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키를 위한 둥지를 만들자. 가능한 한 아슬아슬하게!
2024-11-11
#손재주
#방해하기
#둥지 건설
#게임 소개

키키를 위한 둥지를 만들자.
가능한 한 아슬아슬하게!
만 8세 이상 | 2~5명 | 15분
<알이오 올리오>에서 플레이어의 목표는 자기 차례에 키키를 둥지 위에 올려놓는 것이다. 그러기 위한 과정을 먼저 살펴보자.
우선 원통 모양의 게임 상자를 열고 각자 알을 나눠가지면 바로 게임이 시작된다. 이 원통에는 게임을 하는 동안 뽑을 나무 막대가 가득 꽂혀 있으며, 상자를 여는 것만으로도 게임 준비가 완료된다. 플레이어들은 자기 차례에 이 나무 막대를 최대 3개까지 뽑으며, 이렇게 뽑은 나무 막대를 원통에 가로 방향으로 놓으며 둥지를 만들어 나간다.
나무 막대를 뽑은 것 중에 양 끝이 같은 색깔인 막대가 있다면, 가지고 있는 알 하나를 둥지 위에 올려놓을 수 있다. 하지만, 차례 중에 나무 막대를 하나라도 떨어트리면 알을 놓을 기회를 잃으며, 알을 원통 바깥으로 떨어트리면 떨어트린 알을 모두 가져가야 한다. 원통 안으로 떨어트리면 그 시점에서 알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플레이어로부터 알을 하나 받는다.
가지고 있는 알을 모두 없앤 플레이어만이 키키를 둥지에 올려놓을 기회를 얻기 때문에 알을 떨어트리지 않고 올려놓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 차례가 시작될 때 가지고 있는 알이 없는 플레이어는 키키를 둥지 위에 올려놓을 기회를 얻으며, 나무 막대를 떨어트리지 않거나 알을 떨어트리지 않은 상태로 키키를 둥지에 올려놓는 것에 성공하면 승리한다.

막대를 놓을 때 마음이 떨리고, 손도 같이 떨리고, 둥지도 떨린다.
자기 차례에 나무 막대를 놓으며 둥지를 만드는 과정은 실제 새들이 둥지를 만드는 것과 같은 시각적인 만족을 선사한다.
그리고, 게임을 이제 막 시작했다면 모두 사이 좋게 안정적인 구조의 둥지를 만드는 게임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게임이 어느 정도 진행되다 보면 그런 착각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주어진다.
중요한 것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알만 없애면 된다는 사실과 자기 차례에만 나무 막대나 알을 떨어트리지 않으면 된다는 것이다. 조금 다르게 말하자면, 자기 차례만 무사히 넘어가고, 다른 플레이어의 차례에 나무 막대가 떨어지거나 알이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시키는 것이 오히려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 수 있다. 그렇게 하면 다른 플레이어가 가진 알의 수는 줄어들지 않으면서, 자기 알의 수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밖으로 알을 떨어뜨리면 그 알을 모두 손으로 가져와야 한다.
이 사실을 깨닫는 순간 플레이어들은 나무 막대를 안정적인 위치에 놓아 튼튼한 둥지를 지으려 하기 보다는 나무 막대를 가능한 한 불안정한 곳에 놓으며 엉성한 둥지를 짓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하게 된다. 아슬아슬하게 나무 막대가 매달려 있게 만들거나, 다른 나무 막대에만 기대어 원통을 벗어난 위치에 놓는 식으로 살짝만 잘못 건드려도 나무 막대나 알이 떨어질 것 같은 상태의 둥지로 변화해 나간다. 마치 다음 플레이어의 긴장된 손이 조금만 떨리더라도 모든 것이 무너질 것과 같은 모습 말이다.
이렇게 점차 불안정한 모습으로 변화해 나가는 둥지는 플레이어들의 긴장을 고조시키며 차례마다 강한 압박을 선사한다. 플레이어들은 자기 차례마다 원통에서 막대를 최대 3개까지 뽑아야만 하고, 막대가 뽑힐 때마다 일정한 운동량이 둥지에 전해지기에, 아무리 안정적인 손놀림을 자랑하는 플레이어라 하더라도 긴장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막대를 뽑는 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해서 안심할 것은 아니다. 뽑은 막대를 또 어딘가에 올려놓아야 하며, 알도 일단 이번 차례에는 떨어지지 않게 올려놓아야 하기에 아직 긴장을 풀 수는 없다. 특히, 뽑은 막대 중에 양 끝의 색깔이 같은 막대가 없어 알을 올려놓을 수 없는 차례라면, 알을 올려놓을 수 있는 차례에서 보다 더욱더 과감하게 둥지를 불안정하게 만들 기회이기도 하다.
어느 경우건 이 과정까지 성공적으로 완수하면 긴장이 풀리며 안도감이 찾아올 뿐만 아니라, 경악에 찬 다음 플레이어의 비명과 탄식이 플레이어를 즐겁게 만든다.

알이 잔뜩 올라가고, 제법 새집 모양이 갖춰지고 나면 키키를 올릴 때가 다가온다. 가진 알이 없는 플레이어가 키키 올리기를 시도한다.
어딜 봐도 엉성하기 이를 데 없는 둥지가 만들어지는 과정 속에서도 플레이어들이 가지고 있는 알은 점차 줄어든다. 알을 둥지에 올리는 것에 성공해도 줄어들겠지만, 알이 원통 안으로 떨어져도 플레이어들이 가지고 있는 알의 수는 줄어든다. 알을 떨어트린 플레이어가 그 순간 알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던 플레이어로부터 알을 받긴 하지만 말이다.
즉, 아무리 엉망으로 둥지를 만들더라도 게임은 점차 끝을 향해 가며, 어느덧 누군가는 처음 받았던 알을 모두 없애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리고, 자기 차례에 알이 없는 상태인 플레이어는 키키를 올려놓을 기회를 부여받는다.
물론 키키를 올려놓는 것 또한 그리 쉽지만은 않다. 그 직전 플레이어가 둥지를 매우 불안정한 상태로 만들어 줄 것이기 때문인다. 그래도, 몇 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치다 보면 누군가 키키를 성공적으로 둥지에 올려놓게 되고, 게임이 끝난다.

얼핏 보면 미취학 어린이들이 안정적으로 나무 막대를 쌓으며, 예쁜 둥지를 만드는 게임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런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알이오 올리오>의 매력은 그 반대로 진행할 수 있다는 데에 있으며, 이는 작가가 의도한 바이기도 하다.
겉보기와 다른 반전 매력이 있는 <알이오 올리오>를 즐겨 보기 바란다. 어린이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플레이어의 나이를 가리지 않고 치열한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글: 현동섭
수상 이력
2024년 폴란드 올해의 게임 가족 게임 부문 후보작
2023년 포르투갈 5 시즌즈 최고의 필러 게임 부문 후보작
2017년 보드게임즈 오스트레일리아 어워즈 최고의 어린이 게임 부문 후보작
2017년 프랑스 황금의 에이스 어린이 게임 부문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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