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WEBZINE

웹진

콰왈레 - 보드게임 소개
코리아보드게임즈
2023-10-24


만 8세 이상 | 2명 | 15분

"자연과 전략의 조화로운 만남"

<쿼리도>, <콰르토>, <퀵소>, <필로스>, <스콰드로>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다양한 추상 전략 게임을 만들고 있는 지가믹은 추상 전략 게임의 명가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지가믹이 만드는 게임들은 진입 장벽이 낮으면서 누구나 쉽게 규칙을 익힐 수 있다는 특징이 돋보인다. 또한, 지가믹의 게임은 한 눈에도 지가믹 게임이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개성적인 나무 구성물이 돋보이는데, 이 나무 구성물들은 게임이면서도 예술작품이라 해도 좋을 세련된 외관을 하고 있다. 이런 특징들이 모이며 지가믹의 추상 전략 게임은 오랜 시간에 걸쳐 인기를 끌어왔다.

지가믹에서 또다시 새로운 추상 전략 게임을 발표했다. 새로 소개하는 이 게임의 제목은 <콰왈레>로 산속 오솔길에 작은 돌을 쌓아놓은 탑이라는 테마를 담고 있다. 산이나 해변 등지에 누군가가 돌 위에 돌을 쌓아 올리며 돌로 만든 탑을 만든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괜히 허물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이름 모를 선대 건축가의 작품 위에 작은 돌 하나를 쌓기도 하는 작은 돌탑 말이다. 이런 돌탑을 소재로 하여 어떤 두뇌 싸움을 만들었을지 살펴보자.

중립인 노란색 자갈이 게임판의 네 모퉁이에 놓인 상태로 게임이 시작된다.

<콰왈레>의 게임판은 가로•세로 4칸씩으로 나뉜 정사각형 모양을 하고 있다. 플레이어는 여기에 자갈로 이루어진 탑을 쌓으며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자갈이라고 하지만 실제 구성물은 자갈 모습을 한 나무로 된 구성물이며, 쌓기 쉽도록 평평하고 납작하게 만들어져 있다. 차례마다 게임판 위에는 자갈 1개씩 추가되며, 이 공간 위에 옹기종기 자갈 탑들이 들어서게 된다.

자갈은 붉은색, 노란색, 흰색, 이렇게 3가지 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색깔의 자갈이 8개씩 들어 있다. 플레이어 중 한 명은 붉은색 자갈을 다른 한 명은 흰색 플레이어가 가져가며, 노란색 자갈은 누구의 것도 아닌 중립의 역할을 한다. 이 노란색 자갈은 최초에는 16개의 칸 중 4개의 귀퉁이 칸에 2개씩 쌓여 있는데, 게임이 진행됨에 따라 플레이어의 손을 타고 이리저리 옮겨진다.

자기 차례에는 아무 자갈 탑에 자기 자갈을 1개 올린 뒤 그 탑을 움직인다.

플레이어들은 각자 자기 자갈로 탑을 쌓아 나간다. 자기 차례인 플레이어는 게임판에서 자갈이 1개 이상이 있는 칸 중 하나를 선택해 자기 자갈을 올린 뒤, 이 자갈 탑 전체를 인접한 칸으로 움직인다. 자갈 탑은 1칸 움직일 때마다, 아래쪽에 있는 자갈 1개씩을 놓고 간다. 그렇게 해서 자갈 탑을 이루고 있는 모든 자갈이 새로운 칸으로 움직일 때까지 자갈 탑은 계속해서 움직인다. 플레이어의 목표는 이렇게 자갈 탑을 만들고 움직이면서, 자기 자갈이 맨 위에 놓인 자갈 탑 4개를 가로나 세로, 대각선 방향으로 4칸 연결되게 하는 것이다.

자갈 탑이 움직일 때, 거쳐가는 모든 칸마다 탑의 자갈을 1개씩 두고 간다.

가령 붉은색 자갈 플레이어가 첫 번째 차례를 한다면 자갈이 1개라도 놓인 곳은 게임판 귀퉁이의 노란색 자갈이 2개씩 쌓인 4개의 칸뿐일 것이다. 이 4개의 칸 중 하나에 붉은색 자갈 1개를 올려놓아 3층 탑을 만든 뒤, 인접한 칸으로 이동하여 맨 아래에 있는 노란색 자갈을 그 칸에 남기고, 또다시 인접한 칸으로 이동하며 다시 노란색 자갈을 그 칸에 남기고, 또다시 인접한 칸으로 이동하여 붉은색 자갈을 그 칸에 남기게 된다. 고전 게임인 '만칼라'가 떠오르는 방식이다. 

가로•세로 4칸씩으로 이뤄진 게임판에 교대로 자갈 1개씩을 놓고 먼저 4개짜리 줄 하나를 만들어야 승리하는 게임이었다면, 그 게임은 승부가 결정되기보다는 무승부로 끝날 확률이 훨씬 높을 것이다. 하지만, <콰왈레>는 자갈이 한 칸에 탑처럼 쌓이기도 하고, 쌓인 자갈 탑이 움직임에 따라 한 차례에 여러 칸에 걸쳐 자갈이 퍼지기도 하는, 좀 더 입체적이고 역동적인 게임이다. 더군다나, 플레이어들에게 주어지는 자갈은 8개뿐이기에 게임은 각자 8번의 차례 안에 승부가 결정되므로 매 차례 긴장감을 선사한다.

위에서 봤을 때 자기 색깔 자갈 4개가 한 줄로 놓이도록 만든 플레이어가 승리한다.

특히 게임판 위에 놓인 자갈이 점차 늘어나기에 자갈 탑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는 후반부가 인상적이다. 탑이 전반적으로 높다는 것은 한 번의 차례 동안 게임판에서 여러 칸의 상황을 뒤바꿀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 차례가 지날 때마다 게임판에 흰색이 많이 보이다가 어느새 붉은색 일색이 되기도 하는데, 마치 '리버시'와 같은 역동성을 보인다. 게임판에 한 플레이어가 우세한가 싶다가도, 다른 플레이어가 멋진 묘수를 찾아내 갑자기 한 줄을 완성하며 게임이 끝나기도 한다.

이처럼 <콰왈레>는 독특한 게임이다. 한 줄을 만들면 승리하는 알기 쉬운 승리 조건에 '만칼라'를 연상시키는 차례 진행 방법, 그리고 '리버시'처럼 순식간에 변하는 판세가 오솔길의 돌 쌓기라는 낭만적인 테마에 녹아 있다. 여기저기 쌓이는 알록달록 예쁜 자갈 탑이 만들어 내는 정취도 즐기고, 서로의 멋진 수도 함께 즐겨보자.

수상 내역
2023 UK Games Expo Best Abstract Game Nomin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