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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문자를 위한 추천 카드게임
코리아보드게임즈
2022-09-01
넓고 넓은 보드게임의 세계, 너무나도 많은 게임들 사이에서 입문자를 위한 게임을 찾는 신규 보드게임 플레이어를 위해 엄선된 게임을 추천하려 한다. 이번 시간엔 휴대가 간편해서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카드게임들을 추천 게임으로 골라봤다. 추천작으로 선정된 게임들에 대해 알아보자.

선정 기준
•인원: 카드게임은 크기는 작지만 많은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보통 2~5명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처럼 다양한 인원 구성으로 함께 할 수 있는 게임들 위주로 골랐다.
메커니즘: 카드게임하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전통적인 방식의 게임은 물론이고, 현대적인 독특한 방식의 게임들도 함께 골랐다.
난이도: 연령, 보드게임 경험 유무 등 다양한 조건의 여러 사람들이 함께 즐기기 적합한 난이도. 단계별로 조금씩 어렵고 복잡한 게임으로 골랐다.

1단계 (간단한 규칙, 직관적인 게임 진행)
1단계 게임은 규칙이 간단해서 쉽게 익힐 수 있는 게임들로, 한 게임을 즐기는 데 걸리는 시간도 짧다. 플레이어가 해야 하는 선택이 복잡하지 않고 직관적이며, 선택에 따른 결과가 명확하게 보이는 편이다. 규칙이 쉬우면서도 게임이 주는 긴장감이 높고 충분한 즐거움을 선사하기에 언제든 부담 없이 간편하게 시작해 볼 수 있어,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게임들이다.

우노 / 원카드 / 붐 폭탄게임
게임 인원: 2~10명 (붐 폭탄게임은 2~5명) | 게임 시간: 20분 | 대상 연령: 만 6세 이상(우노는 만 7세 이상)


이 세 게임은 모두 '크레이지 에이츠(Crazy Eights)'란 하나의 공통 조상을 가진 게임이다. 플레이어들은 일정 수의 카드를 손에 들고 게임을 시작하며(우노 7장, 원카드 7장, 붐 폭탄게임 8장), 손에 든 카드를 가장 먼저 없앤 플레이어가 승리한다. 자기 차례에는 버린 카드 맨 위에 놓인 카드와 같은 색깔이나 같은 숫자, 또는 같은 기호를 가진 카드를 낼 수 있다. 이렇게 낸 카드가 버린 카드 위에 놓이며, 다음 플레이어는 이 카드를 기준으로 카드를 내게 된다. 자기 차례에 낼 수 있는 카드가 없거나 내고 싶지 않다면, 카드를 내는 대신 카드 1장을 새로 받고 차례를 마친다. 점차 손에 든 카드를 없애 가다가 1장만 남으면 특정 구호를 외치고, 다시 자기 차례가 왔을 때 그 카드를 내서 손에 든 카드가 하나도 없으면 승리한다.

게임마다 진행에 변수를 만드는 개성적인 특수 카드가 들어있어, 게임의 긴장감을 더하는 역할을 한다. 특수 카드를 사용해 다음 플레이어에게 더 많은 카드를 받게 만들거나, 차례를 건 뛰게 하거나, 게임의 진행 방향을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 그리고, 버린 카드 더미에 놓인 카드가 무엇이건 상관없이 낼 수 있는 특수 카드를 잘 활용하면 플레이어 간의 우위가 순식간에 뒤집히기도 한다.

플레이어에게 가장 긴장되는 순간은 마지막 1장을 남기고 구호를 외쳤을 때다. 다시 자기 차례가 왔을 때 손에 든 카드를 낼 수 있으면 승리하지만, 낼 수 없게 되면 손에 든 카드가 한 장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호를 외친 플레이어는 다음 한 바퀴가 도는 동안 원하는 색깔 혹은 숫자가 버린 카드 더미에 남을지 마음을 졸이며 주시하게 되고, 마침내 마지막 카드를 손에서 없애는 순간의 희열은 그만큼 크다. 물론 실패해서 손에 든 카드가 늘어났을 때의 실망감도 그만큼 크지만 말이다.

