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를 강화해 나가는 색다른 덱 만들기 게임을 경험해 보세요.
2026-04-03
#미스틱 베일
#존 D. 클레어
#카드 크래프팅 시스템
#덱 만들기
#덱 빌딩

⟨레디 셋 벳⟩의 보드게임 디자이너인 존 D. 클레어 작가는 자신의 어떤 보드게임에든 간에, 전에 없던 기발한 메커니즘이나 접근 방식을 선보이는 데 대단히 열성적인 작가입니다. 그중에서도 작가가 참 애정하며 자신의 시그니처처럼 내세우는 시스템이 바로 ‘카드 크래프팅 시스템’인데요, ⟨데드 레커닝⟩, ⟨커스텀 히어로즈⟩, ⟨엣지 오브 다크니스⟩, ⟨루인⟩ 등 이 시스템을 사용한 게임을 여러 작품 선보였는데, 그 시작은 2016년 작 ⟨미스틱 베일⟩입니다. 이 게임은 이후 다양한 확장이 출시되었고, 2026년에는 이 작품의 후속작인 ⟨미스틱 랜드⟩도 선보일 예정이라 하니, 이 게임에 대한 작가의 각별한 애정을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이번 ‘주목 이 게임’에서는 바로 이 카드 크래프팅 시스템의 특징을 먼저 짚어 보고, ⟨미스틱 베일⟩의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
수상 이력

이미지 출처: 보드게임긱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194607/mystic-vale/images)
덱이 불어나지 않는 덱 만들기 게임
덱 만들기 게임은 방식이야 다양하지만, 위력이 약한 기본 카드로 시작해서 새로운 카드를 구입/획득해 덱을 강화해 가는 것은 공통됩니다. 구입/획득한 카드는 즉시 덱에 들어가지 않고 버린 카드 더미 쪽으로 가죠. 그래서 덱의 카드가 다 떨어진 뒤 버린 카드 더미를 섞어서 새로 덱으로 만들어야만 다시 쓸 수 있게 됩니다. 강력한 카드를 사용하려면 덱을 더 빨리 순환하게 만들어야 하겠지요. 덱이 3라운드만에 한 바퀴 도는 것과 4라운드 만에 한 바퀴 도는 것은 라운드 수가 늘어날수록 차이를 크게 만듭니다.
강력한 카드를 구입/획득한다는 것은 덱의 카드 장수가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즉 덱을 강화하는 행위는 기본적으로 덱 순환을 저해하는 부작용을 낳습니다. 그래서 카드를 추가로 뽑게 하는 카드나, 위력이 약한 기본 카드를 제거하게 해 주는 카드 등을 활용해 자기 덱을 더 잘 순환하게 만들 방법을 플레이어들이 연구하게 만듭니다.
존 D. 클레어 작가의 카드 크래프팅 시스템은 슬리브를 씌운 기본 카드 앞에 플라스틱 투명 카드를 끼워 넣어, 투명 카드에 명시된 효과를 더하는 방식입니다. 이로 인한 가장 큰 특징은 덱의 카드 장수가 늘어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는 덱의 순환 속도가 지나치게 느려지지 않습니다(⟨미스틱 베일⟩에서는 이 부분을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는데, 이는 아래에서 더 설명하겠습니다).
또한 기본 카드가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구조입니다. 애초에 기본 카드를 강화해 가는 시스템이니까요. 그래서 여느 덱 만들기 게임에서처럼, 뭔가 강한 카드를 뽑은 라운드에 기본 카드가 함께 뽑혀서 의도대로 돌아가지 않는 느낌은 상대적으로 덜합니다. 그리고 카드의 뽑기 운이 약간 결부되기는 하지만, 모든 카드를 고르게 강화할 수도 있고 특정 카드를 집중적으로 키워 막강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 카드가 뽑히는 라운드에는 시원시원한 전개의 맛을 느낄 수 있죠.
