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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탄 카드게임 - 보드게임 소개
코리아보드게임즈
2023-12-28

만 8세 이상 | 2~4명 | 30분

"보드게임의 제왕 카탄을 이제 카드게임으로 만난다!"

<카탄>은 많은 사람들에게 위대한 게임으로 일컬어진다. 출시된 지 25년이 된 지금도 <카탄>은 손꼽히는 베스트셀러이자 보드게임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의 마음 속 고향으로 자리잡혀 있다. 인기 있는 게임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카탄> 역시 수많은 확장과 파생작이 출시되었는데, <카탄: 카드게임> 역시 그러한 <카탄>의 동생들 중 하나이다. 여기서 <카탄: 카드게임>이라고 하면 1996년에 출시되고 나중에 <카탄의 제후들 Die Fürsten von Catan>이라는 제목으로 개정판이 나온 2인 대결 게임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번에 출시된 <카탄: 카드게임>은 2011년 출시된 <Catan: Das schnelle Kartenspiel>(대략 '카탄: 빠른 카드게임'이라는 의미)이다.
<카탄: 카드게임>은 <카탄> 원작과 거의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플레이어의 본거지인 마을, 마을을 승급해 건설하는 도시, 그리고 도로와 기사가 그대로 등장하고, 이런 것들을 건설하기 위한 자원도 원작을 해본 사람이라면 익숙할 나무, 흙, 밀, 철, 양의 5 종류이다. 건설에 필요한 자원도 거의 같아서 도로를 건설하려면 나무와 흙이 필요하고, 마을을 건설하려면 나무, 흙, 밀, 양이 1장씩 필요하며, 마을을 도시로 업그레이드하려면 밀 2장과 철 3장이 필요하다.

도로를 통해 자원 카드를 교환할 수 있다.

그 외에도 게임 중 다른 플레이어와 자원을 교환하는 시스템, 그로 인해 발생하는 다른 플레이어와의 오묘한 경쟁 관계도 그대로 살아 있다. 이 모든 것이 작은 패키지에 포함된 120장 미만의 카드로 구현되는 점이 바로 이 게임의 절묘한 점이다.
게임의 기본 골자는 <카탄>과 마찬가지로 자원을 모아 건설하는 것이다. 플레이어는 자기 차례에우선 보유한 자원을 다른 플레이어나 시장과 거래해서 다른 자원으로 바꿀 수 있고, 그런 뒤에 보유한 자원을 써서 여러 가지를 건설할 수 있으며, 마지막으로 무작위 자원을 추가로 얻는다. 게임 목표는 <카탄>과 마찬가지로 남들보다 10점을 먼저 모으는 것이다.

각종 자원을 이용해 건물 카드를 짓자.

다만 <카탄: 카드게임>에는 원작과 같은 게임판이 없으며, 건설한 것들이 각자의 앞에 일렬로 놓인다. 그 외에도 도로망을 구축해서 새 마을을 건설할 부지를 확보하는 요소나,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얄미운 도둑 말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카탄: 카드게임>에서 도로와 기사는 원작과 다른 역할을 수행한다. 도로는 차례를 시작할 때 더 많은 자원을 교환할 수 있게 해 주고, 기사는 차례를 마칠 때 더 많은 자원을 얻게 해 준다. 그 외에도 발전 카드나 최장 도로, 최강 기사단이 없어지고 대신 도로와 기사에 소량의 점수가 생기는 등 게임을 카드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달라진 점도 있다. 하지만 도로나 기사를 지으려고 할 때 공급처에 없을 경우 다른 플레이어의 것을 뺏어서 건설하도록 만들어 최강 기사단과 최장 도로 쟁탈전과 비슷한 느낌을 주도록 만든 등, 간편해진 규칙과 구성물 속에서도 원작의 재미 요소를 최대한 구현하려고 노력한 작가의 흔적 또한 게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원작에서는 마을과 도시가 많을수록 점수도 많이 얻고 자원도 많이 얻는 것이 기본이었으나, <카탄: 카드게임>에서는 그러한 인프라를 구축할 방법이 제한되어 있기에 비슷한 양의 자원이 있을 때 마을을 우선해서 지을지, 아니면 도로와 기사를 우선해서 지을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마을은 빼앗길 염려도 없고 업그레이드를 통해 더 많은 점수를 벌 수도 있어 승리를 향한 안정적인 발걸음을 보장하고, 반대로 도로와 기사는 빼앗길 위험이 있지만 자원 획득량과 교환량을 늘려 주기에 빠른 성장을 노려볼 수 있다. 자원의 수급이 게임의 근간이기에 얼핏 후자가 중요하지 않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게임에는 이러한 전략 간의 균형을 정교하게 만들어주는 요소가 또 하나 존재한다. 바로 도시를 업그레이드하여 건설하는 대도시이다.

대도시를 지어 강력한 능력을 활용하라.

대도시는 도시에 비해 점수가 1~2점 정도 높고, 건설한 플레이어에게 다양한 특권까지 제공한다. 전략 게임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저마다 능력이 배정된 건물이라고 보면 쉬울 것이다. 대도시는 기사나 도로를 좀처럼 확보하지 못한 것을 만회할 만큼의 강력한 효과를 지니고 있으며, 때로는 앞으로의 전략 방향까지 결정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또 대도시는 건설하려면 양이 많이 필요하기에, 원작에서 가치가 떨어지는 자원으로 평가받던 양의 가치를 크게 높이기도 했다.


이처럼 <카탄: 카드게임>은 구성물이 간단함에도 불구하고 원작의 오묘한 재미를 고스란히 담은수작이라고 할 수 있다. 작은 테이블에서 커피 한 잔 하며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카탄>, 원작보다 빠르고, 간편하고, 치열한 또 하나의 <카탄>과 함께, 마음 속 고향으로 돌아와 새로운 바람을 맞아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