세 게임 모두 목표는 가장 먼저 손에 든 카드를 다 없애는 것이며, 이전에 누군가 낸 카드와 색깔이 같거나, 같은 숫자(혹은 기호)를 가진 카드를 내는 식으로 진행한다.

바퀴벌레포커 로얄
게임 인원: 2~6명 | 게임 시간: 20분 | 대상 연령: 만 8세 이상


<바퀴벌레포커 로얄>의 제목에는 '포커'가 붙어 있지만, 실제 게임 진행 방식은 포커와는 많이 다르다. 승리를 위해 때로는 대담한 블러핑이 필요하다는 점 정도가 그나마 비슷할 뿐이다. <바퀴벌레포커 로얄>은 거짓말을 얼마나 잘하느냐 아니면 상대의 거짓말을 얼마나 잘 파악하느냐를 겨루는 게임이다. 플레이어들은 바퀴벌레, 파리, 쥐 등의 일반적으로 사랑받지 못하는 동물 카드들을 나눠 받고 게임을 시작한다. 게임은 단 한 명의 패배자를 가리는데, 자기 자리 앞에 같은 종류의 동물 카드 4장을 모으거나 손에 든 카드를 모두 소진한 플레이어가 패배자다.

게임이 시작되면, 한 플레이어가 자기 손에 든 카드 중 1장을 선택해서 다른 플레이어에게 뒷면이 보이게 건네며 '이 카드는 무슨 동물이다'라고 말한다. 이때 거짓을 말해도 되고 진실을 말해도 된다. 카드를 건네받은 플레이어는 카드의 앞면을 보고 다른 플레이어에게 건네거나, 앞면을 보지 않고 방금 들은 말이 거짓 혹은 진실이라고 선언할 수 있다. 카드를 건네기로 했다면 아직 이 카드의 앞면을 보지 않은 플레이어에게 건네야 하며, 이전 플레이어와 마찬가지로 '이 카드는 무슨 동물이다'라고 말해야 한다. 이때 이전 플레이어가 말한 그대로 말해도 되고 다른 말을 해도 상관없다. 물론 건네 받은 플레이어 역시 같은 선택의 기로에 놓이며, 카드를 본 적이 없는 마지막 플레이어라면 더 이상 건네 줄 상대가 없으므로 무조건 앞 사람의 말이 거짓인지 진실인지 선언하는 선택을 해야 한다. 맞혔다면 직전에 카드를 건넨 플레이어가 해당 카드를 가져가고, 틀렸다면 맞히기를 시도한 플레이어가 해당 카드를 가져간다. 이렇게 가져간 카드는 자기 자리 앞에 놓고, 카드를 가져간 플레이어가 자기 손에 든 카드를 하나 남에게 건네며 게임을 계속한다. 게임이 진행될수록 플레이어 앞의 동물 카드가 늘어나고 점차 패배 조건이 충족되어 간다.

카드를 건넬 때 자신의 거짓말 혹은 진실이 통할지에 두근거리는 마음, 건네받은 상대가 카드를 확인하는 순간 일단 자신은 위기를 모면했다는 안도감, 상대의 말이 거짓인지 진실인지 간파해냈을 때의 희열 등 차례마다의 모든 선택에 재미 요소가 가득한 게임이다. 물론 자신 있게 나의 말을 간파하겠다고 나선 다른 플레이어가 오판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는 즐거움도 만만치 않다.

다른 플레이어에게 카드를 건네며 그 동물이 무엇인지를 말한다. 진실이어도 되고 거짓이어도 상관없다. 카드를 받은 플레이어는 이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맞혀야 한다.