카드 크래프팅 시스템의 단점으로 꼽히는 것은, 게임이 끝났을 때 슬리브에 낀 투명 카드를 빼는 것이 번거롭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이런 번거로움이란 상대적인 부분이 있죠. 누군가는 ⟨도미니언⟩ 방식의 게임이 끝났을 때 덱을 해체하면서 카드 종류별로 모으고 각 카드를 박스의 제자리에 꽂아놓는 게 더 번거롭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20장의 카드에서 투명 카드들을 빼낸 뒤 레벨별로 모으면 끝나는 정리가(그래서 새 게임을 시작할 때는 레벨별로 카드들을 섞어서 놓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게임 준비가) 그다지 번거롭게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이것이 번거롭게 느껴진다면, 게임의 재미가 이런 정리의 번거로움을 상회하지 못한다는 평가로 봐야 하겠지요.

이미지 출처: 보드게임긱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194607/mystic-vale/images)
독특한 덱 순환 전략을 만들어주는 시스템
여느 덱 만들기 게임에서는 뽑는 카드 장수가 정해져 있지만, ⟨미스틱 베일⟩에서는 따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준비 단계에 자기 더미(덱 만들기 게임에서 자기 ‘덱’에 해당합니다) 맨 위에 앞면으로 놓인 카드(이 카드를 ‘더미-위 카드’라고 부릅니다)를 자기 영역(덱 만들기 게임에서 카드를 뽑아 드는 자기 ‘손’에 해당합니다)에 놓고 새로 더미 맨 위 카드를 뒤집습니다. 이걸 원하는 만큼 반복할 수 있지만, 더미-위 카드와 영역의 카드 전체에서 보이는 오염 기호 개수가 4개 이상이 되면 그 차례를 거의 건너뛰게 됩니다. 즉, 영역의 카드를 써보지도 못합니다.
이론상, 영역에 오염 기호가 2개인 상황에서 더미-위 카드에 오염 기호 하나가 보이면 뽑기를 중단하는 게 안전합니다. 덱의 기본 카드는 총 20장인데, 그중 9장에 오염이 1개씩 그려져 있습니다. 그러니 아주 이론적으로만 보자면, 한 차례에 최소 2장, 최대로는 13장으로 라운드를 진행하게 됩니다.
⟨미스틱 베일⟩에서 사용하는 투명 카드를 ‘특성’이라고 부르는데, 강력한 효과를 지닌 특성에는 오염 기호가 붙어 있는 것이 종종 있습니다. 즉, 이런 특성으로 카드를 강화하는 순간 덱 순환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생기는 겁니다. 덱 순환 속도를 줄이더라도 매력적인 보상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덱 순환에 무게를 두고 적당한 효과들을 잘 굴릴 것인가에서 선택을 할 수 있죠.
더미-위 카드를 포함해 오염이 3개가 되었을 때, 현재의 더미-위 카드를 영역으로 가져오고 새 더미-위 카드를 공개해 볼 수도 있습니다. 오염이 추가로 뜨지 않길 바라거나, 혹은 오염 1개를 무효화해 주는 번성 기호(역시 특성으로 추가할 수 있습니다)가 뜨기를 바랄 수 있습니다. 카드 뽑기에서 운 시험 메커니즘을 넣은 거죠. 만약 현재의 영역에 있는 카드 구성이 별로여서 현재의 수확 단계를 진행해도 뚜렷한 혜택을 얻지 못할 것 같다면, 차라리 일부러 카드를 더 뽑아서 덱 순환이라도 더 시키는 선택을 해볼 수도 있습니다. 이 방식은 기존 덱 만들기 게임에서는 없던 덱 순환 전략을 새롭게 구사하게 해 줍니다.

