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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 노바 - 보드게임 소개
코리아보드게임즈
2022-09-15


만 14세 이상 | 90-150분 | 1~4명

"생태를 연구하고, 공생의 가능성을 찾는 장소를 만들어라."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해 2020년엔 많은 오프라인 보드게임 행사가 취소됐고, 세계에서 가장 큰 보드게임 박람회인 에센 <슈필> 역시 마찬가지였다. 오프라인 행사가 취소되고,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행사인 <슈필 디지털>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잠시 주춤했던 지난해에는 오랜만에 <슈필> 행사가 열렸다. 오랜만에 열린 <슈필>에선 늘 그랬듯이 독일의 보드게임 잡지 페어플레이에서는 자원한 스카우트를 통해 행사에 출품된 게임들에 대한 평가를 종합한 '페어플레이 차트'를 운용했다. 행사 마지막 날 최종 순위를 발표하는데, 드넓은 행사장 전체를 다 돌아볼 시간이 없는 참관객들에게 매우 유용한 참고 자료가 된다. 이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게임이 바로 <아크 노바>다.


<아크 노바>를 만든 마티아스 비게 작가는 자기 고향의 동물원을 후원하고 있을 정도로 동물원이라는 테마에 대한 애정이 넘쳐난다. <아크 노바>는 바로 작가의 그런 애정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게임으로, 자신만의 동물원을 건설하는 게임이다. 게임 속에는 전 세계에서 온 128종의 동물이 등장하며, 여러 곳에서 이 동물들의 특성을 현실적으로 묘사하기 위한 노력을 찾아볼 수 있다. 동물원에 동물을 데려오기 위해서는 각 동물의 특성에 맞는 우리와 연구 시설을 비롯해, 동물들이 살기 적합한 환경을 건설해야 할 뿐만 아니라, 이들을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동물원에 동물이 다양하고 많아질수록 매력이 높아져 찾아오는 관람객도 많아져서 더 큰 수입을 얻지만, 최고의 동물원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동물을 늘리는 것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 특정 동물 유형에 대한 전문가가 되어 동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멸종 위기의 동물을 번식시켜 다시 야생으로 되돌리는 다양한 동물 보호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것 역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보호 프로젝트를 지원한 것에 따라 사람들의 인정과 사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크 노바>란 '새로운 방주'란 뜻을 지니는데, 이런 보호 프로젝트야말로, 이 게임이 추구하는 동물원의 기능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관계로 매력 점수와 보호 점수를 가장 잘 조합한 동물원이 최고의 동물원으로 간주되며, 이를 위해 다양한 협회 활동을 통해 전 세계에 있는 동물원과 대학들과 자매결연을 맺고,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전 세계에서 온 128종의 동물이 등장한다. 이들은 각기 다른 효과를 발휘하며, 저마다의 개성을 뽐낸다.

