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게임] 브리안 보루

트릭 테이킹이 영향력을 만나 기막힌 전략 게임이 만들어졌습니다

요약정보

이야기
2026

2026-02-06

#브리안 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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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릭 테이킹’이라는 카드게임 메커니즘은 그렇게 복잡하지 않은 규칙임에도 카드 카운팅에 기반한 카드 선택이 중요한, 전략성이 깊은 메커니즘입니다. ‘모두가 돌아가며 카드를 1장씩 내고, 이 중 가장 큰 숫자를 낸 사람이 그 트릭을 딴다’라는 개념을 기본으로, 리드 수트와 트럼프라는 요소가 따라오면 가장 기본적인 트릭 테이킹 스타일이 갖춰집니다. 만약 트릭 테이킹 게임에 대해 잘 모르신다면, 아래 게임 시스템 이야기를 읽어 보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워낙 인기 있는 게임 시스템이다 보니 그 변형의 폭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다양합니다. ⟨브리안 보루⟩도 그런 변형꼴의 게임 중 하나인데, 무엇보다도 이 게임에서 인상적인 요소는 트릭 테이킹을 게임 메커니즘의 일부로 차용했다는 점입니다. 비슷한 게임 메커니즘으로 덱 만들기(덱 빌딩)를 꼽을 수 있습니다. 덱 만들기의 경우, 이 메커니즘 자체가 게임의 주를 이루는 게임(⟨도미니언⟩, ⟨어센션⟩ 등)이 있는가 하면, 기본적인 운용 방식으로만 차용하고 실제 게임에서는 전략적 경영이 중요한 게임(⟨듄: 임페리움⟩, ⟨클랭크⟩ 등)이 있죠. ⟨브리안 보루⟩는 후자에 해당하는 게임인데, 덱 만들기가 게임의 일부 메커니즘으로만 기능하는 게임에 비하자면 트릭 테이킹이 게임의 일부 메커니즘으로만 기능하는 게임은 훨씬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그것만으로도 귀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좋은 보드게임에 해당하는 여러 미덕을 두루 갖춘 게임입니다. 게임의 기본 규칙은 놀라울 정도로 간단하고, 전략적 선택의 폭은 넓으며, 플레이어 상호 작용은 치열하고, 플레이 시간은 짧습니다. 이 게임의 주요한 메커니즘인 영향력과 트릭 테이킹 각각으로 나누어, 이 게임의 매력을 전해 드리려 합니다.

 

 

 

 

선택과 운영의 기본: 트릭 테이킹

트릭 테이킹의 변형 게임 중에서는 앞서 이야기해 드린 리드와 트럼프 등의 기본 요소까지도 넣지 않는 게임들이 있습니다. 오로지 가장 기본적인 개념, ‘모두가 돌아가며 카드를 1장씩 내고, 이 중 가장 큰 숫자를 낸 사람이 그 트릭을 딴다’는 것만 남긴 쪽입니다. 사실상 트릭 테이킹의 정수는 트릭을 딸지 말지를 조절하는 데에 있습니다. 나머지는 그 방법적인 변형일 뿐이죠.

 

예를 들어서, ⟨별의 소원⟩은 기본적으로 트릭을 따서 카드를 얻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여러 트릭을 연속해서 승리했다가는 탈락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플레이어들은 이것을 역이용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트릭을 따면, 그 플레이어가 다음 트릭도 따도록 일부러 낮은 카드를 내는 식입니다. 한편 ⟨오페라의 유령⟩에서는 따는 것이 유리한 트릭과 따지 않는 것이 유리한 트릭이 있습니다. 안이 꽉 찬 음표에 해당하는 트릭은 따는 쪽이, 안이 빈 음표에 해당하는 트릭은 따지 않는 쪽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습니다.

 

자, 이제 ⟨브리안 보루⟩의 이야기로 가 봅시다. ⟨브리안 보루⟩는 기본적으로 트릭을 따는 사람이 더 유리한 게임입니다. 카드의 위와 아래에는 각각의 효과가 있는데, 트릭이 끝나면 그 트릭을 딴 사람만 자신이 낸 카드의 상단 효과를 쓰고,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카드의 하단 효과(들 중 하나)를 씁니다.