게임 도중에도 생각할 거리는 제법 풍성합니다. 특성이 카드의 상단/중단/하단 세 군데 중 한 곳에 위치하는데, 이미 특성이 있는 칸에 특성이 겹치게 넣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같은 특성이라도 어느 위치의 것을 선택하느냐를 고려하게 됩니다. 하나의 카드를 빠르게 강화해서 세 개 칸을 다 채웠다면, 그 카드에는 더 이상 특성을 추가할 수 없습니다. 구입할 수 있는 특성들의 위치를 보니 내 영역에 있는 어느 카드에도 넣을 수 없다면 특성을 더 구입할 수 없으므로, 적당한 분배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거죠.
수호자 기호는 한 카드에 몰아넣었을 때 효과가 좋고, 지속 혜택이나 추가 승점을 주는 계곡 카드를 구입하려면 현재 펼쳐진 계곡 카드에 맞춘 정령 기호도 고려해서 특성을 고르는 게 좋습니다. 특성은 1레벨부터 3레벨까지 있는데, 레벨이 올라갈수록 마나 요구치가 높아지므로, 초반에는 마나 생산력을 높이는 것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도 없습니다.
여느 덱 만들기 게임에 비해 덱이 빌드업되는 속도감도 빠른 편이고 다양한 전략을 짤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특성 카드들을 섞어서 하나의 덱으로 사용하는 ⟨어센션⟩ 방식의 덱 만들기 게임이기 때문에, 즉흥적으로 전략을 조율하는 운영의 맛도 좋습니다. 마나 하나 차이로 갖고 싶은 특성을 못 사는 등의 상황에서, 모 아니면 도의 운 시험으로라도 도전할 수 있는 요소는 이런 전략 게임에서는 아주 독특합니다.
규칙은 비교적 쉬운 편입니다. 기본 규칙 설명에 단 6페이지가 할애되어 있는데 분량도 얼마 되지 않고, 내용이 명확합니다. 보드게임의 복잡도를 나타내는 긱 웨이트는 현재 2.26으로, ⟨7원더스 대결⟩과 엇비슷합니다.

확장 3종 포함
⟨미스틱 베일⟩ 기본판에 든 특성은 총 96장이며, 1레벨과 3레벨이 각각 33장, 2레벨이 30장입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하나의 특성이 상단/중단/하단 각각으로 3장씩 들어 있으므로, 실질적으로 특성 개수는 1레벨 11종/2레벨 10종/3레벨 11종입니다. 다른 덱 만들기 카드게임들을 생각해 본다면 이 개수는 좀 적은 편이지요.
현재 한국어판으로 출시된 ⟨미스틱 베일⟩ 안에는 확장 3종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가장 먼저 나온 ⟨마법의 계곡⟩ 확장은 특성 카드와 계곡 카드를 추가해 주는 양적 확장입니다. 특별한 기믹은 없지만 전에 없던 효과로 더 다채로운 전략을 수립하게 해 주는 것은 분명합니다.
⟨야생의 계곡⟩ 확장부터는 지도자 카드가 등장합니다. 지도자 카드는 자신의 기본 카드 중 한 장으로 사용되며, 그 자체로 능력이 있지만 특성은 삽입할 수 없는 카드입니다. 그래서 플레이어마다 고유한 능력을 갖고 게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또한 일식 기호가 생겼습니다. 일식 기호가 있는 특성은 다른 특성으로 가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식 기호 특성으로 승점을 확보해 두면서 카드의 특성 슬롯을 유지하는 식으로 운용할 수 있죠.
⟨마나 폭풍⟩ 확장에도 지도자 카드와 일식 기호가 있는 특성이 추가되었습니다. 또 다른 요소로 승점을 잃는 기호가 생겼고, 오염이 4개 이상 공개되어 차례가 훼손되었을 때 활성화되는 부적이 등장했습니다. 부적은 훼손에 대한 페널티를 완화해 주고, 카드들의 위력이 약한 차례는 빨리 건너뛴 뒤 카드 위력이 올라오는 차례에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하는 데도 도움을 줍니다.
