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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 보드게임 소개
코리아보드게임즈
2022-08-17


만 16세 이상 | 3~6명 | 45분

“456억 원을 건 서바이벌 게임, 게임에 참가하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여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9부작 드라마. 빚에 쫓기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서바이벌 게임에 뛰어든다. 거액의 상금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하지만 모두 승자가 될 순 없는 법. 탈락하는 이들은 끔찍한 결과를 각오해야 한다."
 
이와 같은 시놉시스를 가진 <오징어 게임>은 2021년 9월 17일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이후 28일 동안 전 세계에서 무려 1억 4천만 가구가 시청하며 넷플릭스 최고의 흥행작이란 기록을 세웠다. 2022년 8월 기준 넷플릭스 콘텐츠 중 누적 시청 시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기에 사상 최고로 흥행한 드라마라는 명성을 얻기에 모자람이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미국 방송 분야 최고의 권위를 가진 에미상에서 작품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여우게스트상, 감독상, 각본상, 촬영상 등 총 14개의 부문에 후보로서 이름을 올렸으니, 단순 흥행뿐만 아니라 비평에서도 충분한 인정을 받았음을 볼 수 있다.


이런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성공에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오징어 게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급기야 세계 정상급 보드게임 업체인 아스모디에서 <오징어 게임>을 보드게임으로 만들었다. 최초의 방 탈출 보드게임 중 하나인 씽크펀의 <이스케이프 더 룸> 시리즈와 또 다른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인 <퀸스 갬빗>을 보드게임화했던 두 디자이너, 레베카 블루 작가와 니콜라스 크라보타 작가의 블루 매터 게임즈에서 개발을 맡았다.
 
승부를 겨루고 탈락자를 가려내는 서바이벌 게임의 종목으로서 각종 전래 게임을 사용했던 드라마에서와 마찬가지로, <오징어 게임> 보드게임도 드라마 속 종목들을 보드게임에 맞게 미니 게임으로 재현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설탕 뽑기', '줄다리기', '구슬 놀이', '징검다리 건너기', '오징어 게임' 6가지 미니 게임이 드라마 속 순서대로 진행한다. 개인으로서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했던 드라마와 달리, 플레이어들은 각자 자신을 따르는 참가자 무리를 이끄는 수장 역할을 맡아, 다른 참가자 그룹과 겨룬다. 
 
게임이 시작할 때 참가자 7명씩을 받으며, 미니 게임을 할 때마다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참가자와 그렇지 못한 탈락자가 가려진다. 미니 게임이 끝날 때마다 모든 플레이어에게 참가자 1명씩이 보충되기에, 어느 미니 게임에서 한 플레이어의 참가자가 모두 탈락했다고 하더라도 모든 미니 게임에서 최소한 1명의 참가자를 가지고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가능한 한 많은 참가자를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기는 하지만, 참가자 수가 적다고 해도 게임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므로 의기소침할 필요는 없다. 다만, 과감한 결단과 신중한 판단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더욱 중요해질 뿐이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제한 시간 내에 술래에게 들키지 않고 결승선을 넘어야 하는 미니 게임이다. 각자 카드 1장을 내면서 자기 참가자를 몇 칸 움직일지 정한 후 술래 카드 1장을 펼친다. 거기에 표시된 숫자 카드를 낸 플레이어는 술래에 가장 가까운 자신의 참가자 1명을 탈락시켜야 한다. 높은 숫자일수록 술래 카드 더미에서 나올 확률이 높으므로 낮은 숫자를 내는 것이 안전한 선택이겠지만, 지나치게 신중했다가는 제한 시간 내에 결승선을 넘지 못하는 참가자가 늘어날 수 있다.

 

 

설탕 뽑기


'설탕 뽑기'에서는 네 가지 모양의 달고나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한 후 제한 시간 내에 다 잘라내야 한다. 하나의 모양은 여러 칸으로 나뉘어 있는데, 시작점에 놓인 참가자 말이 각 칸을 한 번씩 밟아 다시 시작점으로 되돌아오면 설탕 뽑기를 완료한 것이다. 자기 차례인 플레이어는 달고나 카드 더미를 잘 섞은 뒤 1장을 펼치며, 모양 카드가 나오면 해당 모양의 설탕 뽑기 위에 놓인 참가자 중 1명을 한 칸 전진시킨다. 그런 다음 다시 카드를 펼칠지 멈출지 선택할 수 있다. 단, 그렇게 카드를 펼치다가 '바사삭' 카드가 나오면 자기 참가자 중 1명이 탈락하고 차례를 마쳐야 한다. 이 미니 게임의 핵심은 대담함, 그리고 그 대담함을 받쳐주는 운에 있다.