노 땡스
게임 인원: 3~7명 | 게임 시간: 20분 | 대상 연령: 만 8세 이상


<노 땡스>도 가능한 한 카드를 모으지 않아야 하는 게임이다. 타인의 권유를 사양할 때 하는 말인 '노 땡스'를 제목으로 삼고있는데, 제목처럼 원치 않는 선물을 거절하는 것이 게임의 배경이다. 플레이어마다 토큰을 나눠 받은 다음, 카드 1장을 펼치면 게임이 시작된다. 이렇게 펼쳐진 카드가 바로 아무도 원치 않는 선물이다. 카드에는 숫자가 표시돼 있으며, 카드를 받은 플레이어는 그 숫자만큼 점수를 받는다. 문제는 점수가 낮아야 이기는 게임이란 점이다.

따라서 플레이어들은 펼쳐진 카드를 받지 않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카드가 펼쳐지면 자기 차례인 플레이어는 포기하고 이 카드를 가져갈지, 아니면 그 위에 토큰 1개를 놓고 다음 플레이어에게 차례를 넘길지 선택할 수 있다. 이렇게 카드 위에 토큰이 쌓이다 보면 결국은 누군가 카드를 가져가게 되고, 이때 그 위에 있던 토큰도 함께 가져간다. 토큰은 카드를 거부하기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게임이 끝날 때 토큰 1개당 점수 1점을 깎을 수 있기에 더욱 중요한 자원이다.

이 게임의 묘미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선물 카드 중에 연속되는 숫자가 있다면 그중 가장 낮은 것만 점수가 되고, 나머지는 점수 없이 버려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플레이어마다 해당 플레이어에게는 별 해를 끼치지 않는 선물이 생기게 된다. 즉, 같은 카드도 누가 가지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며, 새로운 카드가 펼쳐진 순간 환희와 절망이 교차한다. 참고로 게임이 시작될 때 무작위로 제거된 카드가 있기에 무작정 카드를 다 모아서 벌점을 적게 먹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자기 차례가 왔을 때 펼쳐진 카드에 토큰을 놓고 넘길 것인가, 아니면 카드를 받을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토큰 5개면 카드를 받는 것도 나쁘지 않다.

2단계 (좀 더 복잡한 선택)
규칙 자체는 1단계 게임에 비해 크게 어렵지 않지만, 2단계 게임부터는 당장 낼 수 있는 카드를 내기보다는 충분한 기회를 살펴야 할 수도 있고, 같은 카드 구성이라 하더라도 다르게 조합하여 사용하는 식으로 플레이어의 차례에 좀 더 전략적인 선택이 필요해진다. 1단계 게임을 충분히 즐겼다면 2단계 게임들도 도전할만하다.

달무티
게임 인원: 4~8명 | 게임 시간: 15분 | 대상 연령: 만 8세 이상


<달무티>의 게임 목표는 게임을 시작할 때 받은 카드를 가능한 한 빨리 사용해서 없애는 것이다. 앞서 설명한 <원카드>나 <우노>부터 시작해서 이와 같은 목표를 가진 게임은 많다. 하지만 <달무티>만의 독특한 개성이 다른 게임들과의 확연한 차이를 만든다. 겉으로 볼 때 확연히 구분되는 것은 <달무티>의 카드 구성인데, 1이 표기된 카드는 1장, 10이 표기된 카드는 10장 등, 카드마다 그 숫자에 해당하는 만큼의 장수가 들어있다. 이 숫자는 그 카드의 계급을 나타내는데, 계급이 높을수록 숫자가 작고 장수가 적으며 계급이 낮을수록 숫자가 크고 장수가 많다.

게임은 여러 라운드로 진행된다. 한 라운드는 시작 플레이어가 한 계급의 카드를 원하는 장수만큼 내면서 시작된다. 다음 플레이어는 카드 장수에 맞춰 그보다 높은 계급의 카드를 내야 하고, 자기 차례에 카드를 낼 수 없거나 내고 싶지 않다면 차례를 건너뛴다. 이런 식으로 계속 돌아가며 차례를 진행하다가, 누군가가 낸 카드보다 더 높은 계급의 카드를 낼 플레이어가 아무도 없으면 마지막에 카드를 낸 플레이어가 새로운 시작 플레이어가 돼서 새 라운드를 시작한다. 이 게임에선 카드를 낼 수 있다고 카드를 내는 것보다는 자기 손에 들고 있는 카드의 상황과 게임이 진행되는 양상을 잘 살펴 그에 맞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번갈아 가며 카드를 내다보면 플레이어들의 손에 든 카드는 점차 사라져, 결국 누군가는 손에 아무 카드도 안 남은 상태가 될 것이다. 이렇게 자기 카드를 모두 사용한 플레이어는 게임에서 빠지고, 아직 카드를 들고 있는 플레이어들끼리 계속해서 게임을 진행한다. 마지막 한 플레이어만 남을 때까지 게임을 진행해서 카드를 모두 없앤 순서대로 플레이어의 순위를 정한다.

