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멘! 라멘!

내 라면을 지키고, 남의 라면을 망쳐라

요약정보

이야기
440

2024-10-23

#보드게임 소개

#라멘! 라멘!

#카드게임

#눈치

 

내 라면을 지키고, 남의 라면을 망쳐라

8세 이상 | 1~4| 30

 

 

우리나라 라면과 일본 라멘의 큰 차이로, 전자는 가볍고 저렴한 인스턴트 음식이고 후자는 그보다는 요리에 가깝다는 점을 꼽는다.

 

오래 우려낸 육수를 사용하는 라멘은 우리나라의 설렁탕, 돼지국밥 등에 가깝다.

 

또 하나, 라면은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고 바로 끓여내어 찬과 함께 먹는 게 기본이라면, 라멘은 고명이 면과 육수 다음으로 필수로 꼽힌다고 한다.

 

고명으로 사용되는 재료의 종류도 다양한데, 그중에서도 차슈(돼지고기), 반숙 계란과 더불어, 중식 짬뽕에서 간혹 보이는 죽순(멘마)이 가장 대표적이다.

 

 

난데없는 음식 이야기로 시작한 까닭은, 이번에 소개할 신작 <라멘! 라멘!>이 바로 이 라멘을 만드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플레이어는 손꼽히는 동네 라멘 맛집의 요리사들로, 이날 손님을 맞아 라멘 서빙 대결을 펼친다.

 

승자가 되려면 라멘을 많이 서빙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맛있는 라멘을 만들어 좋은 평가를 받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여러가지 고명을 사용해 라멘 그릇을 가득 채워 보자.

 

그렇다면 어떻게 라멘을 만들어야 좋은 평가를 받을까? 그 핵심이 고명이다.

 

게임을 시작하면 반숙란, 돼지고기, 어묵, 죽순, , , 표고버섯의 일곱 가지 재료 카드를 라멘 그릇에 올려놓게 된다.

 

각 재료 카드에는 숫자가 적혀 있는데, 이 숫자는 점수와 무관하다. 한 라멘 그릇 위에 올려진 재료 카드의 숫자 합계가 14를 넘어가면 라멘이 완성된다.

 

그 라멘의 점수를 누가 받냐면, 공용 라멘 그릇의 경우 그 라멘을 완성한 마지막 카드를 놓은 사람이고, 개인에게 속한 라멘 그릇의 경우 누가 완성하든 그 그릇 주인이다.

 

 

모든 재료 카드에는 각각 0부터 7까지의 숫자가 적혀 있다.

 

, 언제든 어느 라멘 그릇의 숫자 합이 7 이상이 되는 순간 그 라멘은 완성 직전의 상태가 되는 것이다.

 

각 플레이어는 자기 차례가 되면 반드시 손의 카드 2장을 서로 다른 라멘 그릇 두 군데에 1장씩 놓아야 하니 눈치 싸움이 상당하다.

 

 

어느 그릇에 어떤 재료 카드를 놓을 것인가, 그것이 완성될 것인가 아닐까 등 고민이 많아진다.

 

방식으로 따지면, 숫자를 최대 3개까지 오름차순으로 번갈아 가며 불러 가다가 31을 부르는 사람이 지는 베스킨라빈스 31’ 게임과 같다.

 

이 게임은 각자가 언제든 숫자를 1개부터 3개까지 원하는 만큼 부를 수 있기 때문에, 숫자가 4만큼의 간격으로만 올라가게끔 맞춰서 부르는 사람이 이긴다는 맹점이 있다.

 

반면 <라멘! 라멘!>에서는 숫자 카드의 장수가 한정되어 있고 그중 일부만 손에 들고 있기 때문에, 어느 라멘 그릇의 숫자 합이 7이라고 해서 그다음에 누군가의 손에서 7 카드가 반드시 나온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니 어느 라멘 그릇에 숫자 합으로 7 이상을 놓아야 할 때는, 그 라멘을 완성 카드가 상대 손에 없길 바라는 심정으로 과감한 베팅을 하는 듯이 놓게 된다.