줄다리기


'줄다리기'에서는 3개의 줄다리기가 동시에 진행된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참가자 각각을 어느 줄의 어느 쪽으로 보낼 것인지를 결정하게 되는데, 이때부터 눈치 싸움이 시작된다. 참가자 모두가 배치된 다음, 플레이어는 각자 자신의 참가자를 놓은 곳마다 참가자 1명당 카드 1장씩을 뒷면으로 내려놓는다. 모두 카드를 내려놓은 뒤 카드를 공개해 총합을 확인하고 높은 쪽이 승리한다. 이때 0 카드가 놓여 있다면 그 줄에서는 반대로 총합이 낮은 쪽이 승리하는데, 이 카드가 여러 장이라면 2장 단위로 효과가 상쇄되므로 공개된 0 카드 장수가 홀수인지 짝수인지에 따라 결과가 뒤바뀐다. 따라서 이 미니 게임에서는 극도의 눈치 싸움이 펼쳐진다.
 

구슬 놀이

 

'구슬 놀이'는 참가자 토큰 2개씩 짝을 이룬 후에 게임이 진행된다. 짝을 이룬 두 플레이어가 서로 겨루는데, 홀짝과 구슬치기 두 가지 중 하나를 정해 겨룬다. 홀짝을 선택할 경우 한 플레이어가 손에 구슬을 쥐고, 다른 플레이어가 구슬을 홀수 개로 쥐었는지 짝수 개로 쥐었는지 맞혀야 한다. 구슬치기를 선택할 경우 두 플레이어가 구슬을 담벼락 타일에 누가 더 가깝게 굴렸는지를 겨룬다. 구슬이 진짜 유리구슬이 아니라 두꺼운 종이 2장을 교차해서 만든 것이라 온전한 공처럼 구르지 않아. 컨트롤하기 쉽지 않은 이 종이 구슬은 곧잘 엉뚱한 곳으로 향하기에 의도치 않은 유쾌한 장면이 연출된다.
 

징검다리 건너기

 

'징검다리 건너기'에서는 2칸 중 한쪽이 깨진 유리인 타일들로 이루어진 유리 다리를 건너야 한다. 유리 다리가 설치된 상태에서는 어느 쪽이 깨진 쪽인지 알 수 없는 상태이다. 각 유리 다리 타일에 처음 누군가 진입할 때 어느 유리 바닥으로 움직일 것인지를 정한 다음, 타일을 뒤집어 그 유리 바닥이 깨졌는지 아닌지를 확인한다. 즉, 앞서 나간 참가자는 뒤따라오는 참가자에게 안전한 길을 알려주는 길잡이 역할을 하고 탈락하게 될 확률이 높다. 하지만, 마지막 유리 다리 타일이 공개된 다음엔 남은 시간이 줄어든다. 나중에 가겠다고 눈치만 보다가는 미처 움직이지도 못하고 탈락할 수도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오징어 게임

 

마지막 미니 게임인 '오징어 게임'은 한 플레이어의 참가자만 남고 다른 플레이어들의 모든 참가자가 탈락하거나 어느 참가자가 마지막 칸에 도착하면 끝나며, 이런 조건을 만족시킨 플레이어가 승리한다. '오징어 게임'은 복잡한 상관관계를 가진 가위바위보 게임과 비슷하다. 각자 막기, 찌르기, 밀기, 움직이기의 네 가지 행동 중 하나에 해당하는 카드 1장을 낸다. 막기를 선택하면 찌르기에 당하지 않지만 밀기에 당해 탈락할 수 있고, 찌르기를 선택하면 움직이기나 밀기를 선택한 참가자를 탈락시킬 수 있지만 막기를 선택한 참가자를 찌르게 되는 경우에는 오히려 자신이 탈락하게 된다. 밀기를 선택하면 막기를 선택한 플레이어를 탈락시킬 수 있지만 찌르기에 당할 수 있다. 움직이기를 선택하면 다음 영역으로 움직일 수 있지만, 찌르기에는 무방비라 그에 대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이 고난도의 가위바위보에서 승리하는 자가 <오징어 게임>의 승자가 된다.
 
<오징어 게임>은 실제 드라마 속 게임들을 보드게임으로 상당히 훌륭하게 구현했다. 대부분의 게임에서 치열한 심리전이 펼쳐질 뿐만 아니라, 교섭과 협잡이 수시로 필요한 만큼 드라마 속 게임에 참여한 것 같은 느낌도 강하게 준다. 드라마에 비해 오롯이 게임으로서 즐길 수 있는 <오징어 게임>을 직접 해 보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