한 번의 게임을 하는 데에는 15분 남짓이 걸리지만, 대개는 한 게임이 끝나면 또다시 새로운 게임을 시작하는 식으로 끊임없이 이어서 반복하기 십상이다. 이렇게 게임을 여러 차례 반복할 때는 전 게임에서의 순위에 따라 다음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의 계급이 정해진다. 카드만이 아니라 플레이어들에게도 정해진 계급이 있다는 것이 이 게임의 개성 중 하나인데, 보통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들은 이 계급에 따라 자연스럽게 역할 놀이를 하기 마련이다. 여러 차례 게임을 반복할 경우의 몰입도가 상당하기에 밤새 <달무티>를 했다는 증언도 상당히 흔하게 들을 수 있다.

이전 플레이어가 11짜리 카드 2장을 냈다. 손에 든 카드 중 11짜리 카드 2장은 낼 수 없고, 9짜리 카드 2장을 내거나, 7짜리 카드 2장을 낼 수 있다. 물론 중요한 순간을 위해 아낄 수도 있다.

크라스 카리어트
게임 인원: 3~5명 | 게임 시간: 30분 | 대상 연령: 만 10세 이상


<크라스 카리어트>도 <바퀴벌레 포커>처럼 패배자 1명을 가리는 게임이다. 게임이 시작되면 플레이어마다 카드 10장씩을 받게 되는데, 독특하게도 이렇게 받은 카드는 받은 순서 그대로 손에 들어야 하고 게임이 진행되는 중에 마음대로 카드의 순서를 바꿀 수 없다. 손에 카드를 쥐고 나면 추가로 예비 카드 2장씩을 받아 자기 앞에 앞면으로 펼쳐 놓고 토큰 2개도 받는다. 플레이어 중 한 명이 이 토큰을 모두 잃은 상태에서 한 번 더 토큰을 잃는 상황이 발생하면, 그 플레이어가 패배자가 되어 게임이 끝난다.

자기 차례에는 카드 조합을 내려놓거나 자기 앞의 예비 카드 1장을 선택해 손에 추가하는 것 중 한 가지 행동을 할 수 있다. 카드를 내려놓기 위해서는 자기 차례보다 앞서 나온 가장 강한 카드 조합을 이길 수 있어야만 하며, 카드를 낼 땐 손에 든 카드 중 서로 이웃한 카드끼리만 조합을 만들 수 있다. 만약 낼 수 있는 카드가 없거나 내지 않기를 선택했다면 반드시 예비 카드를 1장 선택해 손으로 들고 와야 하는데, 이때 가져온 예비 카드만은 원하는 위치에 끼워 넣을 수 있으므로 손에 든 카드의 조합이 달라질 여지가 생긴다.

플레이어 모두가 한 번씩 차례를 가진 뒤에는 가장 강한 카드 조합을 낸 플레이어가 다시 원하는 조합으로 카드를 내고 이 카드를 기준으로 다시 돌아가며 차례를 가진다. 이렇게 게임이 진행되다가 플레이어 1명만 손에 카드를 들고 있거나, 자기 차례에 카드를 낼 수 없는데 예비 카드도 없는 플레이어가 생기면 그 플레이어가 토큰 1개를 잃고 해당 라운드가 끝난다.

처음 카드를 받을 때의 운도 영향이 크지만, 그렇게 받은 카드를 어떤 순서로 사용하느냐, 예비 카드를 어디에 놓아 어떤 조합을 준비할 것이냐 등의 운용 능력도 만만치 않게 중요한 게임이다. 무엇보다도 꼴찌를 면하기 위한 경쟁하는 과정 그 자체만으로도 웃음을 자아낸다.