 

모든 카드의 상단 효과는 이번 트릭의 활성 도시(시작 플레이어가 첫 카드를 낼 때 지목한 도시)에 자기 디스크를 올려놓으며 그곳을 차지하는 것입니다. 카드의 하단 효과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기본적으로 돈을 얻는 것이 곳곳에 있고,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이 영향력을 다투는 또 다른 요소인 교제, 전투, 교회와 관련된 효과가 나옵니다(노란색 카드는 교제, 빨간색 카드는 전투, 청록색 카드는 교회와 관련됩니다). 그래서 트릭을 딴 사람은 영토 확장의 이득을 얻고, 트릭을 따지 못한 다른 사람들은 정략 결혼 시도, 바이킹 격퇴, 교회 지지 결집 등에 좀 더 발을 걸치게 됩니다.

 

 

 

 

 

 

영향력 게임에서 땅을 차지하는 효과가 카드의 상단에 나와 있으니, 트릭을 따는 것은 기본적으로 중요합니다. 그러나, 트릭을 따지 않는 것이 이 게임에서는 강한 패널티가 아닙니다. 트릭을 따든 따지 않든 얻는 게 있어서, 그때그때 자기 상황에 맞춰서 따기도 하고 따지 않기도 하는 운용이 중요하게 잡힙니다.

 

트릭을 따기 좋게 높은 숫자 카드는 도시 지배 비용으로 동전을 한두 개 요구합니다. 반대로, 트릭을 따기 어려운 낮은 숫자 카드는 도시 지배를 하면서 돈을 받거나 기타 효과를 얻기도 합니다. 그래서 큰 숫자 카드를 쓰는 타이밍을 잘 재야 손해를 보지 않습니다. 물론 낮은 숫자로 이길 기회를 잘 잡는다면 크게 앞서갈 수 있죠. 또는 일부러 패배하면서 하단 효과를 사용해 다른 경쟁 요소의 선두를 노려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게임의 특성상, 플레이어가 원하는 운용을 해 나가기 위해서는 “트릭을 딸 것인가 말 것인가”를 좀 더 자기 뜻대로 이끌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 게임에서는 트릭의 첫 카드 수트를 따라갈 필요가 없으며, 절대 강자에 해당하는 트럼프도 없습니다. 그만큼 트릭을 딸지 말지를 조절하기가 쉽죠. 물론, 리드 수트의 카드(또는 흰색 로열 카드)를 내지 않으면 트릭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트릭을 따는 것 자체가 그렇게 쉽지는 않습니다.

 

트릭을 따기 좋게 높은 숫자 카드는 하단의 효과도 대체로 좋습니다. 그래서, 높은 숫자의 카드를 들고 일부러 트릭에서 지는 선택도 때때로 필요합니다. 손의 카드가 줄어들수록 선택의 폭이 극단적으로 줄어드는 것은 여느 트릭 테이킹과 다르지 않아서, 한 트릭을 처리할 때마다 나온 카드를 고려해서 자신의 다음 카드를 고르는 트릭 테이킹 특유의 운용 전략은 이 게임에서도 유효합니다. 아니, 유효한 정도를 넘어서서 더 적극적으로 계산해야 합니다. 그건 바로 이 게임이 상대의 플레이를 관찰하고 대응해야 하는 영향력 게임이기 때문이죠.

 

 

 

 

강력한 플레이어 상호작용: 영향력

지정된 영역 안에 더 많은 투자를 한 사람이 이기는 방식을 주된 골자로 하는 게임을 가리켜 영향력 게임이라고 합니다. 이런 게임은 플레이어 상호작용이 당연히 강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임을 하는 도중에도 특정 시점마다 또는 수시로 영향력을 확인해 그 시점에서 더 강한 사람이 이득을 뺏어오기 때문에, 적극적인 견제가 이루어집니다.

