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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파주 슈필 후일담 - '뱅' 국가대표를 찾습니다
관리자
2023-04-21
매년 10월 독일 에센 시에서 열리는 보드게임 행사 '슈필', 40년 역사를 가진 이 행사를 세계의 보드게임 팬들은 '에센 슈필'이라고 부릅니다('슈필Spiel'은 '놀이, 게임'을 뜻하는 독일어 단어). 2023년 4월 15, 16(토, 일) 이틀에 걸쳐 파주에서도 슈필이 열렸습니다. 10,466명이 방문해 함께해 주셨습니다. 성원에 감사 드립니다.

즐거웠던 이틀을 다시 생각하며, 행사 후일담을 적어 봅니다.

※ 후일담 연재 기사 바로 가기




뱅 월드 챔피언십


서부개척시대를 테마로 하는 '뱅'은 올해로 출시 20주년을 맞았습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제작사인 dV Giochi에서는 전세계의 팬들을 위한 '월드 챔피언십'을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출시 후 오랜 기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게임이니 세계대회에 열의를 보일 한국의 보드게이머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저희는 한국 국가대표 선발전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예선을 진행, 5월 6일 보드게임콘 현장에 모여 본선을 치르고, 선발된 국가대표는 11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각국에서 모인 대표들과 만나 자웅을 겨룹니다. 예선은 기본적으로 전국 각지의 보드게임 카페, 동호회를 통해 진행됩니다. 그러나 예선이 진행되는 기간에 파주 슈필이 열리게 되었으니 파주 슈필 현장에서도 예선에 참가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월드 챔피언십'에 참여할 국가대표를 가리는 예선전이기 때문에 즉석에서 참가자를 모집하는 식으로 진행할 수는 없었고, 미리 신청을 받아 총 24명이 참가하게 됐습니다.



협력형 보드게임도 있지만, 많은 보드게임은 결국 승자와 패자를 가리며 끝나게 됩니다. 공식 대회라면 더욱 더 긴장되는 가운데 결과에 의해 울고 웃는 사람이 나오게 되겠죠. 한편에는 이렇게 공식전이라는 명목으로 고조된 긴장감 속에서 치열한 승부를 즐길 때에만 느낄 수 있는 극한의 재미가 있고, 다른 한편에는 패배의 허탈감이 있습니다. 1등을 뽑아야 하는 대회지만, 모두가 즐겼으면 하는 모순된 마음을 품게 되니 기획자로서 걱정이 많았습니다.



마침내 파주 슈필이 시작되고, 4월 15일(토) 오후 1시 '뱅 월드 챔피언십 예선전'도 시작됐습니다.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참여하는 대회여서 그런지 서로를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는 가운데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습니다. 국가대표는 국가대표고 오늘의 게임은 오늘의 게임이라는 듯, 그 순간의 즐거움에 몰입하신 것 같다, 걱정이 많았던 기획자는 다소 멋대로 그런 생각을 하며 함께 그 분위기를 즐겼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대회에 참가한 한 아버지의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매직 더 개더링을 하며 여러 보드게임 대회에 참여해봤지만 이렇게 분위기가 좋은 대회는 처음이었다.” 



이번 예선전은 월드 챔피언십 토너먼트 규칙에 따라 진행되었습니다. 24명의 플레이어들이 6명씩 한 테이블에 모여 총 네 번의 게임(=라운드)을 진행했으며, 매 라운드마다 무작위로 인원을 섞어서 새로 자리를 배정하여 다양한 사람들과 게임을 진행하도록 했습니다.

이번 예선에서 가장 승률이 높았던 역할은 무법자입니다. 총 16번의 게임 중 11번의 게임에서 무법자가 승리했으며, 보안관과 부관이 승리한 게임은 5번 있었습니다. 배신자가 승리한 게임은 없었지만 배신자가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보안관과 맞대결 펼친 끝에 아쉽게 진 게임이 한 번 나왔습니다. 라운드에서 승리한 플레이어는 자신이 맡았던 역할에 따라 점수를 획득하는데, 6인 게임에서는 무법자의 승률이 높기 때문에 1500점으로 배점이 가장 낮았고, 보안관과 부관은 1600점, 배신자는 2400점을 획득하는 식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치열했던 이번 예선은 이러한 배점 차이에 의해 최종 우승자가 정해 졌습니다.

이번 예선에서 네 라운드 모두 승리한 참가자는 두 명, 역할에 따른 배점 차이로 인해 단 100점 차이로 우승자가 결정되었습니다. 보안관/부관으로 2승, 무법자로 2승하여 합계 6200점을 기록한 송용건님이 1위, 무법자로 3승, 보안관으로 1승하여 합계 6100점을 기록한 김선영님이 2위였습니다. 네 번의 게임을 모두 승리하신 두 분의 실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4월 15일 파주에서 '뱅'을 함께 즐긴 여러분 모두가 즐거우셨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