손에 든 카드의 순서는 절대 바꿀 수 없다는 제약 속에 게임이 진행된다. 예비 카드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파이시
게임 인원: 2~6명 | 게임 시간: 15분 | 대상 연령: 만 10세 이상


<스파이시>의 게임 목표는 다른 플레이어보다 더 많은 점수를 얻는 것이다. 점수를 얻는 방법 중 하나는 다른 플레이어보다 먼저 손에 든 카드를 없애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플레이어의 거짓말을 밝혀내는 것이다. 즉, 손에 든 카드를 없애기 위한 방식의 게임과 들키지 않고 거짓말을 하는 게임이 하나로 합쳐 기본적으로는 이전 플레이어가 낸 카드와 같은 종류의 향신료면서 숫자가 더 높은 카드를 내거나, 그러지 못할 경우 카드 1장을 받는 식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카드를 낼 때는 항상 뒷면으로 내고 그 카드가 어떤 숫자의 어떤 향신료인지는 말로만 선언하면 되기 때문에, 원한다면 아무 카드나 내면서 거짓말을 할 수도 있다. 정직하게 말해서 손에 카드 1장을 받는 것보다 거짓말을 하고 손에 든 카드 1장을 내는 것이 당연히 이득이다.

그렇다고 거짓말이 무적의 기술인 것은 아니다. 방금 카드를 낸 사람의 선언이 거짓말이라고 생각된다면, 차례와 관계없이 누구나 '도전'을 선언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도전한 플레이어는 방금 카드를 낸 플레이어가 향신료의 종류와 숫자 중 어느 쪽에 대해 거짓을 말했을지를 선언한 다음, 그 카드를 뒤집어 모두 함께 확인한다. 카드를 낸 플레이어가 해당 종류에 대해 거짓을 말했음이 확인되면 도전한 플레이어가, 해당 종류에 대해 거짓을 말하지 않았다면 카드를 낸 플레이어가 도전의 승자가 된다. 승자는 지금까지 쌓인 더미에 있는 카드 모두를 얻고, 그 카드가 모두 점수가 된다. 반면 패자는 카드 2장을 새로 받아야 하므로 손에 든 카드를 없애야 한다는 목표에서 조금 더 멀어진다.

도전은 향신료 종류와 숫자 중 하나에 대해서만 가능하다는 점이 중요하다. 거짓으로 카드를 낼 때 둘 중 하나라도 맞춰서 내면 도전을 받더라도 승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거짓으로 낸 카드가 무사히 넘어갈 수 있을까 마음 졸이는 긴장감과 상대의 거짓을 간파할 때의 짜릿한 느낌이 돋보이는 게임이다.

스파이시에서 가장 긴장되는 순간은 거짓으로 카드를 낸 직후에 다른 플레이어가 도전하겠다고 선언할 때일 것이다.

3단계 (복합적인 운용 능력이 필요함)
3단계 게임에선 순간의 선택보다는 복합적인 운용이 더 중요해진다. 단순하게 손에 든 카드를 잘 처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게임 요소도 잘 관리해야 하며, 혼자 게임을 잘 풀어나가는 것뿐만 아니라 팀 동료를 챙기거나 다른 플레이어와의 관계를 잘 만들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3단계의 게임들은 여러 가지 요소가 본격적으로 결합한 다층적인 구조의 게임들이다.

티츄
게임 인원: 4명 | 게임 시간: 60분 | 대상 연령: 만 8세 이상


'4명이 모였으면 <티츄>'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상징적인 카드게임이다. 2명씩 두 팀으로 나눠 게임을 진행하는데, 먼저 1000점을 달성한 팀이 승리한다. 한 팀을 이룬 플레이어들은 점수를 공유하며 승패를 함께하는 운명 공동체이지만, 같은 팀이라고 해서 서로 손에 든 카드의 정보를 임의로 공유할 수는 없다.

