸 것만이 이 게임의 미덕은 아니다. 비슷한 종류의 다른 게임들과 비교했을 때, 이 게임만이 가진 독특한 매력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는 양측이 1:1로 전투를 벌이는 전술 게임의 영역을 넘어서, 2개의 전장을 운영하는 방식을 통해 사전적 의미 그대로의 전략 중심의 게임이 되었다는 점, 둘째는 승패가 사실상 결정된 상태에서 후반전이 불필요하게 늘어지지 않고, 물량전으로 빠르게 끝난다는 점이다. 유사한 게임들이 카드의 복잡한 효과를 텍스트로 표현하는 것과 달리, 모든 효과를 아이콘화하여 아이콘의 조합으로만 카드마다의 개성을 살려낸 면도 훌륭하다 하겠다.

현재 <클래시 오브 덱스>는 <전장의 서막>, <격렬한 저항>, <고요한 침잠>, <배반의 굴레>, <스미는 습기>, <인식 너머로>, <장벽 파괴자>의 7가지 덱이 한국어판으로 출시된 상태다. 기본판에 해당하는 <전장의 서막>은 판매가 아닌 증정 형태로 제공되고 있으며, 나머지 확장만 판매되고 있다. 이들 중 어느 것이나 하나만 있어도 게임을 할 수 있으며, 각자 다른 덱에서 카드를 골라 자기만의 덱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덱 하나의 가격이 그리 부담스럽지도 않고, 덱 하나만 있으면 2명이 게임을 할 수 있으니 속도감 넘치는 전장 운영에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한 번쯤 도전해 보시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