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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로폴리스 - 보드게임 소개
코리아보드게임즈
2022-10-19

만 8세 이상 | 2~4명 | 25분

"높이 더 높이, 폴리스의 영광을 쌓아 올려라!"

고대 지중해 문명의 심장부 그리스에서는 아테네, 스파르타, 테베 등 수많은 도시국가가 번영하며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이런 도시국가들을 그리스어로 '폴리스'라 부르며, 이 단어는 오늘날 정치를 뜻하는 영어 단어 '폴리틱스 politics'의 어원이기도 하다. 폴리스의 핵심지는 그 중심부 언덕에 세워진 광장으로, 이곳은 신전과 극장 등 온갖 건물이 집중된 시민들의 중심지였다. 이 광장을 부르는 그리스어 이름이 바로 '아크로폴리스'다. <아크로폴리스>는 그 제목이 나타내듯이 타일을 놓고, 때로는 쌓으며 자기 앞에 자기 앞에 작은 아크로폴리스를 꾸미는 게임이다. 플레이어들은 폴리스를 대표하는 건축가가 되어, 폴리스의 얼굴인 아크로폴리스를 발전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신중히 계획하고 구획을 배치해야 하며, 시민들의 경탄을 자아내게 하려면 더 높이 쌓아 올려 하늘에 가까워져야 한다.

건축 현장에서 타일을 가져올 때, 가져온 타일 앞에 타일이 3개가 있어서 석재 3개를 냈다.

게임의 진행되는 모습은 타일 1개를 가져와서, 기존 타일에 붙여 놓는 것이 전부일 정도로 간단 명료하다. 탁자 위에는 앞면이 보이게 일렬로 늘어놓은 타일들이 있으며, 이를 가리켜 '건설 현장'이라 부른다. 자기 차례인 플레이어는 이 건설 현장에서 타일 1개를 고른다. 단, 건설 현장에 놓인 타일들에는 순서가 있으며, 맨 앞에 놓인 타일을 가져가는 것은 무료이지만, 뒤쪽에 놓인 타일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그 앞에 놓인 타일의 수만큼 석재를 내야 한다. 즉, 가지고 있는 석재가 없다면, 맨 앞에 놓인 타일만 가져갈 수 있는 상황이 된다. 그리고, 이렇게 고른 타일을 자기 앞에 놓여 있는 기존 타일과 붙여 놓는다.

타일을 놓음으로써 아크로폴리스가 만들어진다.

가져온 타일은 자기 앞에 놓여 아크로폴리스를 이룬다. 육각형 3개로 구성된 타일에는 채석장, 주거지, 시장, 병영, 신전, 정원 등 도시 구성 요소가 표시돼 있고, 각 요소마다 점수를 얻기 위한 조건이 다르다. 주거지는 가급적이면 한 덩어리로 연결시키는 것이 좋고, 시장은 여기저기 분산되도록 하는 것이 좋고, 병영은 아크로폴리스 가장자리에 놓여야 점수가 되며, 신전은 완전히 둘러싸여야만 점수를 얻을 수 있기에 병영과 반대로 가장자리에 놓이지 않게 해야 한다. 가능한 한 많은 점수를 얻을 수 있도록 각 구성 요소를 배치함과 동시에 점수를 크게 늘려주는 광장이 많이 보이도록 아크로폴리스를 만들면 된다.

주거지의 점수를 계산하는 중이다. 1층에 있는 타일의 1칸당 1점, 2층에 있는 타일 1칸당 2점을 받는다.

타일을 넓게 배치하며 각 구역이 이어지게 하는 것보다도, 타일을 위로 쌓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1층에 놓인 구역이 1점이라면, 4층에 놓인 구역은 4점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뜨는 공간 없이 다른 타일 2개 이상에 걸칠 수만 있다면 그 위에 타일을 쌓는 것이 가능하다. 타일을 쌓음으로 인해 그 아래에 깔린 3칸이 보이지 않게 되지만 높은 층의 타일일수록 구성 요소의 점수를 더 높게 쳐 주기 때문에 이렇게 덮임으로 인해 손해 볼 것은 없다. 더군다나, 다른 타일로 덮여야만 석재를 얻을 수 있는 채석장은 이렇게 덮이지 않으면 아무 가치가 없으므로 채석장이 잘 덮일 수 있게 타일을 배치하는 것도 중요하다. 타일을 쌓을 때, 구성 요소의 위치 때문에 점수가 되지 않을 부분을 덮으면서 점수를 더 늘릴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궁극적으로 타일을 높게 쌓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보통 타일이 넓게 퍼지는 평야를 만들기보다는 타일을 높이 쌓게 된다. 이렇게 점수와 석재를 향한 플레이어의 노림수가 각자의 앞에 <아크로폴리스>를 만드는 것이다.

<아크로폴리스>는 규칙이 간단하고 25분이란 짧은 시간 동안 한판이 끝나는 게임이지만 연구할 거리가 많은 게임이라 할 수 있다. 게임이 진행되고 각자의 아크로폴리스가 커질수록 가져온 타일을 붙여 놓을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해진다. 점수를 얻기 위해 생각해야 할 것이 많은 것은 물론이고, 자신의 아크로폴리스 바깥을 보는 시야도 중요하다. 석재를 제때 확보하지 못하면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중요 타일을 놓칠 수도 있고, 특정 구성 요소에 대해 다른 플레이어와 경쟁하는 상황에서는 한발 빠른 경쟁자가 채 가는 것을 보고 있어야만 할 수도 있다. 여기에 점수 계산을 더욱 묘미 있게 해 주는 변형 규칙과 2~3명이 게임할 때 더 많은 타일을 사용하여 더욱 긴 호흡으로 즐기는 규칙도 준비돼 있다.

<아크로폴리스>는 2022년 에센 <슈필>에서 공개되었는데, 공개됨과 동시에 행사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1000여 종의 새로운 게임이 발표되는 에센 <슈필>에서 독일의 보드게임 잡지 <페어플레이>에서 운영하는 순위표인 '페어플레이 차트'에서 6위를 차지하며 주목 받는 게임 중 하나로 선정된 것이다. 아무래도 좋은 게임의 중요한 덕목인 ‘배우기 쉽지만 마스터하기는 어려운 게임’이기 때문일 것이다.

높고도 넓은 아크로폴리스를 만들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