본격적인 라운드가 시작되면, 시작 플레이어는 손에 들고 있는 카드를 이용해 원하는 조합을 정하고 카드를 낸다. 자기 차례인 플레이어는 반드시 시작 플레이어가 낸 것과 같은 종류의 조합을 내야 하며, 더 높은 숫자로 이뤄진 카드를 내야 한다. 만약 낼 수 있는 카드가 없거나 내고 싶지 않다면 차례를 넘길 수 있고, 3명이 연속으로 패스를 하면 마지막으로 카드를 낸 사람이 이제까지 쌓인 카드 더미를 가져와 자기 앞에 모아두고 새로운 시작 플레이어가 된다.

손에 든 카드를 없앤 순서에 따라 해당 라운드의 등수가 정해지며, 4명 중 3명이 자기 손에 든 카드 전부를 없애면 즉시 라운드가 종료되고 각 팀이 얻은 점수를 계산한다. 마지막까지 카드를 다 없애지 못한 4등은 손에 남은 카드를 전부 상대팀에게 주고, 라운드 동안 땄던 카드는 1등에게 줘야 한다. 필연적으로 4등은 아무 점수도 받을 수 없다. 양 팀이 얻은 점수를 합치면 100점이 되는데, 4등을 하지 않은 팀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점수를 받기 마련이다.

<티츄>의 기본적인 게임 규칙은 라운드가 시작될 때 받은 카드를 얼마나 빨리 없애느냐이지만, 다른 게임과 달리 <티츄>에선 자기 팀원의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팀원 간의 호흡을 맞춰야 한다는 점은 서로의 호흡이 맞지 않는 순간에는 단점처럼 느껴지다가도, 호흡을 잘 맞춰 1, 2등을 차지해 200점을 받을 때는 혼자만 잘하면 되는 다른 게임에서 얻을 수 없는 쾌감을 맛볼 수 있다.

<티츄>의 기본 규칙은 4명 전용이지만, 규칙서에 소개된 변형 규칙을 통해 12명까지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이전 사람이 낸 것과 같은 조합의 카드 중 더 높은 숫자로 이뤄진 카드를 내야 한다. 낼 수 있다고 무조건 내는 것보다는 적절한 순간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스페이스 크루
게임 인원: 2~5명 | 게임 시간: 20분 | 대상 연령: 만 10세 이상



<스페이스 크루>는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모든 플레이어가 협력하는 게임이다. 다만 각자가 가진 정보에 대해서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없으며, 아주 제한된 방법으로만 자신의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먼저 다 함께 완수할 임무를 정하고 나서 과제 카드를 나눠 가지고 게임을 시작한다. 시작 플레이어가 카드를 내면 다른 플레이어들은 시작 플레이어가 낸 카드와 같은 색깔의 카드를 내야 하며, 해당 색깔이 손에 없는 경우에만 다른 색깔 카드를 낼 수 있다. 시작 플레이어가 낸 카드와 같은 색깔 카드 중 가장 숫자가 높은 카드를 낸 플레이어가 지금까지 낸 카드들을 따낸다. 그리고 이 플레이어가 새로운 카드를 내서 다시 돌아가며 카드 내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를 반복해 모두가 손에 든 카드를 다 사용하고 나면 하나의 임무가 끝난다.

임무의 성공 여부는 <스페이스 크루>의 특별한 시스템인 과제 카드에 따라 결정된다. 과제 카드에는 색상과 숫자가 적혀 있다. 임무가 시작될 때 과제 카드를 나눠 가지는데, 해당 과제 카드를 가져간 플레이어는 임무 수행 중 그 과제 카드와 색상 및 숫자가 동일한 카드를 따내야 한다. 즉, 가장 높은 카드를 내서 가져온 카드 중에 과제 카드와 같은 카드가 있다면 자신의 과제를 달성하게 되는 것이다. 모든 플레이어가 자신의 과제 카드를 전부 달성했다면, 임무를 무사히 완수하고 모두 함께 승리를 거둔다.

