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투, 새롭게 만날 시간

최근 새롭게 출시된 구룡투의 특징을 알려드립니다.

요약정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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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5

#구룡투

#2인용

#대결

 

 

⟨구룡투⟩가 최근에 새롭게 출시되었습니다. 2020년에 처음 출시되던 당시 펀딩을 통해 5,626명이 즐겼고, 이후로도 꾸준히 판매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체험 행사 등지에서 ⟨구룡투⟩를 소개하면 처음 접해본다는 분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규칙이 간단하고, 두 번 정도만 대결을 펼쳐 봐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게임이라서, 처음 해 보고도 곧바로 게임에 호감을 보이곤 합니다. 이분들에게는 ⟨구룡투⟩가 신작인 셈이죠. 그래서, ⟨구룡투⟩에 대해 지금 시점에서 다시 한번 이야기를 풀어 보고자 합니다. ⟨구룡투⟩가 어떤 게임이고, 기존에 비해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를 쭉 짚어 봅니다.

 

 

 

보드게임팝 행사에서 구룡투에 몰입해 즐기는 참가자들. 위는 데블다이스 신촌점, 아래는 위치스브루 보드게임카페.

 

 

직관적인 숫자 대결

 

두 플레이어에게 1부터 9까지의 숫자 타일 9개가 주어집니다. 짝수는 검은색, 홀수는 흰색입니다. 매 라운드 두 플레이어는 타일을 하나씩 골라 대결장에 올려놓습니다. 대결장은 이 타일의 숫자를 NFC 수신기로 감지해, 더 높은 숫자를 낸 플레이어를 승자로 알려줍니다. 최대 9라운드가 진행되며, 승수가 더 많은 사람이 승리합니다. 승리가 확정되면 언제든 게임이 끝나기 때문에, 이론상으로는 5라운드를 연승하면 그 즉시 게임이 끝나는 것입니다.

 

1라운드에는 임의의 시작 플레이어가, 2라운드부터는 직전 라운드의 승자가 먼저 타일을 올려놓죠. 그러면 상대 플레이어는 먼저 올려진 타일 뒷면 색깔을 보고 자기가 올릴 색깔을 고릅니다. 이전 라운드까지 자신이 낸 타일과 승패 결과를 보며 상대에게 남은 숫자가 무엇일지, 그중에 무엇을 골라서 이번 라운드에 냈을지 등을 고려하게 됩니다.

 

 

 

 

규칙을 보면 알 수 있지만, 가장 낮은 숫자인 1은 비기거나 지는 게임밖에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구룡투⟩에는 추가 규칙이 하나 있습니다. 1과 9가 만났다면 1이 이긴다는 것입니다. 성공 가능성이 낮지만 성공했을 때의 통쾌함이 상당합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9가 반드시 승리하지 않게 만들어서, 9를 내는 순간에도 플레이어가 긴장감을 느끼게 디자인했습니다.

 

매 라운드 승자가 호명되고, 누군가 연승으로 승기를 잡는 듯하다가도 상대편이 금방 따라오기도 합니다. 혹은 라운드마다 번갈아 가며 승리를 획득해 누가 이길지 전혀 감이 오지 않는 대결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직관적인 규칙에 이어지는 이 빠른 피드백은 게임하는 내내 가슴 졸이는 긴장감을 유지해 줍니다. 매 대결에 사용된 타일이 공개되지 않아 대결을 구경만 해도 몰입감이 높습니다. 그래서 4명이 모여 이 게임을 꺼냈더라도, 게임을 하지 않는 두 사람이 지루해하지 않습니다.

 

 

 

 

 

 

더 지니어스의 바로 그 게임

 

'데블스 플랜', '피의 게임'과 같은 인기 두뇌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의 선구자는 2013년에 처음 방영된 '더 지니어스'이죠. 2013년 12월에 첫 방영을 한 두 번째 시즌, '더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에서 흑과 백이라는 대결이 등장합니다. 바로 이 게임이 구룡투의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더 지니어스'에서는 0부터 8까지의 타일을 사용했고, ⟨구룡투⟩처럼 가장 낮은 숫자가 가장 높은 숫자를 이기는 규칙은 없습니다. 즉, 단순히 숫자 비교로만 끝났죠. 매 라운드의 판정을 내리는 건 딜러였습니다. 즉, 두 플레이어가 각자의 숫자 타일을 제시하면, 딜러가 그 숫자를 확인한 뒤 승자를 정해 주었습니다.

 

⟨구룡투⟩의 개발진은 1이 9를 잡는 규칙을 추가해 플레이어가 쉽게 안심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변화를 가했는데, 그보다도 넘어야 할 산은 어떻게 극적 긴장감을 유지할 것인가였다고 합니다. 예능 프로그램은 영상으로서의 이점을 살려 긴장감을 만들기가 어렵지 않죠. 클로즈업으로 플레이어의 표정을 비추고, 플레이어는 알 수 없는 일부 정보를 시청자에게만 보여주는 서스펜스 기법을 사용하며, 다른 참가자들의 추측을 보여주면서 시청자도 추측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긴박감 넘치는 음악을 깔죠. 즉, 게임 자체를 넘어 방송 편집 기술로 긴장감을 만들어냅니다. 반면 ⟨구룡투⟩는 오로지 게임 자체로 긴장감을 연출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대결장이라는 기계 장치입니다. '흑과 백'처럼 게임이 진행되게끔 하려면 한 사람의 심판이 있어야 합니다. 그 자리를 기계로 대체했습니다. 그래서 게임이 냉정한 대결로 느껴지게끔 했습니다. 안내 음성도 불필요하게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하지 않아서, 별다른 감정이 실리지 않는 진중한 톤을 살려 녹음했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의 진지한 승부의 분위기를 가져가도록 했습니다.