세 가지 확장이 더해짐으로써 특성들이 레벨마다 20종 전후로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매 게임 신선한 전략을 만드는 재미를 쏠쏠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보드게임긱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194607/mystic-vale/images)
카드 크래프팅 시스템은 디지털로는 아주 간편하게 구현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실제로 앱 게임으로도 있고요. 그러나 ‘편리’의 입장에서만 따진다면야, 애초에 보드게임은 언제나 디지털 게임에 밀릴 수밖에 없죠. 세팅과 정리가 늘 시간과 노력을 먹고 집에 보관도 해야 하는 불편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보드게임의 매력에 푹 빠져드는 데는 아날로그적인 감각에 매료된 면이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카드 크래프팅 시스템에 대한 존 D. 클레어 작가의 애정도 비슷한 부분이 아닐까요. 카드를 입체적으로 강화해서 매 게임 아예 다른 느낌의 카드를 자기 입맛대로 만들어낼 수 있는 독특한 보드게임의 매력을 느껴보세요.
보드게임긱 유저평 골라보기
해외 유저들은 이 게임에 관해 어떻게 평가했을까요? ⟨미스틱 베일⟩에 대한 해외 유저 평가 중 호평한 리뷰를 몇 가지만 살펴봅니다.
Undecent (10점)
Il est topissime! Mystic Vale renouvelle formidablement la mécanique de deck builiding et inventant de card crafting! Le jeu est facile d’accès mais sera plus difficile à maîtriser. Il a tout pour plaire: du stop ou encore, de la course au points, une mécanique originale, des illustration sublimes! Si vous cherchez un jeux original, mais avec une logique connue, vous aimerez assurément Mystic Vale! Ruez vous sur ce jeu avant qu’il ne soit en rupture, vous ne le regretterez pas!
정말 최고다! ⟨미스틱 베일⟩은 카드 크래프팅을 발명함으로써 덱 만들기 메커니즘을 멋지게 새단장했다! 게임은 접근하기 쉽지만 마스터하기는 꽤 까다롭다. '가느냐 마느냐(Stop or More)', 점수 레이스, 독창적인 메커니즘, 그리고 숭고할 정도로 아름다운 일러스트까지, 사람을 매료시킬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 익숙한 논리를 따르면서도 독창적인 게임을 찾고 있다면, 분명 ⟨미스틱 베일⟩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품절되기 전에 이 게임으로 달려가라,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BrianLas (8.5점)
As a card (deck) builder we have found that there is immense satisfaction in building an amazing card. There is something about it that separates this from the game Dominion, a good hand in Dominion seems to lack the satisfaction of a good hand in Mystic Vale. The art work is awesome. This can end pretty abruptly. Multiple strategies seem to exist to work. Gets plenty of table time for us.
덱 만들기 게임으로서, 우리는 정말 멋진 카드를 직접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엄청난 만족감을 느꼈다. 이 지점이 ⟨도미니언⟩과 차별화되는 부분인데, ⟨도미니언⟩에서 좋은 손패를 쥐었을 때보다 ⟨미스틱 베일⟩에서 좋은 손패를 쥐었을 때의 만족감이 훨씬 크다. 아트워크는 환상적이며, 게임은 꽤 갑작스럽게 끝날 수도 있다. 승리를 위한 여러 가지 전략이 공존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모임에서는 플레이 빈도가 아주 높은 게임이다.
SkySkySkitty (8점)
Deckbuilding, but instead of buying cards to add to your deck you buy improvements to the cards you already have. Really innovative, I’m surprised there hasn’t been too many more games in this style that have come after. Beyond the card crafting, it’s pretty standard deck builder fare, but if you like the genre you’ve got to check this out.
덱 만들기 방식이지만, 덱에 추가할 카드를 사는 대신 이미 가지고 있는 카드를 강화할 특성을 산다. 정말 혁신적이라, 이후에 이런 스타일의 게임이 왜 더 많이 나오지 않았는지 놀라울 정도다. 카드 크래프팅 요소를 제외하면 꽤 전형적인 덱 만들기 흐름을 따르지만, 이 장르를 좋아한다면 반드시 확인해 봐야 한다.
이런 분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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