 

게임판에 그려진 아일랜드는 여덟 개의 지역으로 나뉘어 있으며, 지역마다 플레이어에게 지배된 도시가 일정 개수 이상이 된 뒤부터는 가장 많은 도시를 지배한 플레이어가 그 도시에 해당하는 점수를 독식합니다. 그러나 ⟨브리안 보루⟩는 무자비하고 공격적인 영향력 게임은 아닙니다. 상대의 영향력을 줄이는 방식(도시를 파괴하거나 빼앗는)이 아니라, 더 많은 도시를 지배해서 영향력 우위를 가져오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렌스터 지역에는 9개의 도시가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이 이 지역에서 차지한 도시 개수가 4개를 넘어가면 그때부터 6점짜리 렌스터 지역 타일을 가져갈 수 있게 됩니다. 1번 플레이어가 도시 3개를 지배해 이 타일을 가져간 경우, 2번 플레이어는 도시 4개를 지배함으로써 타일을 뺏을 수 있습니다. 이미 1번 플레이어가 지배한 도시의 지배권을 잃게 만드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그렇게 자주 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가 지배한 도시를 없애지 않고 영향력 경쟁을 펼치게 하기 때문에, 이 게임에서는 게임이 끝날 때까지 진행하게 되는 트릭 수에 비해서 도시가 많습니다.

 

 

 

누구보다도 교회의 지지를 많이 받은 플레이어는 수도원 링을 받아 자신이 지배하는 도시 한 곳에 놓습니다. 수도원 링이 놓인 도시는 이후 영향력을 계산할 때 도시 2개로 간주합니다.

 

 

 

어느 지역에서 영향력 우위에 서기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차라리 다른 지역의 영향력 점유를 노려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역에서 점수를 얻기 위해 지배되어야 하는 최소 도시 수는 경쟁 없는 지역의 영향력 독식을 어렵게 만듭니다. 최소 2개 도시 이상을 요구하는 더블린(도시 수 3개)과 브레흐네(도시 수 4개) 정도가 있지만 점수가 각기 2, 3점으로 낮습니다. 그러니, 큰 도시에서의 경쟁에 뛰어들면서 곁가지로 이 작은 도시를 차지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모두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면야 이 작은 도시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지도 모를 일이지만요.

 

카드의 하단 효과에 따르는 결혼, 바이킹 격퇴, 교회 지지 결집은 각각이 하나의 영향력 경쟁 요소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이것들도 가혹하지 않습니다. 어느 라운드에서든 각 요소에서 홀로 1등을 한 플레이어는 후한 보상을 한 번 얻은 뒤 영향력을 완전히 잃습니다. 2등에게는 약한 보상이 주어지며, 영향력을 작게(1만큼) 잃어서 다음 라운드에서 1등을 차지하기에 더 유리한 고지에 놓입니다. 구조 자체로만 놓고 보면, 모두가 비슷하게 노력한다면 돌아가며 1등을 한 번씩은 해 보게끔 되어 있는 겁니다. 물론, 트릭 테이킹의 운용이 그렇게 게임을 간단하게 몰고 가지 않지만요.

 

바이킹 격퇴가 좀 독특한데, 그 라운드에 등장한 모든 바이킹이 다 격퇴되지 않았을 경우에 한해, 바이킹 격퇴 실적이 가장 낮은 플레이어가 자기 도시 하나의 지배권을 잃게 됩니다. 즉, 바이킹이 전부 격퇴되었다면 바이킹 격퇴에 헌신하지 않아도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런 플레이어는 바이킹 격퇴가 아닌 다른 분야에 더 헌신했을 것이므로,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일부러라도 그 플레이어가 바이킹에게 도시를 빼앗길 정도로만 바이킹을 격퇴해 견제하려 들겠죠.

 

어쨌든 이 게임은 여느 영향력 게임에 비해 플레이어의 타격이 적은 편입니다. 격렬한 공방전이 펼쳐지며 남의 공든 탑을 무너뜨리는 플레이를 위해 영향력 게임을 찾는 플레이어에게 맞는 게임은 아닙니다. 반대로, 그런 영향력 게임에 감정적 소모를 겪는 플레이어라면 ⟨브리안 보루⟩의 영향력 스타일이 마치 잘 다듬어진 유로 레이스 게임처럼 느껴질 겁니다.

 

 

 

 

 

 

트릭 테이킹으로서도, 영향력 게임으로서도 완충장치가 잘 갖춰진 게임입니다. 자기 것을 잘 쌓아 올리면 되고 그렇게 공들인 것이 남에게 흔들리지 않는, 이른바 ‘벽겜’류를 선호하는 보드게이머라도 충분히 재미를 붙여볼 만한 게임입니다. 벽겜보다는 적당한 상호작용이 있는 것을 선호하는 플레이어에게는 아주 잘 맞을 겁니다. 영향력 게임도, 트릭 테이킹 게임도 매 순간순간 게임의 상황을 보고 플레이어가 적극적으로 자신의 전략을 수정하는 운용의 맛이 강하죠. 이토록 개성이 강한 두 시스템을 이렇게 매끄럽게 섞어 놓았으면서, 앞서 이야기했듯 쉬운 규칙과 짧은 플레이 타임까지 갖춘 작품은 귀합니다. 트릭 테이킹의 기본에 대한 이해만 갖춰진다면, 전략 보드게임 입문용으로도 손색이 없는 좋은 작품입니다.