동물원의 매력과 보호 점수 두 가지를 모두를 관리해야 하는 것처럼, <아크 노바>는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있는 게임이다. 플레이어마다 각자 가지고 있는 게임판에는 동물원의 지도가 육각형 칸들로 이뤄져 있으며, 이 위에 여러 개의 육각형이 결합된 폴리 헥사곤 도형의 건물들을 건설하며, 동물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지도의 육각형 칸들의 수는 제한돼 있고, 게임이 진행될수록 필요한 건물들은 많아지니, 도형 퍼즐을 하듯 건물들을 신중하게 배치해야 한다. 그리고 개인판 아래쪽에는 1부터 5까지의 숫자가 표시된 칸이 있다. 이 칸에는 플레이어의 행동 카드 5장이 놓이며, 자기 차례인 플레이어는 이 5장 중 하나를 선택해 해당 행동을 수행하며 차례를 진행한다. 선택한 행동 카드가 놓인 칸에 표시된 숫자가 클수록 더욱더 높은 행동력을 가지며, 그만큼 강력하게 사용할 수 있다. 한 번 사용한 카드는 가장 숫자가 낮은 칸으로 이동하고 해당 카드보다 낮은 숫자 칸에 있던 카드들은 한 단계 높은 칸으로 빈칸을 채우며, 순환한다.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구성물은 200여 장에 달하는 동물원 카드다. 이들은 동물, 후원자, 보호 프로젝트 3종으로 이뤄져 있으며, 5개의 행동을 통해 이들을 얻고 사용하게 된다. 카드 행동으로는 덱이나 카드열에서 새로운 동물원 카드를 얻을 수 있으며, 건설 행동은 자기 동물원 지도 위에 우리나 매점, 파빌리온 등을 건설할 수 있게 해준다. 특히 동물원에 동물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우리가 먼저 건설돼 있어야 한다. 동물 행동으로는 가지고 있는 동물 카드를 동물원에 수용할 수 있으며, 그러기 위해서는 빈 우리뿐만이 아니라, 동물이 요구하는 특수 조건을 충족하고, 그에 수반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동물을 추가함으로써 동물원의 매력이 올라갈 뿐만 아니라, 이렇게 추가된 동물은 플레이어에게 특별한 능력을 주며, 보호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데 필요한 아이콘을 제공한다. 협회 행동을 통해서는 동물 협회에 협회원을 보내 명성을 높이거나 보호 프로젝트를 지원할 수 있다. 보호 프로젝트 중에는 동물원에 있던 동물을 야생에 풀어주기 때문에 돌물원에서 동물이 제거되어 동물원의 매력을 떨어트리기도 하지만, 그 대신 명성만큼이나 중요한 보호 점수를 제공한다. 후원자 행동은 후원자 카드를 사용해 후원자의 지원을 받게 해주며, 후원자 카드에 따라 다양한 방식의 지원이 이뤄진다.

각자 자신의 동물원을 운영해야 한다. 어떤 동물을 데려올지 정하고, 건물을 지어 그에 맞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며, 협회와의 업무를 통해 각종 프로젝트도 진행해야 한다.

이들 행동 카드는 게임이 진행되는 중에 업그레이드 효과를 통해 향상시킬 수 있으며, 향상된 카드는 더욱더 강력한 효과를 가지며 향상되지 않은 카드로는 할 수 없던 일을 수행할 수도 있다. 다만, 게임 중에는 모든 행동 카드를 업그레이드할 수는 없기 때문에, 자신의 전략과 상황에 맞춘 판단이 필요하다.

동물원 카드를 중심으로 하여 플레이어들이 각자의 차례에서 자신의 행동을 수행해 나감에 따라, 각자의 동물원이 점차 완성되어 간다. 플레이어 간의 상호작용이 강한 게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동물원 카드의 다양한 효과로 인해 자연스럽게 다른 플레이어의 차례에 그 플레이어가 어떤 카드를 사용하는가를 관찰하게 되는 매력이 있다. 어떤 동물원 카드를 가지고 있냐에 따라 세울 수 있는 전략이 달라지고,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을 풀어나갈 수 있다는 점은 게임을 할 때마다 다른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최고의 동물원을 만들기 위한 경쟁이 펼쳐진다.

더불어, 게임의 작가와 퍼블리셔 모두 이 게임을 현실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하지만, 게임의 설계상의 이유로 우리의 통념이나 현실과는 다른 것이 등장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코알라'의 경우 해외에서는 곰을 닮았다고 하여 '코알라 곰'이란 이름으로도 불리는데, 이런 점이 반영되어 <아크 노바>에서 '코알라'는 초식 동물 유형이면서 곰 유형으로도 분류되었다. 해외에서 만들어진 게임이기에 발생하는 문화적 차이가 그대로 드러난다는 점이 조금 아쉽지만, 이 아쉬움은 게임 전체를 봤을 때에는 매우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 2021년 에센 <슈필> 현장을 사로잡았다는 평가가 무색하지 않은 훌륭한 전략 게임이다. 전략 게임의 팬이라면 2022년에 반드시 경험해 봐야 할 작품이라 하겠다.

수상 내역
2022 Deutscher Spiele Preis Best Family/Adult Game Winner
2022 Kennerspiel des Jahres Recommended
2021 Golden Geek Heavy Game of the Year Winner
2021 Golden Geek Best Solo Board Game Nominee