 

사실 사람이 보는 심판의 역량은 생각보다 게임에 크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마피아 게임 등에서 사회자가 중립을 잘 지키지 못해서, 장난스러운 표현이나 말투 등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힌트를 주는 일도 종종 생기곤 하죠. 그리고 심판이 실수로 승자를 잘못 선언하는 일이라도 생기면 게임의 경험이 망가지게 됩니다. 기계 장치는 이러한 우려까지 해소했습니다.

 

 

 

 

 

 

더 정확한 판정을 위해

 

기계 장치와 사람 중에 어느 쪽이 더 실수할 가능성이 높을까에 대해서는 단정 짓기 어려운 점은 사실입니다. 다만 기계 장치의 타일 인식 오류가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은 게임을 성립시키는 매우 중대한 요소입니다. 그래서 타일의 숫자를 기계에 정확하게 인식시킬 방법을 찾기 위해 개발진은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2020년 펀딩 당시에는 플라스틱 타일과 PET 필름을 써서 PCB 기판이 코드 조합을 인식하게 만드는 기술을 사용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작비로 완구류에서 널리 사용되는 기술로, 센서와 코드가 대결장의 지정된 위치에 접촉하게 해서 접촉 위치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환경하에서 99.7%의 인식률을 보입니다. 1,000번 중 3번꼴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 확률로, 오류의 가능성을 충분히 낮추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을 구성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구룡투⟩를 제작할 때, 개발진은 이전보다도 더 오류 가능성을 낮추는 것에 도전했습니다. 그래서 새롭게 도입한 방식이 NFC로, 생산원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는 걸 감수하더라도 오류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데 힘을 실었습니다. 이렇게 근거리 무선 통신 코드를 이용해 비접촉 인식을 사용한 결과, 99.97%로 인식률을 끌어올렸습니다. 즉,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이 10,000번 중 3번꼴로 극단적으로 줄어든 것입니다.

 

 

 

 

 

 

그 밖의 개선점

 

새로운 ⟨구룡투⟩에서는 기존에 없던 무음 모드를 추가했습니다. 0단계에서는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LED 표시만으로 게임이 진행되기 때문에 소리에 민감한 환경에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타일 옆면의 기울기도 개선해, 게임 도중 타일이 쓰러진다든지 숫자가 보이게 넘어가는 등의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더 줄였습니다.

 

⟨구룡투⟩가 출시된 후로 시각장애인 단체에서 점자 키트의 개발을 의뢰했습니다. 시각장애인들은 숫자가 공개되어도 문제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으므로, 숫자 타일과 대결장에 점자를 부착해서 인식할 수 있게 해 주는 스티커를 만들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구룡투 점자 키트⟩입니다. 이러한 점자 키트 역시 이번 ⟨구룡투⟩와 함께 개선되었습니다. 대결장에서의 타일 인식 방식에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그에 맞게 개선하면서 스티커 부착이 한층 더 용이해졌습니다. 또한 타일 받침대를 하나 추가해,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이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했습니다.

 

 

 

 

 

 

현재 코리아보드게임즈 스토어에서는 기존에 출시된 시리즈에는 명칭에 2020이라는 연도를 붙여 구분하고 있습니다. 별도의 명칭이 붙지 않은 것이 최신 ⟨구룡투⟩와 ⟨구룡투 점자 키트⟩입니다.

 

기존 버전을 해 본 사람이든, 이번에 처음 접해본 사람이든 사실상 겉으로 봐서는 알아차리기 어려운 변화일 겁니다. 그러나 질적으로 더 나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열정을 쏟아 자랑스럽게 선보이는 ⟨구룡투⟩입니다. 더욱 많은 분이 이 게임의 긴장감 넘치는 결투에 푹 빠져서 즐길 수 있길 바랍니다.

 

 

 

 

 

+ ⟨구룡투⟩에는 ⟨도전의 길⟩이라는 확장이 있습니다. 이 확장에는 ⟨구룡투⟩로 대결을 펼칠 때 추가해 전략적으로 생각할 거리를 늘려 주는 카드가 추가됩니다. 업적 도전 카드와 행동 도전 카드를 통해 승점을 모으는 규칙으로 ⟨구룡투⟩를 즐겨 보세요. 또한 '흑과 백' 게임처럼 한 사람의 심판을 두고 카드만으로 즐기게 해 주는 ⟨구룡투 프로모: 카드 게임⟩이 동봉되어 있습니다. 앞서 사람이 심판을 보다 보면 그 역량에 따라 게임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오히려 그걸 더 적극적으로 즐겨 봐도 느낌이 색다를 겁니다. 

신성현(evern4ever@koreaboardga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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