언뜻 쉬워 보이지만, 그때그때 원하는 카드를 낼 수 없기 때문에 실제로는 그리 쉽지만은 않다. 자신이 들고 있는 카드에 시작 플레이어가 낸 색상의 카드가 있다면, 원하지 않더라도 반드시 그 카드를 내야 한다. 시작 플레이어 또한 자신이 따내야 하는 카드가 언제 어디서 누구 손에서 나올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아무 카드나 함부로 낼 수 없다. 또한 우주에서 임무를 수행한다는 게임 테마에 맞게 게임 중 대화가 불가능하다는 점도 게임이 어려워지는 원인 중 하나다.

그래도 통신 토큰을 사용해 제한적으로 자신의 손에 든 카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으며, 게임에 익숙해지면 차례마다 카드를 내는 것 또한 정보 전달 수단임을 알 수 있게 된다. 대화를 통하지 않고도 서로 정보를 전달하며 협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게임이다.



시타델
게임 인원: 2~8명 | 게임 시간: 30~60분 | 대상 연령: 만 10세 이상



<시타델>에는 ‘중세… 귀족… 난무하는 권모술수’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데, 이 문구야말로 게임의 핵심을 관통하는 문구다. 게임의 목표는 중세 최고의 도시를 건설해 왕국 최고의 건축담당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돈을 모아야 하며, 다양한 왕국 구성원들로부터 힘을 빌리는 동시에 경쟁자의 약점을 노려야 한다. <시타델>에선 플레이어 간의 상호작용이 매우 역동적으로 펼쳐진다. 완벽한 계산에 따른 치밀한 전략적 계획보다는 블러핑, 위험을 감수한 선택, 직감에 따른 과감함, 약간의 운과 같은 요소가 게임의 승부를 좌지우지한다.

왕관을 가진 플레이어가 인원수에 맞춰 캐릭터 카드를 준비한 다음, 카드 1장을 고르고 나머지 카드를 왼쪽 플레이어에게 건넨다. 그 플레이어도 카드 1장을 선택하고 다시 왼쪽 플레이어에게 건네며, 이를 반복해 모두가 캐릭터 카드 1장을 선택한다. 그렇게 모두가 캐릭터 카드를 고르면, 각자가 고른 캐릭터 카드의 번호에 따라 차례가 진행된다. 1번 캐릭터를 가진 플레이어부터 필수 행동인 자원 얻기 행동과 선택 사항인 건설 행동을 하게 된다. 자원 얻기를 통해 금화나 카드를 가져올 수 있으며, 건설 행동을 통해 손에 든 건물 카드 중 1장을 자기 앞에 앞면이 보이게 내면서, 그 카드에 표시된 건설비용만큼의 금화를 내서 건물을 건설하게 된다.

이런 공통 행동 외에도 각자가 가진 캐릭터에 따라 할 수 있는 행동이 다른데, 이것이 <시타델>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는 ‘캐릭터 능력’이다. 캐릭터 능력은 자기 차례 중이라면 아무 때나 딱 한 번 사용할 수 있다. 자신의 도시에 건설된 건물에 따라 추가적인 수입을 받는다거나 건물 카드를 더 가져가는 등 자기에게 도움이 되는 능력뿐, 아니라 다른 플레이어가 가지고 있는 차례를 진행하지 못하게 하거나 건물을 파괴하는 등 남을 방해하는 능력도 있다. 이런 다양한 캐릭터 능력이 이 게임을 혼돈 속에 빠트리는 핵심 요소다. 가지고 있는 금화에 맞춰 계획을 세웠더니 금화를 빼앗긴다거나, 이번 차례에 건물을 건설하며 게임을 끝내려 했는데 암살을 당해 차례를 건너 뛰는 등의 일이 자주 발생한다. 따라서 캐릭터 선택하기, 다른 플레이어 캐릭터 추리하기, 내 캐릭터의 정체 숨기기 등이 게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플레이어들은 최고의 건축담당관이 되기 위한 대결을 벌인다. 승리를 위해선 다른 플레이어의 계획을 방해하며, 자신의 계획은 충실히 실행되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