 

 

한편, 라멘의 완성도는 고명의 가짓수로 결정된다.

 

각자가 완성한 라멘에 들어간 재료 카드의 (장수와는 상관없이) 종류를 확인해 그에 따른 점수를 받게 되는데, 4종류까지는 종류 수보다 1 적은 점수를 받는다.

 

5종류가 되면 5, 6종류가 7, 7종류를 골고루 넣으면 무려 10점이다.

 

그러니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그릇에 종류를 골고루 넣는 것이 중요하며, 낮은 숫자의 재료 카드가 한 그릇에 종류별로 모이면 최상이다.

 

 

재료 카드의 합계가 14 이상이 되면 라멘이 완성된다. 완성된 라멘은 재료 종류가 많을수록 점수가 높다.

 

그렇게 재료를 다양하게 넣는 게 잘 될 리가 없다. 모든 플레이어가 모든 라멘 그릇에 재료를 넣을 수가 있다 보니, 남이 라멘을 완성할 것 같으면 그 라멘을 망쳐서 점수를 낮추는 것도 한 전략이기 때문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그 라멘에 이미 놓인 재료 카드와 같은 재료 카드를 넣어, 재료 종류는 늘리지 않고 숫자만 올려 버리는 것이다.

 

그릇 주인이 있는 라멘 그릇이라면 더욱 적극적인 방해가 펼쳐진다.

 

파 카드가 올려진 다른 사람의 라멘 그릇에 이 라면은 파의 풍미가 가득하네라며 파 7 카드를 올려주는 장면이 익살스럽게 연출되는 것이다.

 

 

라멘 그릇에 재료가 쌓이면 고민이 시작된다. 낮은 숫자를 내서 재료 종류를 늘릴 것인가, 높은 숫자로 빨리 완성해 버릴 것인가.

 

이 게임의 또 다른 독특한 점은, 인원수에 따라 게임 스타일이 다 다르다는 것이다.

 

2명 게임에서는 이 3개의 라멘 그릇이 모두 공용 라멘 그릇이다막타 경쟁이 치열해지기 때문에, 내가 완성할 수 있는 라멘의 재료를 챙기는 것과 남이 완성할 라멘의 재료를 망치는 것 사이의 조율이 흥미진진하다.

 

3명 게임에서는 공용 라멘 그릇이 없이 각자 그릇 하나씩의 주인이 된다. 그러면서 목표가 아주 명확해진다. 내 그릇에는 재료를 최대한 다양하게 모으고, 남의 그릇은 틈날 때마다 망치는 게임이 된다.

 

4명 게임에서는 21조로 두 팀의 경쟁 구도가 되며, 각 팀이 그릇 하나씩의 주인이 되고 남은 하나가 공용 라멘 그릇이 된다. 이 경우는 공용 라멘 그릇의 막타 싸움과 자기 그릇 지키기, 남의 그릇 망치기의 모든 미션이 골고루 진행된다.

 

1명 게임은 2명 게임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하되, 고득점에 도전하는 퍼즐성 게임이 된다. 숫자에 상관없이 7가지 재료가 모두 갖춰져도 라멘이 완성되는 조건이 있는데, 다른 인원수의 게임에서는 이 조건 달성이 언감생심이지만 1명 게임이라면 충분히 목표로 할 만하다. 사실 최고 점수인 62점 이상을 달성하려면 이 7개 재료를 모두 갖춘 라멘을 만들어내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다.

 

 

<라멘! 라멘!>은 기본적으로 눈치 싸움이다.

 

여느 눈치 싸움 게임에서처럼 내 이득을 극대화하는 타이밍을 노리는 것이 중요한데, 이 게임에는 훼방 놓기가 아주 맛깔나는 고명처럼 얹혀 있다.

 

꼬들꼬들 잘 끓인 라멘처럼 풍미가 좋은 게임이니, 얼른 달려와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글: 신성현

 

 

 

갤러리 보기

  • 연관 상품
댓글 (총 0 건)

12

/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