 

 

 

보드게임긱 유저평 골라보기

 

해외 유저들은 이 게임에 관해 어떻게 평가했을까요? ⟨브리안 보루⟩에 대한 해외 유저 평가 중 호평한 리뷰를 몇 가지만 살펴봅니다.

 

Cirthador1453 (9.5점)

Brilliant game, that feels fast-paced and full of interesting decisions. Every mechanism works well, the game looks great on the table, and it is a surprisingly humorous game! Lots of jokes about choosing between power and love or greed and freeing one's people from the Vikings. Good times all around.

속도감이 느껴지고 결정 요소가 하나같이 다 흥미로운, 훌륭한 게임이다. 모든 메커니즘이 잘 작동하며, 테이블 위에 펼쳐놓았을 때의 모습도 멋진 데다 놀라울 정도로 유머러스한 게임이다! 권력과 사랑 사이의 선택, 혹은 바이킹으로부터 백성을 해방하는 것과 탐욕 사이에서의 선택에 관한 농담이 가득하다. 언제 즐겨도 즐거운 시간을 선사한다.

 

Rabidweasel (9점)

Fantastic game; quick to play, relatively easy to teach, and compelling gameplay in spite of being fairly approachable. Clever trick taking mechanics mean that your bad cards are actually just resources waiting to be used, and sometimes being beaten on the various scoring tracks can have more value long term than winning.

Rapidly becoming one of my most played games because it comes out when we don't have 2+ hours for a longer game.

환상적인 게임이다. 플레이 타임이 짧고 가르치기 비교적 쉬우며, 꽤 접근성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게임 플레이가 매우 매력적이다. 영리한 트릭 테이킹 메커니즘 덕분에 나쁜 카드는 사실 사용되기를 기다리는 자원일 뿐이며, 때로는 다양한 점수 트랙에서 밀려나는 것이 승리하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더 큰 가치를 지니기도 한다.

2시간 이상 걸리는 긴 게임을 할 여유가 없을 때마다 꺼내게 되어, 나의 최다 플레이 게임 중 하나가 되고 있다.

 

juuzzom (8점)

First you draft cards and then you play trick taking game with the drafted cards. This trick taking phase is positive very stressful since you are most often looking at your cards pondering with which cards you really want to win and with which cards to lose the tricks. Winning tricks provides you with presence for the area majority part of the game but often losing tricks with right cards might be more beneficial. The game appears to be rather elegant and really finely tuned. The margins are very small and there is a feeling that it could be 15-20 years older than it really is.

먼저 카드를 드래프트한 다음, 드래프트한 카드로 트릭 테이킹 게임을 진행한다. 이 트릭 테이킹 단계는 기분 좋은 긴장감을 주는데, 보통 자신의 카드를 보며 어떤 카드로 트릭을 따내고 어떤 카드로 일부러 져야 할지 깊이 고민하게 되기 때문이다. 트릭에서 승리하면 영향력 우위 싸움을 위한 존재감을 확보할 수 있지만, 때로는 적절한 카드로 트릭에서 패배하는 것이 더 유익할 수도 있다. 이 게임은 상당히 우아하고 정교하게 조율된 느낌을 준다. 점수 차이는 매우 근소하며, 실제 출시 시기보다 15~20년은 더 이전에 나온 고전 명작 같은 깊이가 느껴진다.

 

 

 

심화 콘텐츠

 

  • 웹툰으로 보는 ⟨브리안 보루⟩

 

바로가기(클릭) : [1편]   [2편]   [3편]

 

 

 

이런 분에게 추천합니다

  • 트릭 테이킹을 좋아하는 분.
  • 플레이어 간 상호작용이 있는 게임을 즐기는 분.
  • 유연한 전략적 사고를 요구하는 게임이 취향에 맞는 분.
신성현(evern4ever@koreaboardga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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